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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로 만든 꽃과 LED로 비추는 텍스트_인싸 전시 #17

불변하는 아름다움의 진리를 꽃으로 표현하는 장-미셸 오토니엘과 LED에 문구를 실어 비판적 미학을 펼치는 제니 홀저. 세계적인 두 작가의 개인전이 국제 갤러리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

BY양윤경2020.12.25
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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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에 뚫린 창으로 전시장 안이 들여다보이는 K1 전시관에는 청아하게 빛나는 유리 벽돌이 벽에 걸려있고 또 쌓여 있다. 프랑스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의 개인전 〈NEW WORKS〉에서 선보이는 새로운 설치작품이다. “파리의 록다운 시기에 새롭게 고안한 유리 벽돌 작업이에요.” 코로나19로 개인전이 열리는 서울을 찾는 대신 영상으로 보낸 메시지에서 작가는 말한다. 이탈리아 무라노섬의 유리 공예 장인들과 함께한 작품으로 유명한 오토니엘은 인도에서 벽돌 더미를 쌓아 두는 현지인들의 관습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작품을 만들었다. 전시장 중앙에 위치한 〈Stairs to Paradise〉는 유리로 만든 벽돌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형태로 전 지구적 재난에 처한 인류를 위한 기도와 염원이 담겨있는 듯하다. 유리 벽돌 작업의 수채화 드로잉이 걸린 복도를 지나면 나오는 안쪽 전시장에는 오토니엘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꽃이 만개한다. 금박을 칠한 캔버스에 검정 잉크와 관람객을 반사하는 분홍색 스테인리스 구슬로 표현한 장미들과 매트한 질감의 검은색 파우더로 코팅된 장미들. 그 한가운데서 황홀한 산책을 할 수 있다.  
전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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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와 K3 공간에서는 미디어아트 거장 제니 홀저(Jenny Holzer)의 개인전 〈It’s Crucial to Have an Active Fantasy Life〉가 열리고 있다. 홀저는 다채로운 매체를 활용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정치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미국 FBI의 기밀문서 텍스트를 화폭에 옮기고 검은색 검열 막대기 부분을 금박 및 은박으로 덮은 ‘검열 회화’ 연작. 멀리서 봤을 땐 자개가 연상되는 오묘한 컬러의 추상 회화로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Trump’ ‘Secret’ 같은 단어가 겨울 햇살을 받아 반짝거린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가 트럼프의 당선을 도왔다는 의혹을 조사한 보고서를 확대 프린트한 화폭에 과감하게 붓질을 가한 수채화 연작에서는 공정한 정치를 바라는 작가의 분노가 느껴진다. K3 전시장에 들어서면 어두운 가운데 네 점의 LED 작품이 브레이크 댄스를 추듯 명멸하고 스피디하게 움직이는 장면을 맞닥뜨리게 된다. ‘자기 혼란은 정직함을 유지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사람들은 끔찍한 일을 겪어야 각성한다.’ 등 영어와 국문이 혼합된 문장들은 전광판을 타고 다채로운 속도로 깜빡이고 반짝이며 지나간다. 반면 그 아래 놓인 벤치 모양을 한 대리석 작품 상판에는 ‘경구들’이 묵직하게 새겨져 있다. ‘BEING HAPPY IS MORE IMPORTANT THAN ANYTHING ELSE’. 이 사회를 냉정하게 직시하면서 생생한 공상 속에서 행복을 추구해보자는 70세 작가의 전언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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