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브로커>의 여자들_요주의여성 #62
‘함께’여서 더 좋은 배두나, 이지은,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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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로커>의 이지은

영화 <브로커> 스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브로커>를 “생명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합니다. 깊은 통찰력과 섬세한 연출로 소외된 이들의 삶을 그려내는 그는 이번 영화에서 ‘베이비박스’를 소재로 했습니다. 극장에서 확인한 작품은 예상보다 낙관적이고 여러 차례 웃음을(눈물도) 자아냅니다. 미혼모, 인신매매, 입양 등 여러 날카로운 이슈를 건드리면서도 온기를 잃지 않는 영화는 끝나고 난 뒤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어떻게 이렇게 모았을까’ 싶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은 과연 영화의 백미. 일단 믿음직한 두 배우 송강호, 강동원이 공기처럼 나무처럼 존재하며 뒤를 받쳐줍니다.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맡긴 엄마, 미혼모 ‘소영’ 역을 맡은 이지은(아이유)은 서사의 중심에 있는 어려운 캐릭터를 강단 있게 소화했습니다. 지치고 날 서 있던 그가 미묘하게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관객의 마음에도 잔잔한 파동이 일어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훌륭하게 느껴진 연기는 ‘브로커 일당’을 좇는 형사 ‘수진’ 역의 배두나. 푸석한 민낯으로 등장한 그는 좁은 차 안에서 손짓과 독백만으로 밀도 높은 장면을 만들어냅니다(배두나의 연기가 아니었다면 영화의 결말부, 수진의 선택이 그렇게 가슴에 와 닿지 않았을 거예요). 배두나와 콤비를 이루는 이주영은 영화에 기분 좋은 에너지를 더합니다.

영화 <브로커>의 이지은

영화 <브로커>의 배두나
<브로커>에 관련된 배우들의 여러 매체 인터뷰를 보면 그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이 작품에 다가갔는지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이지은은 상처 많은 인물 ‘소영’을 이해하기 위해 고레에다 감독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졌다고 하죠. “10대 때부터 연을 이어가고 있는 보육원의 친구가 이 영화를 봤을 때 어떤 마음일까 생각하게 되더라. 혹시라도 나의 이런 표현이 그 친구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계속 생각했다”라는 인터뷰만 봐도 이번 작품에 담긴 마음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정상의 대중가수 아이유인 동시에 어둠과 고뇌를 지닌 캐릭터를 표현할 줄 아는 배우 이지은, <브로커>를 통해 또 한 번 이 특별한 아티스트의 성장에 놀라게 됩니다.
배우들이 서로를 향해 전하는 우정 어린 코멘트도 눈길이 갑니다. 아이유는 처음에 출연 제안을 받고 배두나와 상의했으며, 칸에 다녀온 후 배두나에게 받은 장문의 문자를 보고 눈물이 났다고 밝혔죠. 이주영 배우 역시 촬영을 하면서 배두나와 많은 얘기를 나누며 가까운 관계가 됐다고 합니다. 배두나는 인터뷰마다 두 후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지은 씨도, 주영 씨도 자꾸 마음이 간다. 내 코가 석 자인데 말이다”라고 전합니다. 스크린 너머 피어난 세 여성의 ‘친목’이 흥미롭고 귀하게 느껴집니다.

영화 <브로커> 현장 스틸 속 이주영, 배두나, 이지은
영화 속에서 이지은의 대사 중 ‘선의’라는 말이 나옵니다. 저에게 이 영화는 ‘선의’가 빛나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생명에 대한 메시지, 감독과 배우 간의 믿음과 존중, 캐릭터를 대하는 배우들의 진실함, 이 영화를 볼 관객들에 대한 사려 깊음… <브로커>가 전하는 ‘선의’가 관객들의 마음에도 스며들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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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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