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새하얀 면과 수많은 직선이 수직 교차하는 집
비주얼 디렉터 조미연이 만들어 낸 가장 미니멀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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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오크우드 컬러의 책장으로 한 벽면을 채운 거실.

벽에 걸린 작품은 섬유예술가 윤정희의 ‘텐션(Tension)’.
예전 집은 맥시멀리즘에 가까웠어요. 온갖 물건에 둘러싸여 살았죠.
4년 전, 서울 신당동에 문을 연 더 피터 커피는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싶다던 절친한 친구가 클라이언트였다. 
복도 끝에 놓인 의자는 럭셔리 아이템과 일상용품을 결합해 독특한 결과물을 선보이는 아티스트 사라 콜먼(Sarah Coleman)의 작품. 프라다 백으로 만든 폴딩 체어다.
동양적 모티프를 넣고 싶다고 하기에 함께 교토 여행에 나섰어요. 경주와 부산도 다녀왔습니다. 고재와 고가구, 대들보를 닮은 천장 디테일까지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접목하려고 했어요. 돌 소품과 콩자갈 바닥 등 함께한 여정에서 골라낸 아이디어가 더 피터 커피의 곳곳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때만 해도 서울에서 콩자갈 바닥은 흔하지 않았죠.

선과 면의 다중적이고 경쾌한 교차. 마이너스 몰딩부터 구멍을 뚫어 매립한 실링 램프까지. 실내 구조를 이루는 요소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테두리를 없앴다.

플로어 램프는 루미나(Lumina)의 다피네 테라(Da Phine Terra). 소파는 볼리아(Bolia)의 코시마(Cosima).

수납공간의 정교한 그리드가 돋보이는 안방.
아침 10시에 만나 저녁 7시가 될 때까지 작품을 설치하더라고요. 실로 구조물 전체를 겹치지 않게 감아야 하는 작업이었죠. 작품을 들일 땐 작가의 성품과 성향도 알게 돼요. 우리 집과 너무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도 그 작가의 결이 우리와 맞지 않으면 그 작품을 집에 들이고 싶지 않아요.

양면형 슬라이드 미러 월. 다이닝 룸부터 아이들의 공부방까지 오가며 공간을 다양한 방식으로 나누고 합친다.

직관적이고 호불호가 강해서 항상 임팩트 있는 공간을 지향해 왔어요. 하지만 저희 집을 작업할 때는 조금 달랐죠. 가족과 함께하는 집은 각자 다른 사람들, 각각의 만족도를 극대화해야 하는 공간이니까요. 가족의 바람을 적용하다 보니 점점 더 단순한 집이 됐어요. 내가 이렇게까지 미니멀하게 만들 수 있는 집은 우리 집뿐일 거예요.

Credit
- 에디터 이경진
- 사진 김재훈
- 아트 디자이너 박한준
- 디자인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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