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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엔 반드시, 신박한 정리와 수납_선배's 어드바이스 #31

가능한 이동을 자제해야 할 이번 연휴, 바꿔 말해 비우고 정리할 절호의 기회가 왔다.

BY김초혜2020.09.21
 designecologist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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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월요일 tvN 〈신박한 정리〉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미니멀리스트 신애라를 비롯, 맥시멀리스트 박나래, ‘정리 꿈나무’ 윤균상과 정리정돈 전문가가 유명인의 문제적 집에 출동해 열 시간 넘게 비우고 정리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치 거룩한 의식을 치르듯, 출연자는 물건 하나하나에 얽힌 사연, 감정을 토해 내고 마침내 버리기를 결정한다. 최선을 다한 삶이 박물관이 되어 버린 아나운서 오정연과 세 아이 육아에 치어 태초의 카오스 속에 눈물짓던 개그맨 정주리가 치유 받았다. 공통점은 집이 얼마나 크던 끌어안고 사는 물건 더미는 천장을 뚫고 나갈 듯한 동산 크기란 것이다. 또 스스로는 무엇을 버려야 할지 모르겠다지만 남이 보기엔 대부분 오래전 쓸모를 잃은 물건들이다. 맥시멀리트를 핑계 삼는 내가 언뜻 봐도 처분할 물건이 반 이상 되는데, 신애라 멘토나 정리정돈 컨설턴트들 눈엔 얼마나 잘 보일까? 참고로 정리정돈 컨설팅은 22개국에서 4천여 명이 국제 협회에 등록된 전문가 영역이라고 한다.
 

이번 연휴엔 반드시 버려야 할 것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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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도 마리에는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걸 찾으려면 그렇지 않은 걸 버려야 한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착각하는 쓰레기를 안고 산다. 주말에, 계절 끝날 때 버리겠다고 해도 또 몇 년이 흐르고, 이사 갈 땐 구별이 안 돼서 비용을 들여 싸 가기도 한다. 부끄럽지만 경험담이다. 끊임없이 부채감을 재생산하는 이런 행위는 자기 인생에 대한 사보타주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연휴에 반드시 버려야 할 물건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보자. 소비기한(판매할 수 있는 유통기한과 별개, 우유는 0~5도를 유지했더니 유통기한이 지난 후라도 50일까지 세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소비자원 조사 결과가 있다) 지난 식품, 사용기한 지난 화장품, 안 써지는 리필할 수 없는 필기구, 기한 내 못 채울 마일리지 카드, 사지 않을 상점의 광고물, 다시 읽지 않을 책, 수명이 다한 전구 등이 대표적 예. 제때 버리지 않으면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폭탄 같은 존재들이다.  
고치려고 했는데 오랫동안 하지 않은 가전제품과 옷, 액세서리 등 하염없이 결정을 보류했던 물건들이 그다음 난제다. 며칠 안에 수선집, A/S 센터를 찾아가 확실히 고칠 것인가를 자문해 당장 결단을 내리자. 예를 들어 배터리 수명이 다 된 핸디 진공청소기처럼 주요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 물건은 비용이 얼마나 들지, 어디서 최대한 빨리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사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가 많은데 중고 시장에 팔거나 ‘나눔’ 했을 때 가져갈 것 같으면 그렇게 하고 아니면 폐가전제품 처리 지침대로 떠나보내자. 나사, 단추, 보증서, 배터리, 상자 등 물건을 사면 딸려 오는 각종 부속품들은 본체가 사라질 때 순장돼야 할 운명이다. 나 역시 옷에 딸려 온 여분 단추와 천 조각, 실 등이 여럿 있는데, 어느 날 정신 차리고 보면 옷은 예전에 처분했는데도 부속품만 마치 원귀처럼 남아 있기도 하다. 한국인 하면 무기한에 가까운 식품 저장 애호가들이다. 몇 년을 먹어야 끝날지 모를 각종 청과 잼, 장, 산후조리 몇 번을 한대도 다 못 먹을 마른미역 등 건조식품이 대표적인데, 이듬해 새로 사는 것보다 부동산과 전기요금 등 보관 비용이 더 드니 아낌없이 주위 사람들과 나누자.
 

버렸으면 지켜야 할 것, 정돈하기와 유지하기

 jonny-caspari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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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납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이 물건은 필요한 곳에 있어야 쓸모 있다는 점이다. 이 대원칙을 일상에 적용해 보면 여러 팁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이 옷을 의자 위 등 여기저기에 널어 두고 다음날 찾지 못 하거나 입을 옷과 빨 옷이 섞이는데 왜 인류는 2020년에도 자기 집에 옷 걸 곳이 없어 고통받을까? 좋은 레스토랑에서는 입구에서 외투를 맡아 주고, 고전 서양 주택엔 옷걸이(코트 랙)가 현관 근처에 있어서 코트와 모자를 걸었다. 그처럼 공간마다 벽이나 문에 옷걸이를 설치하면 해결된다. 욕실엔 옷이나 타월을, 침실엔 잠옷과 실내복을, 거실엔 외투와 가방을 걸 수 있다. 나사를 박지 않고 문 위에 거는 옷걸이도 시중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데 문 두께를 재서 맞는 걸로 사야 한다.
침대 아래에 공간이 있으면 다른 계절용 침구는 이불장에 보관하더라도 지금 쓰는 걸 교체할 시트, 베개 커버, 이불 커버 한 세트는 거기 보관한다. 많이 움직이지 않고 바로 꺼내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찬가지로 세안 후 바로 쓸 미스트나 토너, 가능하면 화장 솜, 보습제까지도 세면대 근처에 둔다. 물기가 마르기 전 바르면 피부가 더 촉촉해진다. 단, 세균이 번식하기 쉬우니 항상 욕실을 환기하고 건조하게 유지할 것. 차 열쇠, 마스크, 옷 살균 스프레이 등 매일 갖고 나가거나 들어오자 마자 써야 되는 물건은 현관 근처에 둔다.  
공간이 많이 낭비되는 대표적 장소가 신발장. 구두는 입체라 코를 서로 반대 방향으로 해 아래위로 겹쳐 넣으면 거의 두 배는 들어간다. 당장 신을 구두만 현관에 꺼내 둔다. 싱크대처럼 깊거나 높은 수납장엔 손잡이 달린 투명 바구니가 좋다. 꺼낼 땐 쏟아지지 않고 깊숙한 곳까지 꽉 채울 수 있다. 냉장고는 70%만 채워야 냉기가 골고루 전달돼 식품이 신선하고 전기료도 덜 든다. 각종 양념처럼 자잘한 병들은 얕은 쟁반형 수납 도구에 모아 둬서 한 번에 꺼내 볼 수 있게 한다. 책장은 꽉 채운 구간이 있으면 텅 비운 부분도 있어야 답답해 보이지 않는다.
에드워드 호퍼가 그린 실내의 공통점은 마치 곧 떠날 것처럼, 또는 이미 떠난 자의 공간처럼 잡동사니가 없다는 것이다. 화려하지만 경건한 아름다움이 거기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힘들게 비웠으면 같은 물건 양을 유지하기로 자신과 약속해 보자. 예를 들어 새 향초를 하나 들이려면 그만한 부피 다른 물건 하나를 내보내는 것이다. 보낼 만한 것이 없으면 사지도 않는다. 〈뉴욕 타임즈〉 지 조사에 따르면 대표적 친환경 제품인 에코백도 131회 이상 써야 플라스틱 봉지보다 환경 악영향이 적다고 한다. 텀블러는 30회 써야 겨우 종이컵의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적어진다. 일 인당 하나씩만 남기고 남들과 나누며, 더 이상 들이지 않는 게 최선의 환경 운동이기도 하다.
공간마다 벽이나 문에 옷걸이를 설치해 돌아다니는 옷가지가 없게 한다. luisa-brimble ⓒUnsplash

공간마다 벽이나 문에 옷걸이를 설치해 돌아다니는 옷가지가 없게 한다. luisa-brimble ⓒUnsplash

 책장은 꽉 채운 부분과 비운 부분이 공존해야 답답하지 않다. lesly-juarez ⓒUnsplash

책장은 꽉 채운 부분과 비운 부분이 공존해야 답답하지 않다. lesly-juarez ⓒUnsplash

구두는 곧 신을 것만 두 세 켤레 꺼내 놓는다. jake-goossen ⓒUnsplash

구두는 곧 신을 것만 두 세 켤레 꺼내 놓는다. jake-goossen ⓒUnsplash

세면기 아래는 욕실용품 대량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다. sanibell-bv ⓒUnsplash

세면기 아래는 욕실용품 대량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다. sanibell-bv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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