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이게 다 뭐야?” 아침에 머리를 깨끗하게 감고 말린 후 검정 코트를 입고 출근한 A 씨. 코트를 걸려다 등 뒤에 비듬이 눈처럼 내려앉은 걸 발견하고 끔찍함을 느낀다. 누구보다도 깔끔하고 부지런하게 자신을 관리한다고 생각했는데 대체 왜?
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두피가 조이는 것처럼 건조해지다가 비듬까지 심해져 고민인 사람이 많다. 급기야 가렵고 따가워서 참을 수 없을 지경이 돼 피부과를 방문하면
‘두피 건조증’이란 진단을 받을 확률이 높다. 쉽게 말해 겨울철 피부가 너무 건조해져 장벽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처럼 두피가 그렇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혼자서 나아보려다 설상가상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더 박박 감아서 비듬을 없애려고 하지만 그 자체가 두피를 더 건조하게 해 비듬이 더 생기게 한다. 또 ‘스케일링’, ‘딥 클렌징’, ‘쿨링’ 등으로 포장되곤 하는 시중 두피 관련 제품들은 주로 유분이 많은 지루성 두피나 남성형 탈모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그러잖아도 부족한 두피 피지를 더 빼앗아 가고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각질마저 제거해 장벽을 파괴할 수 있다. 또 가려움을 진정시킨다며 바를 때 일시적으로 시원한 향료 성분들이 든 제품이 많은데 이미 손상된 두피에 또 다른 자극이 된다.
해결 방법은 건조한 피부를 다루는 방법과 비슷하다. 일단
샴푸 횟수를 줄인다. 피지가 충분히 분비돼 두피의 장벽이 재생될 시간을 줘야 한다. 사실 한국처럼 국민적으로 매일 머리를 감는 나라는 흔치 않다. 이틀에 한 번, 심하면 일주일에 한 번 물로 감으면서도 스스로는 깔끔하다고 자부하는 문화권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심하고 코로나 때문에 위생 문제도 걱정일 때는 역시 매일 감기를 포기하긴 어렵다. 그렇다면 최대한 피지를 많이 빼앗지 않는 순한 샴푸를 선택하고 물에 소량을 희석해 거품을 먼저 만든 후 두피를 세게 문지르지 말고 두피 근처 모발을 가볍게 주무르듯 감아야 한다. 두피 마사지 기구 등 물리적 자극도 피한다.
샴푸는 거품이 많이 나야 한다는 편견을 버린다. 피지를 많이 빼앗지 않는 샴푸는 대체로 거품이 적으며 많이 날만큼 쓰면 과한 것이다. 두피에 샴푸의 계면활성제가 남으면 계속 건조해지니 물로 여러 번 확실히 헹궈야 한다. 샴푸 비누 중엔 피지를 심하게 빼앗는 제품이 많으니 피하는 게 좋다. 뜨거운 물을 피하고 미지근한 물로 감으며 사우나, 뜨거운 물 입욕도 피한다. 드라이할 때도 뜨거운 바람이 두피에 화상을 입혀 건조하게 할 수 있으니 찬바람 또는 미지근한 바람으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쓴다.
샴푸 후 두피 보습제를 꾸준히 발라주는 게 좋은데, 앞서 말했듯 거의 대다수 두피 제품들이 지루성 두피와 남성형 탈모용이라 살리실릭애씨드, 소듐살리실레이트처럼 지성 두피의 각질을 녹이는 성분, 변성알코올, 에탄올처럼 두피를 건조하게 하는 알코올, 멘톨, 캠퍼 등 자극이 강한 향료 성분이 많이 든 제품은 피해야 한다. ‘천연’, ‘유기농’을 강조하는 제품은 천연 원료 자체에 포함된 향료 성분이 많은 경우가 있다. 두피 보습제, 샴푸 모두 약산성에 두피에 쉽게 침투하는 보습 성분이 들었고 무향료면 좋다.
난방기구를 가까이서 쓰지 말고 실내 습도가 45% 정도 되도록 가습한다. 두피 건조증이 있는 상태에서 염색, 파마 등은 아픈 델 더 때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직 세균, 곰팡이 감염이 일어나지 않았고, 면역 질환이 아니며 단지 건조하기만 한 상태라면 건조 요인을 피하고 꾸준히 보습을 해주는 것만으로 자연히 장벽 기능이 되살아나 나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누렇고 끈적거리는 비듬이 덩어리처럼 생기는 지루성 두피염, 붉고 하얗게 피부가 변하고 딱지처럼 두피가 떨어져 나가는 건선은 원인이 다른 질환이니 피부과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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