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를 지녔지만 지금도 가치 있고 멋진 걸 볼 때 우리는 ‘클래식’이란 단어를 떠올린다. 이탤리언 스타일을 DNA에 새긴 토즈 역시 그 범주에 속한다. 얼마 전 토즈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합류한 마테오 탐부리니는 2024 F/W 시즌을 통해 데뷔 쇼를 치르며 브랜드의 정체성을 더욱 아름답고 세련되게 표현했다. 쇼는 클래식한 트램이 가득 들어찬 차고지에서 열렸다. 밀란을 대표하는 명물 중 하나이자 도시의 핵심 이동수단으로 쓰이고 있는 트램. 탐부리니는 트램의 상징성에 토즈의 정체성을 투영했다. 컬렉션은 지적이고 실용적이며, 클래식했다.
우선 매니시한 뉘앙스가 강했다. 테일러링의 영역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한 이탈리아의 명성을 반영하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이런 무드는 첫 번째 룩에서 진하게 묻어났다. 정중한 스트라이프 셔츠와 턴업 디테일을 가미한 시가렛 팬츠의 매칭. 이후로 테일러드 울 트윌 수트와 매니시한 트렌치코트, 칼라를 없앤 테일러드 재킷 등이 등장해 매니시 무드를 한층 더 강화했다. 비슷한 셔츠를 레이어드하거나 얇은 울 실크 카디건에 같은 카디건을 겹쳐 망토처럼 스타일링하는 트렌디한 변주도 돋보였다.
레저와 도시 라이프를 적절하게 믹스한 룩도 여럿 선보였다. 오버사이즈 필드 재킷에 큼지막한 가먼트 백을 크로스백처럼 활용한 룩, 러스틱한 스웨터 베스트와 수트 팬츠를 매치한 룩, 클래식한 코트에 스포티한 선글라스를 매치한 룩 등이 바로 그것. 소재 면에서는 가죽을 폭넓게 활용한 점이 눈에 띄었다. 가죽을 다루는 솜씨와 그 안에 담긴 장인 정신은 토즈의 가장 큰 자산 중 하나다. 탐부리니는 이 부분을 놓치지 않고 극대화했다.
가죽을 부드럽게 가공한 드레이핑 톱과 트렌치코트를 선보이는가 하면, 가죽과 울을 양면으로 활용한 코트, 가죽을 곳곳에 트리밍한 망토까지 소개한 것. 가죽에 대한 토즈의 헌신은 액세서리 파트에서도 계속됐다. 장인 정신으로 완성한 브러시드 레더 소재로 모터사이클 부츠를 만들었고, 얇은 레더 태슬 장식을 더한 요키 버전의 고미노를 선보였다. 걸을 때마다 풍성한 태슬 장식이 찰랑거리는 요키 버전의 고미노는 토즈의 클래식을 좀 더 젊고 흥미롭게 보여준다. 마테오 탐부리니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토즈의 클래식을 정교하고 세련되게 다듬어 앞으로 그가 보여줄 새로운 토즈를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