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여정’_요주의여성 #60 || 엘르코리아 (ELLE KOREA)
SOCIETY

멈추지 않는 ‘여정’_요주의여성 #60

열심히 일하고 나답게 삽시다. <뜻밖의 여정>의 윤여정처럼.

김초혜 BY 김초혜 2022.05.30
배우 윤여정 @GettyImages

배우 윤여정 @GettyImages

 tvN 〈뜻밖의 여정〉 포스터

tvN 〈뜻밖의 여정〉 포스터

 1947년생. 우리 나이로 올해 76세인 배우 윤여정은 지난해 우리가 목도한 기념비적인 순간의 주인공입니다. 영화 〈미나리〉로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한 데 이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는 ‘대 사건’을 일으켰지요. 수상 자체도 놀라운 뉴스지만 세계가 지켜보는 무대에 올라 자신만의 화법으로 소감을 전하며 ‘역시 윤여정!’이란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그로부터 1년 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시상자로 초청받아 다시 한 번 영광의 무대에 오르게 된 윤여정의 미국행을 담은 tvN 〈뜻밖의 여정〉이 방영 중입니다. 이미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춘 PD 및 스태프, 배우 이서진이 동행한 예능 프로그램. 어제 방송된 4화에서는 본격적인 시상식 준비 과정과 행사 당일의 상황이 그려지며 흥미를 더했죠.  
 
그러나 〈뜻밖의 여정〉의 묘미는 LA의 이국적인 풍광이나 시상식 뒷얘기에만 있지 않습니다. 일단, 윤여정 배우의 소소하면서도 흥미로운 면모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와 사과 1/4쪽으로 간단한 식사를 하고 스트레칭으로 몸을 푸는 모습, 바나나와 우유, 베리류를 넣어 갈아 만든 스무디를 즐겨 먹는 등 오랜 시간 ‘모던 레이디’의 몸에 밴 라이프스타일이 자연스레 공개됩니다.            
 
76세 현역 배우로서 빈틈없이 일하는 모습 또한 인상적입니다. 애플TV+ 〈파친코〉 홍보 인터뷰를 위해 예상 질문과 영어 답변을 꼼꼼히 준비한 모습은 그가 얼마가 성실한 직업인인지 알 수 있게 해주죠. 해외 매거진 커버 화보 촬영기를 담은 3화에서 윤여정은 촬영 내내 뭘 먹거나 마시지도 않은 채 온 힘을 다해 집중합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본인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면서도 창작자의 디렉션을 존중하는 ‘내공 깊은 일잘러’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본격적인 오스카 뒷얘기가 나온 4화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후보에 오른 배우들의 이름을 정확히 발음하기 위해 노력하고, 청각 장애인 배우 트로이 코처를 위해 미리 ‘수화’로 축하 인사를 연습하는(그로 인해 시상식 날 가슴 훈훈한 명장면이 탄생했지요) 윤여정. 뜻밖에 찾아온 영광에 취하거나 들뜨는 대신,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진심을 다해 주어진 ‘일’을 해내는 데 집중하는 프로의 모습이 있을 뿐입니다.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수상 배우 트로이 코처와 함께 @GettyImages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수상 배우 트로이 코처와 함께 @GettyImages

〈뜻밖의 여정〉에서 실로 뜻밖의 즐거움을 주는 건, 윤여정 배우의 ‘사람들’입니다. 〈미나리〉 시나리오를 전해준 장본인이자 자청해서 매니저 역할까지 하고 있는 프로듀서 이인아를 비롯해 숙소에 하나 둘 모여드는 다양한 직업과 나이대의 지인들. 사람을 끌어 모으는 윤여정 배우의 인간적 매력에 다시 한번 놀라며 ‘이런 교류, 이런 소통이야말로 그를 늘 젊고 열려 있게 만드는 비결이었구나’ 짐작하게 합니다.
 
그중에서 동생 친구 ‘정자(정자 김 울프)’씨는 60대 나이에도 꾸밈없고 호기심 넘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죠. 에미상을 수상한 베테랑 애니메이터인 그가 윤여정에 대해 직접 쓰고 낭독한 말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Yuh-jung shows us that we are never too old to accomplish big things(여정 언니가 보여줬어요. 무언가를 이루기에 우리가 결코 늙지 않았다는 걸요).”
 
세계의 찬사를 받고 오스카 트로피를 들게 된 배우 윤여정의 ‘뜻밖의 여정’은 무엇보다 ‘여정을 멈추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일. 60세, 70세가 넘은 뒤에도 인생은 계속되며 어쩌면 그때가 내 삶의 전성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이는 얼마나 우리를 독려해주는 메시지인가요. 혹시 무언가 시작하거나 도전하기에 늦었다는 마음이 드나요? “인생은 (열심히) 살아볼 만한 것”이라는 윤여정 배우의 말을 믿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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