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변화에 주목하라!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배우는 똑똑한 재테크 마인드_돈쓸신잡 #76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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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변화에 주목하라!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배우는 똑똑한 재테크 마인드_돈쓸신잡 #76

박지우 BY 박지우 2022.12.15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화제다. 20% 가까운 시청률을 찍으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기록까지 제쳤다. 이 작품의 테마는 복수다. 주인공 윤현우(송중기)는 대한민국 재계 1위 순양그룹을 위해 기계처럼 일을 하지만, 암투에 휘말리며 영문도 모른 채 목숨을 잃는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윤현우는 진도준으로 환생한다. 진도준은 순양그룹 창업자 진양철 회장의 막내 손자다. 즉, 시간을 거슬러 올라 자신을 죽인 가문의 자손으로 환생한 것이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는 진도준 입장에선 순양그룹을 흔드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다. 정답지를 알고 싸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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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포인트 중 하나는 실존 인물 혹은 실제 사건을 연상하게 하는 모티브적 요소가 수시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진양철 회장은 반도체 사업을 포기하자는 참모들의 의견을 일축하며 이렇게 말한다. "반도체는 우리 순양의 미래 먹거리다. 뭐 반도체가 돈이 되냐고? 하...그게 내 눈에만 보이는기가?" 이 대사에서 삼성을 떠올리지 않기는 어렵다. 진양철 회장의 라이벌인 주영일 회장 역시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가 롤모델이라는 점도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 한보철강 부도, IMF 사태, 금 모으기 운동, 밀레니엄 버그, 닷컴 버블 등 대한민국을 흔들었던 실제 사건이 등장한다. 이 모든 이슈를 미리 알고 있는 진도준 입장에선 돈을 버는 건 너무나 쉽다. 그는 미라클 인베스트먼트라는 투자사를 차린 후 조금씩 순양그룹을 파고드는 중이다. 그래서 이 작품 안에는 투자와 관련한 인사이트도 곳곳에 등장한다.
 

거리의 간판에 힌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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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준의 투자 파트너인 오세현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투자를 결정하기 전 꼭 보는 커닝 페이퍼가 있다. 숫자 복잡한 애들 말고 한눈에 들어오는 실물경제지수. 간판만 보면 시장의 흐름, 소비자의 니즈, 산업의 전망이 다 보인다." 이 말을 들은 진도준은 거리에 PC방 간판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E-스포츠 산업 투자를 결정한다.
이처럼 실제로도 "생활 속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찾아라"라고 말하는 투자 구루는 많다. 대표적인 인물이 피터 린치다.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펀드 매니저 피터 린치는 주식 투자에서만큼은 증권맨보다 일반인이 더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증권맨은 당장의 펀드 수익률에 매달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야가 좁지만, 일반인은 아무런 편견 없이 일상 속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피터 린치 본인 역시 아침 출근길마다 많은 직장인이 어떤 가게에서 도넛과 커피를 사 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다른 도넛 가게보다 유독 그곳이 장사가 잘 됐다. 가게의 이름은 던킨 도넛이었다. 피터 린치는 그 이후로 던킨 도넛에 대해 집요하게 공부했고, 실제로도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확인한 후 투자를 결정했다. 그는 이 투자로 10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거리에서 유독 눈에 많이 들어오는 간판, 웨이팅이 긴 식당, 대형마트 매대, 사람들의 옷차림 등 생활 속 곳곳에 투자 아이디어는 넘쳐흐른다. 누군가에겐 이런 풍경이 큰 의미가 없는 그저 그런 일상이겠지만, 레이더를 켠 사람들에겐 다르게 보일 것이다.
 

광기의 역사 '뉴데이터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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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준은 순양백화점을 차지하기 위해 뉴데이터테크놀로지라는 기업을 활용한다. 미래에서 온 그는 이 기업의 주가가 무섭게 치솟은 후 끔찍하게 추락할 것이란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순양백화점 대표인 진화영이 이 종목에 투자하도록 유도한다. 결국 욕망에 사로잡힌 진화영은 백화점 공금까지 횡령해 뉴데이터테크놀로지에 몰빵을 했지만, 주가가 폭락하면서 무너진다.
드라마 속 뉴데이터테크놀로지 사태 역시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한다. 1999년 당시 우리나라엔 닷컴 열풍이 거셌다. 실제론 실체도 불분명한 기업이지만 '인터넷'과 관련한 사업을 한다는 소식만으로도 거액의 투자금이 몰리던 시기였다. 그렇게 부풀어 오른 닷컴 열풍은 결국 2000년이 되자 빵 터졌다. 오직 기대감만으로 급격히 치솟았던 주가는 폭락했고, 개인 투자자들은 눈물을 흘렸다. 닷컴 버블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기업이 새롬기술이다. 뉴데이터테크놀로지의 모티브가 된 기업이 바로 새롬기술이다. 1993년에 설립된 새롬기술은 199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당시 주가는 1890원이었다. 그 뒤로 주가는 쉼 없이 올랐고, 2000년 초에는 28만 2000원이 됐다. 약 7개월 동안 주가가 150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새롭기술의 몸값은 한때 삼성전자를 추월할 정도였다. 지금 돌아보면 말 그대로 광기에 가깝지만, 그때 당시 많은 사람에겐 새롬기술은 자신의 신분을 바꿔줄 신세계 그 자체였을 것이다. 하지만 광기로 치솟은 주가는 반드시 터진다. 새롬기술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놨다. 또한 경영진들의 분쟁과 분식회계 이슈까지 연달아 터졌다. 우주로 향할 것 같이 치솟았던 주가는 한방에 지하실로 추락했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그 안에 패턴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의 역사를 돌아면 뉴데이터테크놀로지(새롬기술)와 비슷한 케이스는 셀 수 없이 많다. 또한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이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고, 사람들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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