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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워야 할 것 같다": 한강 '괴물' 조형물은 어디로 가나?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프로필 by 라효진 2024.04.29
영화 <괴물>을 본 사람들이라면, 한강 다리 밑을 지날 때마다 괜스레 움찔했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사이 여의도한강공원에는 실제로 2014년부터 '괴물'이 존재해 왔는데요.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한강에 스토리텔링을 연계한 관광상품을 만들자며 영화 속 괴물을 그대로 재현한 거였죠. 높이 3m, 길이 10m 크기의 대형 괴물이 크게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은 늦은 밤 산책에 나선 시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어요. 이 조형물에 대한 호불호는 크게 갈립니다. '흉물' 취급을 받기도 했지만, 영화 속 한 장면이 떠오른다며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최근 서울시는 다음달 공공미술심의위원회를 열고 한강공원에 설치된 전체 공공 조형물의 철거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시가 관리하는 한강공원 공공 조형물은 총 46개인데요. 이 중 미관을 해친다고 판단되는 작품을 철거하겠다는 것이 심의 목적입니다. 괴물 조형물이 그 대표격이고요.


이와 관련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식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해 직접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는 공공미술이 갤러리 안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미술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사람도 지나가면서 흘끗 보게 된다는 특성이 있다면서 "그런 곳에 설치하는 미술 작품은 섬뜩하게 무섭거나 두려움을 준다거나 공포스럽다거나 이러면 곤란하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영화 <괴물>에 나왔던 괴물(조형물)은 공공미술 기준에는 맞지 않는데 지나치게 오랫동안 설치돼 있었다"라며 "한강변에서는 치워야 될 것 같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죠. 다만 오 시장은 "봉준호 감독이나 그 영화를 좋아했던 분들에게는 미안한 생각도 들었다"라면서 그저 폐기하기 보단 기왕 예산이 들어간 조형물이니 영화 박물관 등으로 옮겨 놓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약 1억8000만 원을 들여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괴물 조형물의 철거 비용은 대략 700만 원에서 1000만 원 정도라고 합니다. 철거 예산 확보, 공공미술심의위원회와 전문가 자문 등의 절차가 끝나면 올 상반기에는 '한강 괴물'을 볼 수 없게 될 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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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라효진
  • 사진 영화 <괴물>·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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