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그 안티에이징 화장품, 정말 효과 있을까?_선배's 어드바이스 #28

점점 더 광고 문구가 현란해지는 안티에이징 화장품들, 피부 나이를 멈추는 것이 화장품으로 정말 가능할까?

BY김초혜2020.08.31
 

자외선 차단, 가장 확실한 피부 노화 방지법

Adria Swancar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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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갈아입다가 배, 가슴 등 여기저기에 주근깨 같은 잡티가 생긴 걸 발견했다. 습도가 90% 넘는 요즘인데 피부는 거칠고 건조해져 있었다. 그런데 또 상대적으로 얼굴과 팔다리는 괜찮았다. 곰곰이 생각하다 올여름 얇고 비치는 셔츠 차림으로 돌아다닌 날이 많은 걸 떠올렸다. 코로나 19 때문에 극단적 실내생활자인 나조차 일부러 노천 좌석에 앉고, 건물을 잇는 터널 대신 지상 도로로 다녔다. 자외선 차단제는 얼굴과 팔다리에만 열심히 덧바르며… 단 한 계절만에 이렇게 광노화를 입을 수도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Talles Alves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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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은 현재까지 밝혀진 가장 확실한 피부 노화의 원인이다. 자연 노화와 달리 즉각적으로 피부 세포의 DNA를 파괴하고 재생을 방해해 주름, 잡티가 생기게 하고 탄력을 잃게 한다. 바이어스도르프 R&D 센터의 페이(Fey) 박사는 “조기 피부 노화의 90%가 자외선 때문에 생긴다.”고 단정했고, 서울대학교 피부과 정진호 교수팀은 자외선이 피하지방량까지 줄여 전체력으로 피부의 볼륨감을 잃게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자외선 자체는 피부 아래로 들어가기 어렵지만 피부가 자외선 때문에 분비하는 염증 물질이 피하지방세포에서 지방 합성을 억제하는 걸로 추정된다. 즉, 얼굴만 보면 눈 밑, 코 옆, 볼 등이 푹 꺼지고 젊고 탱탱한 형태를 잃게 하는 것 역시 자외선이다.
 
자외선 차단제는 검증된 노화방지 화장품이며 미국에서는 OTC 드럭(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유럽, 호주 등도 피부과 의사들이 나서 자외선 차단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옷 역시 자외선을 차단하는데, 100% 차단하는 건 청바지 정도고 나머지 옷들은 두께, 가공에 따라 어느 정도씩 통과시킨다. 100% 차단을 자랑하는 양산, 선글래스도 자체로 시험할 땐 그렇지만 실제 썼을 땐 지면, 건물에서 반사되거나 비스듬하게 들어오는 자외선을 다 막지 못 한다. 그러니 여러 방법을 복합적으로 쓰고 매일 시간대별로 자외선 지수를 확인해 ‘높음’, ‘매우 높음’, ‘위험’일 땐 아예 실외 활동 자체를 줄이는 게 피부 노화 방지에 좋다.  
 

일차 검증, 주름 개선 기능성 제품인가?

 Angelica Echeverry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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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 차단제를 제외한 노화 방지 화장품은 이 순간에도 수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람들이 가장 혹하기 쉬운 표현인 ‘안티에이징’을 직접 쓰거나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는 화장품들이 정말 젊음을 유지시켜 줄까? 그렇지 않다. 앞서 말한 피하지방과 근육에는 당연히 영향을 미치지 못 하고 표피에 막 시작된 잔주름을 약간 회복시키는 것만 해도 대단한 효과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식약처는 일찍이 기능성 화장품 인증 제도를 만들어서 주름 개선 화장품 인증 제품만 ‘주름’, ‘노화’ 등의 표현을 쓸 수 있게 했다. 어떤 달콤한 광고 문구를 쓴 화장품이라도 국내에 정식 유통되는 것이면 ‘주름개선 기능성’ 인증이 있는지부터 확인하자. 하지만 그 인증을 받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닌 것이, 레티놀, 레티닐팔미테이트, 아데노신, 폴리에톡실레이티드레틴아마이드 등 주름 개선 기능성 고시 성분을 기준 함량 이상만 넣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 인증조차 없는 건 일말의 주름 개선 효과조차 기대할 수 없는 것이라고 봐도 된다. 독창적 주름 개선 기능성 성분은 실제 효과가 있다는 것을 과학적 시험 결과로 검증해야 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인증을 받는 건 웬만한 중소기업에선 섣불리 도전하지 못 한다. 대신 고시 성분을 기준 함량 이상 넣고, 다른 성분을 주요 콘셉트로 마케팅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우회 방식이 흔하다.
 
주름 개선 기능성 인증 제품들도 유효 성분이 얼마나 들었는지는 잘 안 알려준다. 굳이 많이 넣을 필요 없고, 고함량일수록 소비자가 잘못 사용해 트러블을 겪을 확률도 올라가니 대개 최소 함량을 약간 넘게 넣는다. 그러니 레티놀처럼 자외선 차단도 철저히 해야 하고, 먼저 패치 테스트를 하고, 트러블이 생기는지 면밀히 관찰하면서 양을 조절해 써야 하는 성분은 그럴 자신이 있는 사람만 고함량 제품으로 선택하는 게 좋다.
 
또, 인증은 출시 전 시험 단계 제품이 그렇다는 거지 유통 및 사용 과정에서 성분과 효과가 계속 유지된다는 보장은 아니다. 빛과 열, 산소에 약한 성분이 많은데, 공기 중에 내용물이 노출되는 단지형 용기보단 진공 펌프, 몇 겹의 필름층, 갈색 유리병 등 외부와 차단되는 용기가 좋다. 구입할 때도 뜨거운 조명 아래 진열돼 있었거나 냉방이 잘 안 되는 창고에서 보관한 것, 유통기한이 임박한 것은 피하고 사용기한을 확인해 최대한 빨리 써 버린다.  
 
 주름개선 기능성 고시 성분 아데노신으로 인증을 받은 코리아나 앰플엔 펩타이드샷 앰플 투엑스, 코리아나

주름개선 기능성 고시 성분 아데노신으로 인증을 받은 코리아나 앰플엔 펩타이드샷 앰플 투엑스, 코리아나

바이어스도르프 특허 성분, 글라이신 사포닌을 쓴 주름 개선, 자외선 차단 기능성 제품 유세린 하이알루론 아이크림, 유세린

바이어스도르프 특허 성분, 글라이신 사포닌을 쓴 주름 개선, 자외선 차단 기능성 제품 유세린 하이알루론 아이크림, 유세린

직접 내용물을 오염시키지 않는 펌프 용기 등이 중요하다. 이자녹스 에이지 포커스 비타민 앰플, 이자녹스

직접 내용물을 오염시키지 않는 펌프 용기 등이 중요하다. 이자녹스 에이지 포커스 비타민 앰플, 이자녹스

사용기한은 개봉 후 12개월이란 표기 사진/이선배

사용기한은 개봉 후 12개월이란 표기 사진/이선배

 유통기한은 2023년 3월까지 사진/이선배

유통기한은 2023년 3월까지 사진/이선배

 

놓치기 쉬운 그 밖의 요인들-수면, 영양 상태, 운동, 보습  

 
 Bruce-Mars ⓒUnsplash

Bruce-Mars ⓒUnsplash

‘퇴사 테라피’란 말이 있다. 격무에 시달리던 사람이 퇴사를 하고 충분히 쉬자 면역력이 좋아지고, 온갖 잔병이 사라지면서 피부까지 좋아지는 현상이다. 이직을 하면서 한 석 달 쉰 동료를 오랜만에 만났을 때 얼굴이 뽀얗게 피고 머릿결까지 좋아져서 순간적으로 다른 사람인가 싶었던 웃지 못할 기억이 있다. 수면은 생명과 직결돼 있는데 미국 캘리포니아대 다니엘 크립케 교수 연구에 따르면, 수면 시간이 4시간보다 적은 사람 사망률은 7시간인 사람보다 남자 62%, 여자는 60%나 높았다고 한다. 피부는 수면 시간 동안 유해 환경 때문에 생긴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왕성하게 새 세포를 만들며, 외부로부터의 방어막을 튼튼히 한다. 한 마디로 그 어떤 화장품도 하지 못 할 내부로부터의 치유, 재생을 수면이 해낸다. 또 피부의 재료가 되는 영양도 중요한데 건강보조식품으로 특정 성분을 과하게 섭취하기보다,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 섬유질 등을 신선한 식품으로 꾸준히 먹는 게 좋다.
 Jonathan Borba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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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땀과 함께 노폐물을 배출시켜 피부가 깨끗해지게 하는 효과도 있고 근육 자체가 피부를 떠받치는 콘크리트 같은 역할을 해서 나이 들수록 필수적이다. 나쁜 자세가 굵은 주름을 유발하기도 한다. 지금 당장 허리부터 어깨, 목까지 쫙 펴 보면 늘어진 턱살이 어느 정돈 들어가고 눈 밑 꺼진 부분마저 밝아 보이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Zulmaury Saavedra ⓒUnsplash

Zulmaury Saavedra ⓒUnsplash

많은 사람들이 ‘노화 방지=보습’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직접적 연관은 적은 편이다. 콜라겐, 히알루론산 등 피부 구성 성분이란 온갖 성분은 화장품으론 피부 속 깊이 들어가지 못 한다. 다만 콘셉트가 그런 보습제를 발라서 늘 촉촉하게 유지하면 잔주름이 감춰져 겉으로 피부가 팽팽해 보이고 장벽이 유지돼 내부에서 스스로 재생하는 데 도움이 되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