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한 디자이너 레아 메스트레의 아틀리에 || 엘르코리아 (ELLE KOREA)
CULTURE

'펀'한 디자이너 레아 메스트레의 아틀리에

파리 근교 베르농에 자리한 프랑스 디자이너 레아 메스트레의 작업실에 가다

ELLE BY ELLE 2023.05.19
 
자주 사용하는 재료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둔 플라스틱 캐비닛. 석고로 만든 핑크색 명패는 위트 넘치는 아티스트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자주 사용하는 재료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둔 플라스틱 캐비닛. 석고로 만든 핑크색 명패는 위트 넘치는 아티스트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파리 근교의 작은 도시 베르농(Vernon). 이곳에 장난기 가득한 표정만큼 작품마다 유머와 익살, 넘치는 상상력을 선보여온 1992년생 프랑스 디자이너 레아 메스트레(Lea Mestres)의 작업 공간이 있다. 파리 카펜터스 워크숍 갤러리(Carpenters Workshop Gallery), 갤러리 센 위베르트(Galerie Scene Ouverte) 등에서 개인전을 열고 마이애미, 바젤 등 여러 디자인 페어에 작품을 출품해 디자인과 제작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레아는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디자인 아카데미(Design Academy Eindhoven)를 졸업하고 프랑스로 돌아와 자신의 이름을 건 스튜디오를 오픈했다.
 
사랑스런 캔디 컬러의 오데트(Odette) 램프.

사랑스런 캔디 컬러의 오데트(Odette) 램프.

그녀의 상상력으로 빚어진 작품들은 한마디로 놀랍다. 사람 키 높이를 훌쩍 넘는 거대한 조명 속으로 들어가면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기분마저 든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미소 짓게 하는 힘이 있다.
 
거울 모자이크 작업을 통해 니키 드 생 팔(Niki de Saint Phalle)을 오마주한 퀸 체어(Queen Chair).

거울 모자이크 작업을 통해 니키 드 생 팔(Niki de Saint Phalle)을 오마주한 퀸 체어(Queen Chair).

세련된 디자인 피스로 정의된 작품들의 심각한 분위기나 다소 남성적 느낌을 지양해요. 제 성격과 추구하는 세계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작품을 선보이고 싶거든요. 세련되고 우아한 스타일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2022년 마이애미 디자인 페어에 선보인 아바(Ava), 딕시(Dixie) 램프와 버블 체어(Bubble Chair).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2022년 마이애미 디자인 페어에 선보인 아바(Ava), 딕시(Dixie) 램프와 버블 체어(Bubble Chair).

즐겁고 행복해지며, 컬러플한 기분이 드는 작업, 이것이 레아가 정의하는 자신의 디자인 세계다. 주로 패션과 선배 아티스트들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는 레아는 어릴 적 엄마가 입었던 겐조의 정글 패턴과 컬러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스페인 피게레스(Figueres)에 있는 살바도르 달리 박물관의 지붕 위 달걀 장식과 테라코타 벽에 붙은 브리오슈, 가우디의 건축물, 니키 드 생 팔(Niki de Saint Phalle) 특유의 컬러와 유머러스한 표현법, 웬들 캐슬(Wendell Castle)의 가구에서 빚어지는 강력한 비대칭성과 긴장감…. 이런 요소들은 오늘날 레아의 디자인 세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다.
 
아틀리에 마당에 놓인 프로토타입 의자.

아틀리에 마당에 놓인 프로토타입 의자.

디자인 스케치부터 제작 마감까지, 모든 과정을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레아는 아이디어를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긴다. 처음 생각과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과정에서 자유를 느끼기 때문. 암체어나 벤치 제작이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를 3D로 변환시키는 작업이라면, 조명은 평소 좋아하는 조각과 질감, 색을 자유롭게 믹스하는 일종의 프리스타일이다.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컬러나 형태가 바뀌고 발전해 나가기 때문에 저절로 이야기가 생긴다. 즉흥적이면서도 충동적인 과정을 통해 캐릭터를 간직한, 때때로 터무니없이 큰 오브제가 탄생하기도 한다.
 
손 안에 쏙 들어오는 미니어처 버블 체어.

손 안에 쏙 들어오는 미니어처 버블 체어.

레아는 2021년 파리 개인전 〈Sister Sister〉에서 선보인 램프에 미셸(Michelle), 나논(Nanon), 마하(Maha) 같은 할머니 이름을,  2022년 마이애미 디자인 페어에 선보인 램프엔 한나(Hannah), 아바(Ava), 딕시(Dixie)같이 미국의 쿨 걸을 대변하는 이름을 붙였다. 이름을 붙이고 캐릭터를 상상하며 작업하는 과정은 새로운 삶과 이야기를 불어넣어줄 뿐 아니라 작업 과정도 수월하게 만든다.
 
모자이크 램프는 테스(Tess)

모자이크 램프는 테스(Tess)

레아는 작업할 때 자신에게 어떤 제한도 주지 않는다. 대략의 스케치가 나오면 먼저 형태를 조각한 다음 자신만의 레서피로 만든 석고로 조금씩 덮어나간다. 손으로 빚으며 각각의 작품에 개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렇게 빚어진 색과 질감은 레아의 즐거운 아이덴티티가 된다. 최근 진행 중인 모자이크 작업은 세세한 디테일의 반복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베르농의 추운 겨울을 날 수 있는 정신적 여유를 더해준다고. 조금 더 따뜻한 미래의 아틀리에를 꿈꾸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신난다.
 
블루 컬러의 톤 온 톤 램프는 다리아(Daria)

블루 컬러의 톤 온 톤 램프는 다리아(Daria)

 
레아가 앉은 램프가 달린 거대한 의자는 옥타브(Octave).

레아가 앉은 램프가 달린 거대한 의자는 옥타브(Oct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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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컨트리뷰팅 에디터 김이지은
    사진 James Nelson
    아트 디자이너 김민정
    디자인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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