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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이탈리안 디시_맛의 동선 #12

말하자면 ‘꾸안꾸’ 같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이탈리안 요리의 오가닉한 매력! 사랑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페이버릿 디시를 소개한다.

BY권민지2020.05.01
마렘마의 브루스게타

토스카나, 움브리아 지역 등에서 농부들이 허기를 달래거나 일상적인 간식으로 먹었던 브루스게타는 현대에 와서 토스트 한 빵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토마토, 치즈 등의 갖가지 재료를 토핑해 먹는 가장 대표적인 안티파스토 메뉴가 되었다. 마렘마에서는 헤이즐넛이 뿌려진 부라타 치즈, 염장한 대구살 등 4가지 종류의 브루스게타를 마련해 놓는다. 이 가운데 사워도워에 리코타 치즈를 스프레드하고 마리네이드한 방울토마토가 탐스럽게 올려진 걸 항상 주문한다. 한 입 크게 베어 물면 줄줄이 이탈해 테이블에 새빨간 궤적을 그리는 토마토! 이 앙증맞고 소박하고 신선한 디시는 테이블에 둘러앉은 모든 이의 기분을 띄워 올린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49길 8, 02-790-5633
 
빠넬로의 보따르가
지중해 지역에서 숭어나 참치 등의 알집 전체를 소금에 절인 다음 건조해 만드는 보타르가(어란)는 얇게 썰어 먹거나 잘게 부수어 파스타 등에 뿌려 먹는다. 여러 이탈리안 식당에서 보타르가 파스타를 선보이지만 빠넬로의 것이 가장 좋다. 빠넬로에서는풀리아주 남부에서 만드는 파스타면, 베네데토 카발리에리(Benedetto Cavalieri)의 마케로니에샤르데냐에서 만든 숭어알 보따르가를 샛노랄 정도로 수북이 얹어 준다. 마케로니를 씹을 때마다 흘러나오는 부드러운 크림과 치덕치덕 한 보따르가의 텍스처, 기막힌 밸런스의 감칠맛, 흡입하지 않을 수 없는 한 접시. 서울 마포구 어울마당로5길 29, 02-322-0920
 
일무레또의 피자 프리타
이곳에선 나폴리 전통의 튀긴 피자를 주문하지 않을 수 없다. ‘Pizza fritta’라고 불리는 이 메뉴는 피자 도우로 고기, 치즈 등의 재료를 감싼 뒤 튀겨낸 것. 나폴리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식자재값이 오르고 장작 화덕마저도 귀해지자 피자 반죽만 기름에 튀겨 부풀린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이것이 피자 프리타의 기원이 됐다. 양손에 칼과 포크를 쥐고 한껏 부풀어 오른 피자의 숨을 죽이며 대담하게 자르면 김이 폴폴 나는 치즈가 먹음직스럽게 늘어진다. 찹쌀 도넛이 떠오르는 쫄깃한 식감, 짭조름하고 고소한 치즈, 토마토소스와 살라미의 매콤함이 조화를 이룬 착착 달라붙는 맛.  서울 강남구 논현로157길 33, 02-540-0401
 
몰토 베네의 로즈마리 스키아치아타
스키아치아타(Schiacciata)는 토스카나의 전통적인 플랫 브레드를 일컫는다. 표면에 소금을 뿌리고 올리브오일을 발라 화덕에 납작하게 구운 빵으로 바삭하고 짭짤해 자꾸만 손이 가는 국민 간식쯤 된다. 피자, 파스타, 리소토 각각의 카테고리에 꽤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몰토베네의 커다란 메뉴판에서 로즈마리 스키아치아타는 안티파스토 맨 마지막에 적혀 있는 일종의 사이드 디시. 그런데도 여기서 식사할 때면 로즈메리 향이 그윽한 이 마성의 메뉴를 두 접시쯤 주문해 식사 내내 테이블 한자리를 차지하도록 하게 한다. 서울 마포구 성지3길 67, 02-6407-5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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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사람들과 맛있는 걸 먹을 때 가장 행복한 여자, 안동선의 바로 지금 먹어야 하는 맛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에 업데이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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