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오리지널 〈소년심판〉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 다소 충격적인 카피로 시선을 모았던 드라마는 예상보다 훨씬 묵직하고 사려 깊은 작품이었습니다. 실제 사건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 사회 소년범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시리즈. 신중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소년범죄 이면에 존재하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을 끄집어내며 시청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이렇게 의미 있는 고민을 불러일으키는 드라마를 만난 게 얼마 만인지. 제작진과 배우들이 이 작품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저절로 느껴진다고 할까요. 드라마를 준비하며 김혜수 배우는 실제로 소년 재판을 참관하고 판사들을 만나보기도 했다죠.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그는 말합니다. “당연히 다른 작품을 할 때도 최선을 다하지만, 이 작품의 경우는 현장에서 서 있을 기운이 없을 정도로 준비하고 나갔다. (중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버틸 수 있었던 건 이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 메시지였다. 제대로 잘 만들어져서 많은 분이 공감하고 인식이 조금이라도 달라질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이 너무 컸다.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잘해내고 싶었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

영화 〈내가 죽던 날〉
그리고 〈소년심판〉의 ‘심은석’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던 김혜수의 모든 것이 더해진 캐릭터이자,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김혜수이기도 합니다. 책상에 피해자의 사진을 붙여 두고(김혜수 배우의 아이디어!), 아들을 잃은 어머니에게 직접 만든 도시락을 전하고, 폭력 당한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부당한 지시를 하는 상사에게 목소리를 높이고, 찢어진 마음을 붙잡고 냉철한 얼굴로 재판장에 서는… 검은 수트 한쪽 주머니에 손을 넣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뒷모습까지… 심은석의 모든 순간에 집중하게 하는 배우 김혜수의 힘.

〈엘르〉 2019년 1월호 커버 Photo by 김영준
김혜수는 동료 배우나 스태프들에게 아낌없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로도 유명합니다. 좋은 작품을 선보인 동료나 제작진에게 꼭 문자를 보내고, 눈 여겨 본 신인들의 이름을 기억했다가 추천하는 등 많은 이들이 김혜수에게 받은 감동에 대해 증언했지요.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자기도 모르게 동료의 손을 붙잡고 끌어안아 주게 된다는 사람. 이번에는 김혜수 배우에게 그 푸근한 마음을 돌려주고 싶어요. 넘치는 응원과 축복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다시 한번 당신의 연기와 진심에 감동받았다고, 김혜수가 김혜수여서 고맙다고요.
+〈소년심판〉에서 김혜수의 심은석 외에도 나근희 판사(이정은), 참여관 주영실(이상희 배우), 임산부로 나오는 주임 우수미(박지연) 등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하는 다양한 여성들이 존재하는 게 좋았어요. 〈소년심판〉 시즌2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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