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헤어지자, 정열의 계절이 다 가기 전에
그대 수그린 이마에 키스와 눈물을 남기고
W.B. 예이츠가 〈가을〉을 이렇게 노래했듯, 역병 창궐로 몇 번 입지 못 한 여름 옷들도 미련없이 세탁해 옷장 깊숙한 곳으로 보내줘야 할 때.
퓨어 화이트, 내년에도 만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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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 면과 마는 알칼리에 강해 이제는 잘 쓰이지 않는 가루세제와도 잘 맞는다. 산소계 표백제를 녹인 따뜻한 물에 미리 담그거나 빨래할 때 세제와 표백제를 함께 넣으면 더 좋다. 요즘 ‘무 형광증백제’를 내세우는 세제가 많은데 흰색 면, 마는 형광증백제 있는 세제를 쓰면 햇빛 아래서 더 찬란하게 빛난다. 단, 가루 세제는 섬유 사이에 남기 쉬워 빨래 무게에 맞춰 최소량만, 물에 잘 녹여 쓰는 게 좋다. 소비자 절대다수가 세제를 과하게 쓰고 있다. 산소계 표백제로 얼룩이 안 지워지면 완전히 헹군 후 염소계 표백제가 최후의 수단이다. 순수한 면이나 마가 아니면 표백하다 오히려 변색될 수 있으니 주의.
리넨 등 마 섬유엔 녹말풀 또는 시판 풀 스프레이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 빨기 전 물에 담가 둔 후 주물러 풀기를 완전히 빼야 그걸 먹이로 하는 세균이 번식하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100% 천연을 자랑하는 섬유유연제 중엔 코코넛오일 등 기름이 주성분인 것들이 있어 장기 보관 전엔 피한다.
색 있는 셔츠, 티셔츠의 겨드랑이와 칼라, 소매를 깨끗이 한다고 가루세제, 표백제를 쓰면 전체적으로 물이 빠져버린다. 비누로 그 부위만 애벌빨래 하거나 찌든 때 부위용 세제를 발라 1~2분간 둔 후 세탁기에 넣는다. 일명 ‘암내’라고 하는 겨드랑이 땀 냄새 물질은 산성 성분이라 알칼리성인 비누를 쓰면 중화도 된다. 색을 오래 보존하고 싶으면 옷 전체는 중성 세제나 색깔 있는 옷 전용 세제 소량으로 빤다.

액체면서도 강력한 세탁 효과가 있는 흰 옷 전용 세제, 런드레스.

문지를 필요 없이 찌든 때에 바르고 세탁기에 넣는 테크 바르는 부분 얼룩 제거제.
아쉽기만 한 여름의 추억, 수영복과 리조트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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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웨어에서 큰 지분을 차지하는 하늘하늘한 드레스, 톱은 최근 거의 다 폴리에스테르인데 알칼리성 세제에 빨 수는 있지만 워낙 얇다 보니 찢어지거나 해지기 쉽다. 섬세 코스로, 또는 세탁 망에 넣어서 빠는 게 좋다. ‘냉장고 티셔츠’ 등 레이온(섬유조성표에 비스코스, 큐프라 등으로 표기되기도 한다) 역시 물에 젖으면 강도가 크게 떨어지니 손세탁 수준으로 마찰이 적은 코스로 해야 한다. 디테일이 복잡할수록 접기보다 걸어서 여유 있는 공간에 보관하는 게 좋다. 그래서 조금 신경 쓴 드레스 안쪽에는 옷걸이에 걸 수 있는 끈이 달려 있다.
여름내 입은 수트, 드라이만 맡기면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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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 tu ⓒUnsplash
드라이클리닝을 했다면 비닐 커버를 벗겨 건조한 날 바람이 잘 통하는 베란다 등에 하루쯤 걸어 남은 용제를 다 날려준 후 가능한 수트 어깨와 딱 맞는 수트용 옷걸이에 걸어 옷장에 보관한다. 단추는 잠그고, 주머니 속까지 안감 접힌 곳 없이 펴고, 좀 더 신경을 쓴다면 소매에 습자지를 구겨 원통형으로 만든 것을 넣어 형태를 유지시킨다.
제습제는 통 용량 이상으로 습기를 흡수하지 못해 큰 한계는 있지만 옷이 많이 쌓이거나 겹쳐 통풍이 잘 안 되는 서랍 안쪽이나 옷걸이 사이에 두면 효과적이다. 방충제는 기체가 무거워서 아래로 향하니 가능한 위쪽에 둔다. 제습제, 방충제 모두 옷과 직접적으로 닿으면 절대 안 되며 방충제는 사람에게도 독성이 있어서 냄새가 많이 밴 옷은 이듬해 입기 전 다시 빠는 게 좋다.
한국은 가을부터 봄이 워낙 건조해서 대부분 세제만으로 충분하지만 유난히 곰팡이나 세균 번식이 걱정되는 옷에는 빨 때 세제와 소량을 함께 넣는 빨래 살균제를 쓰면 좋다. 섬유에 남아서 장기간 항균 작용을 한다. 단, 마시거나 기체를 흡입했을 때 인체에 안전한 물질은 아니니 남용하진 말 것.

주로 방수 소재 스포츠웨어에 항균 효과를 내는 볼리 하이지닉 후레쉬 의류 살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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