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오드 플랫' 파운더 박지우의 수집 테마
파이버글라스 체어를 시작으로 펼쳐진 빈티지 가구 숍 ‘오드플랫’ 대표 박지우의 수집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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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plash
퇴근 후 집에서 의자를 모으고 닦고 고치는 생활을 이어가던 무렵, 아내가 아이를 갖게 됐다. 마침 집에 찾아온 손님이 “이 정도면 숍을 해도 되지 않겠냐?”고 했으나 취미생활이 어떻게 밥벌이가 될 수 있는지 반신반의했다. 다만 태어날 아이를 위해 집을 정리하고, 내가 좋아하는 의자를 쌓아놓고 오디오 생활을 즐길 요량으로 집 맞은편에 8평 남짓한 공간을 빌렸다. 이곳이 지금 내가 운영하고 있는 빈티지 가구 숍의 시작이다. 늘 관심 있는 주제를 하나씩 정하고 이를 수집하다 쌓이는 지식과 우연, 인연은 세상을 살아갈 때 힌트가 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임스의 파이버글라스 체어를 시작으로 세계의 수많은 가구를 접했고, 10년가량 의류 디자이너로 직장생활을 했던 나는 결국 빈티지 가구 숍을 운영하게 됐다. 집도 내가 운영하는 숍처럼 다채로운 빈티지 가구로 채워졌다. 집을 실험실 삼아 숍과 창고를 채운 수많은 가구를 들이고 내보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파 하나를 바꾸기 위해 수일 또는 몇 달씩 고민하지만, 나는 일 년에도 몇 차례씩 수레를 끌고 다니며 덩치 큰 가구를 바꿀 수 있었다.
반복적으로 접할 수밖에 없던 디자이너의 명성과 역사, 배경은 오히려 가구에 싫증 내는 단초가 됐다. 하지만 눈앞에 놓인 사물의 만듦새에 집중하니 이 세계가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다. 미지의 세계와 닿은 것처럼 처음으로 임스의 파이버글라스 체어를 만졌을 때 느꼈던 원초적 감정 그리고 부연 설명 없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가구를 찾아 헤맸다. 수년 동안 해외 딜러들을 만나며 나눈 대화는 공간을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지를 알려준 교양서가 됐음은 물론이다. 며칠 전에는 고심 끝에 20세기 초반에 만들어진 책장을 구매했다. 어디서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칸칸이 다른 문양이 조각돼 책장 스스로 이야깃거리를 잔뜩 품은 디자인이었다. 내 수집 역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박지우
빈티지 가구 숍 ‘오드플랫’ 대표. 최근 빈티지 오브제를 아카이빙하는 ‘뉴폼온리’를 론칭했다. Credit
- 에디터 윤정훈
- 아트 디자이너 김강아
- 디지털 디자이너 오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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