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상도 엔터테인먼트다! 왕의 식탁을 다룬 드라마 변천사
고전 명작 '대장금'부터 '폭군의 셰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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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 요리는 단순한 상차림이 아니죠. 권력과 암투, 사랑과 예술이 교차하는 무대였죠. 드라마 속 왕의 식탁은 시대마다 다르게 해석됐습니다. 2003년 전 세계를 휩쓴 MBC 드라마 <대장금>은 궁중 요리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이자 한류의 신호탄이 되었어요. 이후 꽤 오랜 시간이 지나 2020년부터 2021년까지 tvN에서 방영된 <철인왕후>는 청와대 총괄 셰프의 영혼을 조선 궁궐에 빙의시킨 판타지물로 유머와 풍자를 가미해 그려냈죠. 그리고 2025년 8월 tvN이 새롭게 선보이는 <폭군의 셰프>는 타임슬립 판타지 로맨스에 서바이벌 요소까지 더해 궁중 요리를 다시 무대 위로 올렸습니다.
<대장금>(2003~2004) : 왕의 입맛부터 생명을 책임지는 성장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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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은 한국 드라마의 ‘궁중 요리사 서사’의 출발점이자, 전 세계에 한국의 미식을 알린 결정적 작품이었습니다. 수라간 견습으로 시작한 장금이 왕실 최초의 여성 어의가 되기까지 음식과 의술을 넘나들며 성장합니다. 드라마 속 요리는 단순한 미각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의학과 연결되어 있었죠. 궁중 음식이 단순한 권력의 상징을 넘어 돌봄과 치유의 기술이자 지식 체계였음을 보여준 셈입니다. 화려한 수라상 장면은 그 자체로 한 폭의 회화처럼 연출되었고, 해외 시청자에게는 한국 음식의 아름다움을 처음 접하는 관문이 되었습니다. 실제 조선시대 왕의 음식을 담당한 것은 여자가 아니라 남자였다는 역사적 사실이 왜곡됐다는 이슈가 있었지만, 아시아 전역과 중동, 유럽까지 수출되며 ‘한류 드라마’라는 개념을 본격적으로 열어젖힌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제작사 판타지오에서는 <의녀 대장금>을 제작한다고 밝혀 <대장금>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는데요. <대장금>과는 별개의 내용이지만, ‘대장금’을 소재로 이영애가 다시 출연하는 만큼 이전의 인기를 되새길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읍니다.
<철인왕후>(2020–2021) : 건장한 청와대 셰프가 왕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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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시간이 흘러 궁중 요리는 훨씬 가볍고 코믹한 방식으로 소환됩니다. <철인왕후>는 현대의 건장한 청년이자 청와대 셰프인 장봉환의 영혼이 조선의 왕비 김소용의 몸에 빙의된 기상천외한 설정으로 시작하죠. 그녀가 등장하자 대령숙수가 이끄는 수라간은 엄숙한 공간에서 요리와 정치, 그리고 사랑이 뒤섞인 유쾌한 무대로 변신합니다. 현대의 주방 감각과 서양식 조리법이 궁중의 정갈한 수라상에 얹히면서 전통을 새롭게 해석하는 신선한 풍자가 탄생했죠. 왕비가 손수 요리를 하고 조선에 낯선 레시피를 선보이는 장면들은 요리를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서사의 핵심 장치로 끌어올렸습니다. 시청자에게는 “만약 조선 시대에 현대 셰프가 있었다면?”이라는 발칙한 질문을 던지며 궁중 요리 드라마의 영역을 코미디와 퓨전 사극으로 확장했습니다.
<폭군의 셰프>(2025) : 타임슬립 로맨틱 코미디, 근데 이제 서바이벌을 장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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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25년 8월 23일, tvN이 선보일 신작 <폭군의 셰프>가 그 바통을 이어받습니다.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타임 슬립한 프렌치 셰프 ‘지영’ 역의 임윤아가 당대의 미식가이자 최악의 폭군 ‘이헌’ 역의 이채민을 만나게 되면서 500년을 뛰어넘는 판타지 서바이벌 로맨스를 그리는 작품인데요. 절대 미각 앞에서 펼치는 생존 게임. 음식은 생존의 무기이자 폭군과 셰프 사이를 잇는 유일한 소통의 언어가 됩니다.
단순한 수라상 재현을 넘어 현대 프렌치 셰프의 창의적인 조리법과 궁중 전통의 만남을 통해 K-푸드 서사의 새로운 지평을 연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죠. 여기에 로맨스와 서바이벌의 요소까지 더해지며 ‘왕의 식탁’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또 한 번 화제를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위해 윤아는 실제로 압축적인 요리 훈련을 받으며 대령숙수 복식을 입은 첫 스틸컷을 공개해 팬들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폭군의 입맛부터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저격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궁중 요리를 돌봄과 치유의 언어로 세계에 알린 <대장금>부터 유머와 로맨스, 이를 풍자의 도구로 표현한 <철인왕후>. 글로벌 스트리밍 시대에 맞춰 생존 서바이벌과 로맨스까지 곁들인 엔터테인먼트형 수라상을 차린 <폭군의 셰프>까지. 왕의 식탁은 이제 시대가 원하는 스토리에 따라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는 새로운 레시피, 새로운 맛으로 탄생하게 됐습니다.
Credit
- 글 이다영
- 사진 각 방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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