
보리스 엘다크센 〈위기억: 전기기술자〉
당초 그는 두 여성의 모습이 담긴 흑백 사진으로 일반공모 부문 크리에이티브 카테고리에서 1위에 입상했습니다. 상품으로는 소니 카메라와 5,000달러가 수여될 예정이었죠. 하지만 그는 주최 측 공식 웹사이트에 낸 서한을 통해 수상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는 “여러분 가운데 이 작품이 AI로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눈치챈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느냐”라며, “AI로 만든 이미지와 진짜 사진은 같은 대회에서 경쟁해서는 안 된다. AI는 결코 사진예술이 될 수 없다”라고 선언했죠. 대신 그는 자신의 상금을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열리는 사진 축제에 기부해달라고 전했습니다.








최근 ‘발렌시아가를 입은 해리포터’, ‘몽클레르 패딩을 걸친 프란치스코 교황’, ‘경찰에 쫓기는 트럼프’ 등 AI로 구현해 낸 비현실적인 이미지들이 화제가 되고 있죠. 모두 누구나 무료로 AI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도구 ‘미드저니’로 만들어 낸 것들입니다. AI로 만들어 낸 비현실적이고 자극적인 이미지들이 바이럴되자 전 세계의 수많은 이용자들이 해당 사이트에 몰리는 바람에, 실제로 미드저니는 지난달 무료 평가판 서비스를 종료하기에 이르렀죠.


AI 생성 이미지를 두고 흥미롭다는 반응도 존재하지만, 일각에서는 조작된 이미지를 여과 없이 받아들이게 될 시 벌어질 문제와 저작권 등을 언급하며 예술의 경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과 더욱 공고해져만 가는 예술의 정의 가운데서 우리는 ‘진정한 예술’을 두고 과연 어떤 합의점을 도출해 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