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 독신으로 살며 예술을 통해 진리를 추구한 조각가 브랑쿠시의 이름을 따온 이곳의 남다른 미감은 금속공예가와 그의 누나가 함께 만들었다는 사실을 들으면 수긍이 간다. 아담한 주방에서 만들어내는 음식과 음료 또한 컨셉추얼한 비주얼과 맛을 자랑한다. ‘더티 커피’의 유행을 확산시킨 곳답게 호기롭게 흘러넘치는 치즈 크림, 액션 페인팅 버금가게 흩뿌려진 초콜릿과 코코아가루에 자연스럽게 사진을 남기고 싶어진다. 케이크와 까눌레도 웬만한 디저트 숍보다 수준급.
서울 용산구 새창로 104 070-4466-9371

퀜치커피의 마포 카푸치노
오너이자 바리스타인 사장이 한 명 한 명 손님을 응대하며 커피를 내린다. 차분하고 온화하며 흐트러짐 없는 그 남자의 분위기가 카페의 공기를 지휘한다고 할까. 여기서는 직접 달인 버터 캐러멜 소스가 들어간 ‘마포 카푸치노’를 마신다. 캐시미어처럼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밀크 폼과 달고 시고 씁쓰름한 뜨거운 커피가 입에 닿는 부분, 마시는 각도 등을 고려해 선택한 메밀소바 잔에 담겨 나온다. 면수 마시듯 경건하게 홀짝일 때마다 감동이 퍼진다.
마포구 동교로12안길 9 010-3859-6108

대루커피에 가면 뭘 마셔야 할지 사뭇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부드러운 크림이 이불처럼 덮여 나오고 그 아래로는 진한 모카가 흐르는 ‘플롯 모카’, 우유 거품 위에 설탕을 솔솔 뿌린 후 마시라고 추천해주는 ‘라테 마키아토’, 동그란 아이스크림이 떠 있어 녹여가면서 마시는 대루커피의 시그너처 ‘휴스턴 라테’. 그 사이에서 갈팡 질팡. 하지만 나의 선택은 언제나 아인슈페너. 크림과 커피가 따로 노는 그런 아인슈페너가 아니다. 차갑고 쫀쫀한 크림의 질감과 커피의 산미, 에스프레소의 초콜리티를 한 모금에 느낄 수 있는 복합 미, 만나기 쉽지 않으니까.
서울 마포구 동교로 70 070-7797-2162

*오랜 사람들과 맛있는 걸 먹을 때 가장 행복한 여자, 안동선의 바로 지금 먹어야 하는 맛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에 업데이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