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나 만들기'의 줄리아 가너_요주의여성 #47 || 엘르코리아 (ELLE KOREA)
SOCIETY

'애나 만들기'의 줄리아 가너_요주의여성 #47

문제적 인물 ‘애나 델피’를 연기한 주목할 배우, 줄리아 가너.

김초혜 BY 김초혜 2022.02.18
 넷플릭스 오리지널  〈 애나 만들기〉의 줄리아 가너

넷플릭스 오리지널 〈 애나 만들기〉의 줄리아 가너

몇 년 전 뉴욕을 발칵 뒤집어 놨던 ‘가짜 상속녀’ 애나 소로킨을 기억하나요? 러시아 출신으로 ‘애나 델피’라는 가명을 사용하며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은 부유한 독일인 행세를 했던 여자. 값비싼 옷차림으로 뉴욕 사교계 명사들과 어울렸던 그녀는 고급 호텔에 머물면서 제대로 돈을 지불하지 않고 위조 서류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등 다수의 절도 및 사기 혐의로 구속되며 정체가 드러났죠. 재판을 받는 도중에도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해 남다른 ‘법정 패션’을 과시했던 이 알쏭달쏭한 인물이 다시금 화제의 중심에 올랐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나 만들기〉가 공개된 것.    
 
스타 프로듀서 숀다 라임스의 손에서 탄생한 〈애나 만들기〉는 애나 소로킨에 관해 보도했던 〈뉴욕 매거진〉 기사를 바탕으로 합니다. 시작 화면에 뜨는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완전히 꾸며낸 부분만 빼고요”라는 멘트처럼, 과연 이야기의 어디까지 진실이고 허구인지, 드라마를 보는 내내 의문이 들지요(알아본 바로는,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팩트였다는 것!)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과연 애나 소로킨이 이렇게 공들여 만든 시리즈의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인지, 이 허풍쟁이 사기꾼의 어떤 이면이 과연 조명할 만한지 고개를 갸웃하게 되긴 합니다. 하지만 애나 소로킨을 연기한 배우 ‘줄리아 가너’의 변신을 즐기는 데는 부족함이 없지요.   
 
 2021년 멧 갈라에 선 줄리아 가너 @ GettyImages

2021년 멧 갈라에 선 줄리아 가너 @ GettyImages

 넷플릭스 〈 오자크 〉의 줄리아 가너. 이 작품으로 에미상을 수상했다

넷플릭스 〈 오자크 〉의 줄리아 가너. 이 작품으로 에미상을 수상했다

색다른 개성, 흡입력 있는 배우 줄리아 가너

곱슬머리에 꽉 다문 입술, 개성적인 매력을 지닌 줄리아 가너는 넷플릭스 마니아 사이에서 ‘연기 잘하는’ 배우로 알려져 있습니다. 넷플릭스 범죄 스릴러 〈오자크〉에서 범죄자 집안에서 자란 거칠고 강한 캐릭터 ‘루스 랭모어’을 연기한 줄리아 가너. 이 시리즈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작은 체구로 뿜어내는 그의 흡인력 있는 연기를 잊지 못할 겁니다. 그의 존재감을 알린 또 다른 작품은 영화 〈어시스턴트〉. 영화사에 취직한 말단 여직원의 하루를 담은 이 영화에서 그는 〈오자크〉 속 폭발적인 연기와 다른, 꾹꾹 눌러 담은 섬세하고 절제된 연기로 영화계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난 못생기지 않았지만 할리우드 기준에 맞는 미녀도 아니죠. 이상하거나 다르게 생긴 애.” 어린 시절 내성적인 성격에 도움이 될까 하여 처음 연기 수업을 들었다는 그는 배우의 꿈을 꾸면서 본인이 아리따운 젊은 여배우들이 맡는 역할을 얻지 못할 거라고 알았다고 하죠. 실제로 ‘신데렐라’ 같은 역할이 찾아오지는 않았지만 그의 필모그래피는 흥미로운 가능성으로 채워졌습니다. 록 음악에 빠진 몰몬교 소녀(영화 〈일렉트릭 칠드런〉), 할머니와 함께 낙태 수술 비용을 구하러 다니는 십대(영화 〈그랜마〉) 등을 연기하며 ‘컬트 영화계의 유망주’로 불리기도 했죠. 그리고 〈오자크〉를 통해 2019년, 2020년 연속으로 에미상 TV 드라마 부분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 애나 만들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 애나 만들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 애나 만들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 애나 만들기〉

줄리아 가너가 말하는 애나 소르킨

당당히 시리즈 주연으로 발돋음한 줄리아 가너는 〈애나 만들기〉에서 확 달라진 비주얼로 시선을 붙듭니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화려한 의상으로 치장한 모습은 과연 〈오자크〉의 루스가 맞는지 눈을 크게 뜨게 만들죠. 독특한 악센트부터 제스처까지 애나 소로킨의 특징을 따라잡으면서도 자신만의 해석으로 캐릭터를 재창조하고자 노력한 줄리아 가너. 작품을 준비하며 감옥에 수감 중인 ‘진짜’ 애나 소로킨을 만나기도 했다는 그는 미국 elle.com과 나눈 인터뷰에서 그녀와의 만남에 대해 전했습니다.  
 
“그건 정말 초현실적이었어요. 실제로 만난 그녀는 매우 재미있고 호감을 이끌어내는 사람이에요. 제가 보기에, 그녀는 자신이 잘못된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그녀는 힘, 특권, 성공을 원했고 여전히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녀의 관점에서 본인은 잘못한 것이 없으며,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했다는 듯이요.”
 
“애나는 꿈을 가졌고, 자신의 꿈을 믿었다고 난 생각해요. 누군가 뭔가를 강하게 믿으면, 다른 사람들도 그걸 믿기 시작하잖아요. 의식 깊은 곳에서는 그게 진짜가 아니란 걸 알면서도, 그녀는 확실히 믿고 있었을 거예요. 그래서 다른 이들에게도 그럴듯하게 보였던 것이죠.”
 
 넷플릭스 오리지널 〈 애나 만들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 애나 만들기〉

애나 소로킨이 분명 의도적으로 사람들을 속이고 물질적 피해를 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들의 눈을 멀게 한 것은 바로 자신들의 탐욕과 허영일 것입니다. 돈을 신봉하고 소셜미디어에 집착하는 사람들. 무엇이 진실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시대, 〈애나 만들기〉가 던지는 메시지에 대해 줄리아 가너는 이렇게 말합니다.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아닌 다른 버전의 사람이 되려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봐줬으면 하는 ‘가짜 나’. 사람들을 속이는 것은 아니지만 진실을 말하는 것도 아니죠. 누군가가 ‘난 저 여자가 너무 싫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한 시간 후, 그가 ‘내 최고의 친구!’라는 글과 함께 그 사람과 찍은 사진을 올린 걸 보게 될 거예요. 소셜미디어는 많은 면에서 훌륭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거짓말을 해요. 그게 바로 이 쇼의 진짜 내용이라 생각해요.”
 
개성과 연기력을 갖춘 넥스트 아이콘, 줄리아 가너. 그가 연기하는 ‘이상한 여자들’을 앞으로 더 많이 만날 수 있길 기대합니다.
 
.

.

‘요주의 여성’ 더 보기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