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세 달 동안의 고심 끝에 제작진이 결정한 MC는 바로 김신영이었습니다. 故 송해 이전에도 이후에도 줄곧 남성 MC가 마이크를 잡을 것이라 여겨졌고, 실제로 거론된 것도 모두 남성이었지만 KBS의 선택은 매우 의외였죠.

김신영 인스타그램
김신영의 이력을 살펴 볼게요. 2003년 SBS 7기 개그맨 공채 시험에 합격하며 데뷔한 후 각종 공개 코미디와 버라이어티에서 활동했는데요. 부캐릭터 '둘째 이모 김다비'로 낸 음원도 히트했죠. 올해 개봉한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는 제법 비중 있는 역할로 배우 변신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진행 경력도 적지 않아요. 12년차 라디오 DJ로, 10년 째 맡고 있는 MBC FM4U 〈정오의 희망곡〉은 단독 청취율 1위를 기록한 적도 있습니다. MBC M의 음악 프로그램 〈쇼! 챔피언〉의 MC도 잠깐 했었죠. 아직 〈전국노래자랑〉처럼 인지도도 높고 역사도 오래된 프로그램을 이끈 적은 없습니다.

김신영 인스타그램
그의 강점은 거의 인류학자 급의 관찰력과 표현력, 순발력인데요. 미리 짜여진 콩트 말고도, 김신영이 버라이어티에 강한 이유입니다. 프로그램의 주 타깃층인 어르신들에게 얼굴이 익은 연예인이기도 하니, 〈전국노래자랑〉과 결이 맞는 MC가 될 거란 기대감도 있죠. 예상됐던 후임 MC의 나이대보다 다소 어린 편이긴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손녀처럼 예쁨을 받을 것 같아요.
〈전국노래자랑〉을 이끌게 된 김신영은 “프로그램과 함께 자라온 제가 후임 진행자로 선정되어 가문의 영광”이라며 “앞으로 전국 팔도의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열심히 배우겠다. 전통에 누가 되지 않게 정말 열심히 즐겁게 진행하고 싶다. 말로 표현 못할 만큼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라고 했습니다.

이 소식과 함께 역시 '없는 것이 없는' MBC 〈무한도전〉에서 또 하나의 장면이 발굴됐습니다. 14년 전 김신영이 〈무한걸스〉 멤버들과 함께 출연해 원더걸스의 'So Hot'을 부르는 대목에서 '분위기 딱 전국노래자랑'이라는 자막이 등장한 거예요. 그가 〈전국노래자랑〉 MC가 될 걸 예상이라도 한 것처럼 말이죠. 모두의 호응 속에 10월16일부터 '일요일의 여자'가 되는 김신영이 최장수 MC 기록을 다시 세울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