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와 지붕 아래에서의 미각 여행 || 엘르코리아 (ELLE KOREA)
LOVE&LIFE

기와 지붕 아래에서의 미각 여행

기존 한옥에 각각 이끼 중정 또는 물소리, 컬러감을 더해 새로운 시도를 보인 레스토랑과 카페.

이경진 BY 이경진 2022.09.08
 

MANGATA

삼청동 블루 보틀에서 작은 골목으로 꺾어 좁은 길로 들어서면, 왁자지껄한 번화가 기운이 훅 꺾이며 고즈넉한 기운이 느껴진다. 묵직한 검은색 철제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한옥의 중정과 활짝 열린 하늘을 만나게 만나는데, 이 중정에는 이끼와 돌바닥, 나지막한 나무들이 산다. 이토록 이질적인 장면은 스칸디나비아 레스토랑인 만가타의 코스 요리 속의 기승전결을 축약한 것. 만가타의 한옥은 셰프의 요리 철학을 표현한다. 한옥은 따뜻한 재료와 차가운 재료, 거칠면서도 따뜻한 감성, 이질적인 식재료의 혼합으로 새롭게 탄생하는 그의 메뉴와 닮았다. 한옥의 나무 구조를 부분적으로 남겨두고 노출 콘크리트 벽면과 테라조 바닥으로 마감해 현대적인 재료를 더했다. 서까래를 비롯한 천장의 나무 구조 아래에는 금속 몰딩을 곁들여 여러 층으로 시대와 재료를 쌓은 공간.
인스타그램 @kdh_mangata
 
전통적이며 현대적인 재료와 구조를 혼합한 레스토랑 만가타.

전통적이며 현대적인 재료와 구조를 혼합한 레스토랑 만가타.

 
 
 

TIDE WATER

고즈넉한 서촌 골목길 사이에 문을 연 한옥 카페 ‘타이드 워터’의 이름은 한옥이 지니고 있던 기와 색깔에 착안해서 지었다. 푸른색 기와가 눈에 소담스럽게 깔려 있던 작은 게스트하우스를 개조해 재탄생한 카페는 작은 한옥에 과거의 유산과 현대의 취향을 잘 버무렸다. 전통적인 한옥의 문법을 작은 부분에서부터 조금씩 틀어서 변주했는데 한옥이라면 으레 중앙에 두는 출입구를 오른쪽으로 밀어 ‘ㅁ’자로 진입로를 만든 것이 눈에 띈다. 작은 한옥에도 건축적 산책로를 그려 좀 더 천천히 공간이 가진 분위기를 즐기도록 유도한다. 벽처럼 넓은 면적의 미닫이문 뒤에선 조르륵 떨어지는 물소리가 방문자를 반긴다. 출입문 뒤의 벽면에서 레일을 따라 흐르는 물 줄기를 땅속으로 연결해 중정의 작은 연못으로, 작은 연못에 물이 차면  다시 더 작은 수조로 흐르며 순환한다. 공간에 음악 아닌 청각적인 요소를 더하고 싶은 의도에서 탄생한 장치다.
인스타그램 @tidewatersc
 
천천히 거닐며 공간을 만끽할 수 있는 작은 한옥, 타이드 워터.

천천히 거닐며 공간을 만끽할 수 있는 작은 한옥, 타이드 워터.

 
 
 

WARP WARP

강릉에 경쾌하고 미래적인 한옥이 등장했다. 오죽헌 근처에서 생경한 분위기로 시선을 사로잡는 카페 ‘워프 워프’는 전통 한옥을 패셔너블하게 개조했다. 잿빛에 가까운 색채의 기와와 연결되도록 서까래 구조는 남기고 내외부 벽면과 천장, 바닥을 모두 가벼운 회색으로 칠한 뒤 차갑게 반짝이는 스틸 소재의 벽과 기둥을 새로 넣었다. 균일한 폭으로 점점이 놓아둔 마당의 스툴과 프런트 데스크를 형광 초록에 가까운, 눈이 시릴 만큼 높은 채도의 초록색을 선택해 공간의 활기를 극대화했다. 전통가옥에 이토록 자유분방한 색채를 배치한 워프 워프의 흥미로운 시도는 오픈과 함께 인스타그램 성지가 되는 데 한몫했다.
인스타그램 @warpwarp.kr
 
한옥의 흥미로운 시도, 강릉 오죽헌의 워프 워프.

한옥의 흥미로운 시도, 강릉 오죽헌의 워프 워프.

 

Keyword

Credit

    에디터 이경진
    사진 최용준/ 김윤정
    디자인 김희진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