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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그릇 안심하고 쓰려면 꼭 알아야 할 몇 가지 _선배's 어드바이스 #26

예쁘면 이것저것 안 따지고 쇼핑하는 그릇과 주방 기구들. 과연 입에 들어가도 될 만큼 안전할까?

BY양윤경2020.08.18
자연스러운 멋 때문에 근래 인기인 도기 그릇들. ⓒUnsplash

자연스러운 멋 때문에 근래 인기인 도기 그릇들. ⓒUnsplash

 
남편이 타오바오에서 싸고 예쁜 그릇을 발견했다며 주문한 적이 있다. 도착한 도자기 면기들은 사진보다 훨씬 조악했을 뿐 아니라 표면에 유약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전형적인 요주의 대상의 풍모를 뽐냈다. 2014년 MBC 〈불만제로〉에서 무작위로 구입한 시중 도자기 13개를 검사했더니 7개 제품에서 납이, 3개 제품에서 카드뮴이, 7개 제품에서 비소가 검출된 충격적인 사건까지 얘기하며 버리자고 설득해 간신히 떠나 보냈다.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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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를 포함한 식기는 사람 입에 들어가는 음식을 담는 것이라 수입이 굉장히 까다로운 품목이다. 서류, 관능검사, 정밀검사를 거쳐야 하고 색이 다르면 각기 검사한다. 이유는 식기 겉에 바른 유약이나 안료에서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검출될 수 있는데 색이 다르면 쓰이는 물질도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모든 검사를 통과하면 식품위생법에 근거한 한글 표기 스티커를 붙여 국내에 유통할 수 있다. 최근 문제는 이런 과정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다 보니 소규모 불법 보따리 무역 형태로 온라인 유통되는 식기 물량이 엄청나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예쁜 사진만 보고 안전할 거라고 믿지만 그런 제품들은 아무도 안전을 보장해주지 않는 구멍 뚫린 우산 격이다. 안료가 유약으로 코팅돼 있지 않고 겉에 있는 제품이 중금속 안료 위험성이 특히나 높고 수십 년 이상 된 빈티지나 앤티크 도자기는 제조국에 중금속 기준 등이 없을 때 생산된 것일 수 있어 장식용으로만 쓰는 게 좋다.  
 
높은 온도에서 굽는 자기인 로얄코펜하겐 블루 플레인 소스 저그.

높은 온도에서 굽는 자기인 로얄코펜하겐 블루 플레인 소스 저그.

 

주방세제를 흡수하는 도기, 하지 않는 자기

도자기는 크게 도기와 자기로 나뉘는데 도기(earthenware)는 800~1200 ℃ (기준은 전문가에 따라 조금씩 다름)도에서 구운, 미세한 구멍이 많은 소재로 대표적인 것이 뚝배기다. 근래 투박하고 자연에 가까운 분위기 때문에 도기 그릇이 대유행했고 나아가 아예 굽지도 않은 천연석이나 나무 소재 그릇도 대중화했다. 그런데 뚝배기엔 주방 세제를 쓰지 말아야 한다는 통설처럼 다른 도기와 천연 소재들도 그렇다. 수없이 많은 구멍이 있어서 기본적으로 음식물, 기름기, 세제, 살균제 무엇이든 빨아들였다가 나중에 내뿜기 때문에 물기, 기름기 없는 음식을 담고 물로만 헹궈 말려주는 게 좋다. 살균할 때는 락스보다 열탕 소독이 낫다. 식기세척기, 전자레인지, 오븐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으니 확인할 것. 자기는 도기보다 높은 온도에서 굽는데 특히 경질자기는 1350 ℃ 이상이라 광물질이 녹아 흙의 성질을 거의 잃은 상태다. 도기보다 훨씬 치밀하고 단단해 수분을 흡수하지 않으며 산과 열에도 강하다. 원래 식기로는 자기가 더 고급이라 과거 혼수로 유명했던 회사들은 이름에 도기가 아닌 ‘자기’가 붙은 게 많고 고려청자부터 조선백자, 로얄코펜하겐까지 모두 자기다. 본차이나는 동양의 자기를 연구하던 유럽에서 소뼛가루를 첨가해 만든 유백색을 띠며 가벼운 소재로 1200℃ 정도에서 굽지만 도기보다는 훨씬 흡수성이 적다. 하지만 꾸준히 차를 담아 마시든가 하면 착색이 된다. 이 땐 아주 연한 락스 희석액으로 표백할 수 있다.  
 

금속 소재를 안전하게 살균하려면 열이나 알코올로

단단하니 잘 견딜 것 가지만 금속 그릇이나 주방기구는 주성분이 차아염소산나트륨인 락스와 상극이다. 웬만한 금속은 락스를 만나면 부식이 일어난다. 육안으로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색이 변하고 표면에 수많은 요철이 생겨 안전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특히 금빛, 은빛으로 빛나는 테두리가 둘러진 도자기, 크리스털 따위를 방심하고 락스에 담그기 쉬운데 그 부분만 영구 변색될 수 있다. 이런 종류는 식기세척기, 전자레인지, 오븐 등 사용도 불가능한 아주 섬세한 존재. 스테인리스스틸은 금속이라도 락스에 좀 더 잘 견디지만 꼭 써야겠으면 물에 2백 배 이상 희석해 최장 20분까지만 담근다. 다른 금속 식기는 에탄올 계열 주방용 살균제 또는 60도 이상 물 살균이 안전하다.      
 
 금속 테두리가 있는 식기는 락스 살균이 불가능하다. ⓒUnsplash

금속 테두리가 있는 식기는 락스 살균이 불가능하다. ⓒUnsplash

 
스테인리스는 그 외에도 식기로 참 실용적인 소재다. 단단하고 녹이 슬지 않고,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할 수 없다. 스테인리스 중에서도 단단하고 녹이 슬지 않는 고급 소재인 27종(18-8)은 우리나라에 유독 잘 만드는 회사가 많으며 값도 싸다. 국, 찌개, 염분 많은 반찬을 먹지 않는 서양에선 고급 브랜드에도 27종이 아닌 더 무르고 녹이 스는 스테인리스가 흔하니 놀라지 말자. 그런데 이렇게 견고한 스테인리스를 광을 내 판매하려니 막 출시된 제품엔 눈에 보이지 않는 연마제 가루가 묻어 있다. 물로 대충 헹구면 그 미세한 가루가 다 떨어지지 않는다. 기름을 발라 닦아낸 후 흐르는 물에서 버릴 행주나 수세미 등으로 문지르면서 잘 씻어야 한다.  
 

편리한 내열 유리, 플라스틱도 종류별로 주의하자  

‘코렐’로 대표되는 비트렐 유리는 압축을 통해 일반 유리보다 11배 넘게 충격에 강한 유리다. 1.5미터에서 60회 낙하 실험을 통과하고 250도의 열을 견뎌야 세상에 나올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번 깨지면 폭발하듯 산산조각 나기 때문에 영유아가 있는 가정은 주의해 사용해야 한다. 과거 광고 문구가 주입한 영원히 안 깨질 것 같은 이미지 때문에 유리라는 사실을 간과하기 쉽다. 꼭 단단한 바닥에 떨어뜨려서가 아니라 유리에 꾸준히 충격이 가해지면 어느 순간 ‘파삭’하고 금이 가는 것처럼 비트렐 유리도 그런 것이다. 부엌이나 식탁 주위에 러그를 깔아서 만에 하나 떨어뜨릴 때를 대비하거나, 평소 충격이 가지 않게 조심조심 다루는 게 좋다. 너무 무서워하진 않아도 될 것이 물건 곱게 쓰는 어느 집은 50년 전 나온 비트렐 유리 식기 세트를 지금도 문양만 조금 흐려진 상태로 매일같이 쓰고 있다.  
비트렐 유리를 포함한 내열 유리는 전자레인지, 오븐에 넣어도 된다. 하지만 내열유리가 견딜 수 있는 온도 차는 종류마다 다양해서 구입 시 최고, 최저 사용 가능 온도를 확인한다. 오븐 요리용 오븐글라스는 약 6백도의 열을 견딜 수 있다.  
 
비트렐 유리 접시. 인스타그램 @corellebrands.kr

비트렐 유리 접시. 인스타그램 @corellebrands.kr

 
플라스틱은 방대한 소재를 뭉뚱그린 용어다. 겉으론 비슷해 보여도 소재는 전혀 다를 수 있다. 플라스틱 용기를 가열하면 안 된다는 건 다들 알지만 편리함 때문에 편의점 도시락이나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기가 없는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넣곤 한다.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한 그릇은 밥 같은 기름기 없는 식품 데울 땐 충분히 열을 견딜 수 있다. 그런데 음식에 기름이 많이 묻은 상태라면? 마치 튀김 기름처럼 온도가 쭉쭉 올라간다. 최근 유해성분이 없는 플라스틱 제품이 대세라고 하지만 만에 하나 플라스틱 안에 든 환경호르몬이 음식에 묻을 수도 있고 그릇 자체가 녹아 변형될 수도 있다. 특히 분식집에서 많이 쓰는 멜라민 그릇과 컵라면 용기인 폴리스티렌은 전자레인지와 상극인 합성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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