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카니예 웨스트의 앨범 커버 작업으로 새삼 유명해진 조지 콘도는
이목구비와 신체를 왜곡해 표현한 초상화로 널리 알려져 있다. 다른 각도나 위치에서 본 듯한 눈 코 입을 한데 모아 그린 콘도의 초상화는
피카소의 큐비즘 회화를 연상시킨다. 콘도는 대가를 참조해 자신만의 미학적 논리로 변형해 오늘날의 작품 세계를 이룩했다. 어떠한 현상·인물·순간을 심리적, 철학적으로 해석해 대상의 본질을 그려내고자 한 콘도는 자신의 작품을 가리켜
'심리적 큐비즘(psychological cubism)'이라 명명했다. ‘가장 현실적인 것이야말로 인공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인공적 사실주의(Artificial Realism)’라고 말하기도 한다.
2000년대 초반 작품부터 2019년 신작까지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는 기존의 초상화 전통과 미국의 대중문화를 병치한 ‘카툰 추상(Cartoon Abstraction)’ 시리즈, 고대 그리스·로마가 연상되는 스타일에 작가 특유의 풍자를 더 해 현대인의 불안과 무의미한 실존에 대한 공포감을 표현한 브론즈 조각 시리즈가 포함되어 있다. 거대한 캔버스를 가득 메운 붉은색 배경에 보라색 인물이 관객을 응시하는 2019년 신작 〈Red and Green and Purple Portrait〉은 기쁨과 공포, 친근함과 이질감 등 대척점에 있는 격한 감정을 동시에 드러내는 심리적 큐비즘에 따른 작품으로 조지 콘도의 시그너처 스타일을 보여준다.
반면 1970~80년대에 밴드 활동을 했던 작가가 블루스의 고장, 멤피스에 머문 여정을 담은 61x61cm의 비교적 작은 사이즈의 작품들은 그로테스크한 본래 스타일에서 벗어나 지역의 유명한 식당 간판, 전설적인 재즈 아티스트의 앨범 커버 등을 누구나 좋아할 만한 색감으로 표현했다.
동시대 현대미술의 최상위층에 해당하는 아티스트, 조지 콘도의 다양한 시각 언어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다.
장소 더 페이지 갤러리(@thepagegallery_official)
기간 2020년 12월 10일~2021년 1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