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에 숨겨진 ‘20대 여심 저격’ 시리즈. 오랫동안 사귄 남친에게 갑작스레 이별 통보를 받은 ‘줄스’가 그간 멀어졌던 여자친구들과 관계를 회복하며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마고 로비가 제작에 참여했으며 어리숙하면서 솔직한 매력을 지닌 주인공 줄스 역에는 〈토르〉 〈완다비전〉으로 알려진 캣 데닝스가 출연했다. 판타지적인 요소와 코미디가 어우러져 부담 없이 웃고 즐길 수 있는 작품. 스타일 좋고 개성 넘치는 LA 걸들을 감상하는 재미와 함께 동성 친구들 간에 벌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가 공감대를 이룬다.
1940년대 유럽을 배경으로 사촌이자 단짝 친구인 두 여성의 삶을 다룬 3부작 드라마. BBC 시대극답게 완벽히 재현된 당시 풍경과 인테리어, 패션 등 볼거리 많은 작품이다. ‘열정과 갈망으로 가득 찬’ 린다(릴리 제임스)와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패니(에밀리 비첨), 시대와 배경은 다르지만 주어진 삶 속에서 행복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그녀들의 몸짓은 결코 낯설지 않다. 사랑을 좇아 떠도는 안타까운 린다의 행보도 다음 대사 한 줄로 이해가 되어버리고 만다. “우린 여자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해. 마치 날개가 꺾인 기분이야.”
털리와 케이트, 10대부터 40대까지 이어지는 두 여성의 삶과 우정을 그린 〈파이어플라이 레인〉. 넷플릭스에 ‘워맨스’를 다룬 작품은 제법 많지만, 이렇게 깊고 진한 중년 여성들의 이야기는 처음인 듯. 긴 시간 동안 인생의 중요한 순간을 공유하며 아프고 힘들 때마다 서로를 보듬는 두 사람의 우정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오랜만에 〈그레이 아나토미〉의 스타 캐서린 헤이글을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한데, 성공한 TV 토크쇼의 진행자이지만 늘 마음 한구석이 공허한 인물 ‘털리’의 복잡한 심리를 훌륭하게 표현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