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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정말 수단일 뿐일까? #돈쓸신잡

당신이 돈에 대해 지녀야 할 사려 깊은 태도 네 가지.

프로필 by 조성준 2024.05.02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정말 많다!” 물론, 이 생각이 틀린 건 아니다. 세상엔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바꿔 생각해보자. 돈으로 해결 불가능한 문제와 해결 가능한 문제 중 어떤 것이 더 많을까? 압도적으로 후자가 더 많을 것이다. 또한 전혀 돈 문제로 보이지 않는 어떤 갈등도 자세히 뜯어보면 결국엔 돈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누군가는 또 이렇게 말한다. “돈은 그냥 수단일 뿐이야. 돈 자체가 목적은 아니지.” 당연히 이 생각에도 나는 동의한다. 맞다. 돈은 수단이다. 그런데, 수단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 아닌가? 많은 사람은 돈보다 중요한 것으로 가족과 건강을 꼽는다. 돈은 가족과 건강을 지키는 아주 강력한 수단이다. 돈은 수단이기 때문에 안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래서 중요하다. 우리는 돈을 존중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글에선 돈에 대한 사려 깊은 태도에 관해 이야기를 해보겠다.

내가 얼마를 지출했는지 가늠하고 있어야 한다
신용카드 내역서를 보고 ‘어, 내가 이렇게 돈을 많이 썼다고?’라며 놀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유 불문하고 이렇게 놀라는 것 자체가 이미 돈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소비를 적게 하든 혹은 많이 하든 상관없이 내가 이번 달에 어느 정도를 지출했는지는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있어야 한다. 체크카드가 아니라 신용카드를 쓰고 있다고 하더라도 현금 지출 흐름에 대해선 꿰고 있는 것이 좋다. 직장인이라면 본인이 한 달에 얼마를 버는지는 알고 있다. 월급은 예상할 수 있는 소득이니까. 하지만, 얼마를 지출할지는 좀처럼 예상하지 못한다. 이런 것들이 결국 과소비 악순환을 형성한다. 그 결과 통장은 금세 텅텅 빈다.

내 돈이 중요하면, 타인의 돈도 중요하다
시간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사람은 단순히 게으른 것을 떠나서 타인의 시간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이다. 4명과 약속을 했는데, 20분 지각하면 이 사람은 타인의 시간 80분을 훔친 셈이다. 이런 사람들은 결국 신뢰를 잃는다. 내 시간이 중요하면 타인의 시간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돈 역시 마찬가지다. 돈에 대한 사려 깊은 태도는 내 돈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돈에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 타인의 돈이 아깝다는 것을 알아야 내 돈도 똑같이 소중하게 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나쁜 태도는 내 돈 아까운 건 알면서, 타인의 돈에 대해선 마치 ‘공짜 점심’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검소함과 인색함을 구분하지 못한다. 인색한 본인을 검소한 사람이라고 여긴다. 그들은 결국 돈을 아끼려다가 사람을 잃는다.

돈을 자식으로 생각하고, 좋은 곳에 유학을 보내라
돈을 자식이라고 상상해보자. 부모로서 자녀에게 해줄 수 있는 가치 있는 일 중 하나가 바로 교육이다. 처음은 부모가 직접 품고 교육하겠지만, 나중엔 결국 독립시켜서 유학까지 보낼 수도 있다. 돈에 대해서도 똑같이 생각하는 것이 좋다. 처음엔 일단 모으는 것이 필수다. 돈 모으는 데는 왕도가 없다. 불필요한 지출을 자제하며 부지런히 모은다. 그렇게 어느 정도의 돈을 모았다면 이젠 돈을 좋은 곳으로 유학 보낼 차례다. 거기에서 돈이 알아서 일하고 가치를 만들어내도록 한다. 예를 들어 미국 우량 기업에 투자하거나 고금리 예·적금 상품에 가입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돈은 무조건 꼭 끌어안기만 한다고 능사는 아니다. 자녀가 언젠간 성인이 된 후에 독립하듯 돈 역시 넓은 세상을 나아가야 한다.

자본주의에 맞서지 말라
워런 버핏은 전 세계 투자자들을 상대로 이렇게 조언했다. 아니, 경고했다. “절대로 미국에 반대로 투자하지 말라” 이 말을 더 넓게 해석하면 “자본주의에 맞서지 말라”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미국이라는 시장이 결국 자본주의 그 자체니까. 섣불리 자본주의에 맞서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 당연하다.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지금 이곳이 바로 자본주의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에 맞선다는 것 어떤 것인가? 반자본주의적인 생각을 갖고 사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부자들은 기본적으로 악하다’ ‘투자가 아니라 땀을 흘려서 번 돈이 가치 있는 돈이다’ ‘주식, 부동산으로 돈 버는 건 투기다’ ‘불로소득은 국가에서 규제해야 한다’ 모두 자본주의에 역행하는 생각들이다. 이런 생각에 골몰하는 사람에겐 결국 돈이 달라붙지 않는다. 자본주의에 맞서는 사람에게 자본이 붙을 가능성은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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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박지우
  • 글 조성준
  • 사진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