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혁거세가 탄생했다는 전설을 간직한 우물 나정과 신라의 유물이 곳곳에 숨어 있는 남산. 위대한 역사를 가진 도시 경주에 새로운 풍경을 만든 한옥 스테이 무우운이 등장했다. 온지음 집공방과 노말건축사무소가 합작한 무우운은 서로 다른 두 채의 한옥을 하나로 이어 완성됐다. 각각의 한옥 모퉁이를 연결해 45도로 꺾인 입구를 만들고, 같은 규격의 회벽을 연속으로 배치해 거대한 면이 도드라지는 파사드가 탄생했다. 덕분에 희고 큰 캔버스를 닮은 무우운의 외벽에 햇빛이 드리우면 시시각각 변화하는 나무 그림자로 이뤄진 한 폭의 그림이 펼쳐진다. 입구를 중심으로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침실에는 한지와 삼베를 통해 채광이 은은하게 여과돼 들어와 안온한 쉼터가 된다. 모던한 분위기의 거실과 부엌에서는 창을 활짝 열어 경주의 푸르른 정취와 한옥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MUUUNstay
34번 국도를 타고 안동을 향해 달리는 길은 산과 하늘과 호수의 경치 덕에 드라이브 코스로도 손색없다. 안동 시내에서 차로 20분이면 산과 호수에 둘러싸인 작은 마을 무실에 ‘스테이 희게’가 보인다. 너른 마당을 지나 실내로 들어서면 어둑한 분위기의 복도를 지나 새하얀 라운지가 눈에 띈다. 약 100평대의 한옥 스테이에는 빈 공간이 많지만, 너른 여백에 현상화 작가의 도자기 등 공예 작품을 전시해 갤러리 같은 인상을 풍긴다. 차분한 톤의 침실 앞 커다란 통창에는 나무와 호수에 둘러싸인 마을 풍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실내 족욕 공간과 본채와 별채 사이 자리잡은 프라이빗한 미온수 야외 수영장에서 누리는 충분한 휴식은 색다른 평화로움을 선사한다. @stay_heegge
옹기종기 한국 전통 가옥이 모여 있는 전주한옥마을의 경기전 옆 한적한 골목에 생경한 분위기의 한옥 스테이 테오리아가 있다. 좁고 길게 뻗은 마당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정원 끄트머리에 놓인 야외 화로 앞 의자에 앉아 ‘불멍’할 수 있다. 한옥 내부에서 바라보는 중앙의 원형 ‘수공간’은 테오리아의 백미다. 폭포처럼 위에서 아래로 물이 흘러내려서 둥근 원의 구조 물을 따라 흘러나간다. 고요하게 들려오는 물방울 소리는 명상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향긋한 차를 마실 수 있는 다실과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는 노천탕에서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충분히 보내면 복잡했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stay_theoria
「 ALMOST HOME STAY BY EPIGRAM GANGJIN
」 남쪽 끝자락, 푸른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강진은 고즈넉한 한옥 마을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에피그램이 한국 소도시의 매력을 전파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 올모스트홈 스테이 by Epigram이 강진에 새 둥지를 틀었다. 고창과 하동에 이어 네 번째다. 다산 정약용이 유배와 처음 묵은 장소인 사의재에서 걸어서 2분 거리인 사의재 한옥체험관을 리모델링해 완성한 공간으로 여섯 개의 객실에 월출, 청자, 동백, 다산 등 강진의 상징을 이름 붙였다. 특히 올모스트홈 스테이 강진을 대표하는 공간인 객실 ‘다산’은 임태희 소장이 내부 설계에 참여했다. 바람에 나부끼는 오죽이 보이는 욕실에서 느긋하게 목욕을 즐기는 시간은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한다. 아름다운 숲으로 둘러싸인 고즈넉한 누마루에 누워 바라보는 강진의 풍경은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달콤한 사치다. @almosthome.st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