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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숨 쉬는 게 뭐가 문제냐고? 숨은 ‘코’로 쉬는 거지, 입으로 쉬는 게 아니야! 입으로 숨을 쉬는 걸 ‘구강호흡’이라고 하는데, 알고 보니 구강호흡의 문제점이 어마어마하더라고! 사실은 초딩 딸내미가 종종 입을 벌리고 자는 바람에 구강호흡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성인들도 입을 벌리고 자는 사람들이 꽤 많더라는 거지! 본인이 입으로 숨을 쉬고 있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고, 알고 있다 하더라도 ‘입 좀 벌리고 자면 어때?’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태반이야 글쎄. 그래서 내가 구강호흡에 대한 경각심을 제대로 불러일으켜주기 위해 전문가를 모셨어. 참진한의원 얼핏클리닉 신정민 원장님께 구강호흡의 문제점과 솔루션에 대해 들어봤으니 너희들도 제대로 경청하기 바라.
날씨가 추워지면 공기가 건조해지고 비염이 심해지는 건 많이들 알고 있는데요. 겨울에 구강호흡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하더라고요. 구강호흡이 날씨나 난방 여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나요?
우리 몸의 점막은 축축한 상태여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데, 겨울철 건조한 날씨와 난방으로 건조해진 실내 공기는 염증이 쉽게 생기는 몸 상태를 만들어요. 겨울철에 감기와 독감을 비롯한 다양한 건강적인 문제가 많이 생기는 게 바로 이 때문이죠. 난방으로 코 점막이 마르면 염증에 취약해지다 보니 비염이 심해질 수 있고, 코를 통한 숨길이 막히면 당연한 수순으로 구강호흡이 악화됩니다. 건조한 실내 환경은 이미 구강호흡을 하고 있던 사람에게는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되죠.
입으로 숨을 쉬는 게 큰 문제가 되는지 모르는 친구들이 많아요. 구강호흡이 무슨 문제가 있고,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하나하나 짚어주세요!
본인이 제일 먼저 체감할 수 있는 건 입 냄새에요. 구강호흡은 입안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구취와 충치가 쉽게 발생하거든요. 구내염, 인후염, 편도선염 등 각종 염증의 원인이 되고 감기에 쉽게 걸릴 수 있게 만들기도 하죠. 코로 하는 호흡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같은 물질을 걸러주고 점막을 촉촉하게 해서 산소가 쉽게 폐에 흡수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반면, 입으로 호흡을 하면 필터링 기능이 떨어져서 공기가 차가운 상태로 폐에 도달해 산소 흡수율이 떨어져요. 그래서 구강호흡을 하면 뇌로 전달되는 산소가 부족해져서 과호흡 증후군을 유발하고, 숙면을 취하기 힘들어져 만성피로나 고혈압, 두통, 집중력 저하, 주의력 결핍, 우울증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요. 수면 무호흡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구강호흡 습관이 전방 두부 자세를 만들어 목덜미 통증이나 거북목과도 매우 관련이 깊습니다. 이렇듯 만성적인 구강호흡 습관은 인간의 전신 건강에 다양한 문제를 만들어낼 수 있는 데다, 얼굴 변형까지 일으킬 수 있어서 미용적으로도 좋지 않아요. 인생 전반에 걸쳐 인체에 가장 문제를 일으키는 습관을 꼽으라면 ‘호흡 습관’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만큼 제대로 숨 쉬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문제거든요!
구강호흡이 얼굴 변형까지 일으킨다고요? 충치나 숙면을 방해한다는 것보다 훨씬 충격적인데요! 입으로 숨을 쉬면 얼굴이 어떻게 바뀐다는 건가요?
인간의 얼굴은 4~17세에 성장이 진행되는데, 급속 얼굴 성장기는 유아기인 만 6세 전후까지로 볼 수 있어요. 이때 구강호흡을 하면 얼굴 변형이 일어날 수 있죠. 하악의 발달이 적고 상악의 성장이 덜 일어나기 때문에 중안부가 좁고 하악이 뾰족한, 쉽게 말해 ‘폭이 좁고 긴 얼굴형’을 갖게 됩니다. 이목구비에도 영향을 미쳐서 코가 얇고 좁아지며 코 중앙이 툭 튀어나와 있는 매부리코를 만들어요. 다크서클과 덧니, 삐뚤삐뚤한 치아를 만들기도 하죠. 이런 특징들은 아데노이드 비대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주로 관찰된다고 해서 ‘아데노이드 얼굴’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긴 얼굴에 부정교합, 나쁜 자세 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고 해서 ‘긴얼굴증후군’이라고 하기도 하고요.
성장기에 구강호흡이 얼굴을 변형시킨다면, 성인이 된 이후에 구강호흡을 한 사람은 얼굴 변형에 영향이 없는 건가요?
성인의 경우 얼굴의 성장이 일어나는 정도가 미미하기 때문에 성인기에 구강호흡을 시작했다면 아데노이드 얼굴을 갖게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구순폐쇄력(입술을 닫는 힘)이 떨어지게 되고 하악각이 변화되면서 하악의 형태 변형이 일어날 수 있고 이중턱이 발달하는 패턴으로 얼굴 변형이 발생할 수는 있어요.
구강호흡 방지 테이프가 유행이에요. 입을 벌리고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들이 입술에 붙이고 자면 코를 골지 않는다고 알려지면서 방송도 많이 탔고요. 최근에는 어린아이들 전용 패치도 출시됐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데요. 원장님이 보시기에 과연 이게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구강호흡 테이프의 역할은 입술을 강제적으로 밀봉해 구강을 통해 공기가 들락날락하는 것을 차단해 주는 건데요. 강제적이긴 하지만 이렇게 구강호흡을 막는 것이 건강상으로는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그렇다고 평생 입술에 테이프를 붙이고 잘 수는 없으니 구강호흡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텐데요. 구강호흡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일단 비염이나 아데노이드 비대증 등 숨길을 막는 질병이 있다면 이것을 치료하는 게 제일 중요해요. 이 부분이 문제가 없다면 코를 통한 정상적인 호흡 방법을 훈련하면 되는데요. 구강호흡을 하는 사람은 혀의 근력이 떨어져 있고 입술을 닫는 힘, 즉 ‘구순폐쇄력’이 떨어져 있으니까 혀근기능과 구륜근을 비롯한 입술 주변 근육을 단련하는 구강근기능 운동을 활용하면 도움이 됩니다. 구륜근의 기능을 개선해 스스로 입술을 닫는 힘을 만들어주고, 아래로 떨어져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혀의 근기능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죠. 또한 평소에 허리를 펴고 턱을 당기고 가슴을 펴는 바른 자세 습관을 갖는 것도 구강호흡을 개선하기 위해 중요한 부분이에요. 머리 위치가 앞으로 무너진 전방 두부 자세는 구강호흡과 매우 관련이 깊기 때문이죠.
‘인생 전반에 걸쳐 인체에 가장 문제를 일으키는 습관은 ‘호흡 습관’이다.’는 신정민 원장님의 한마디에 엄청난 깨달음을 얻은 건 나뿐만이 아니겠지? 자~ 지금부터! 자세 바르게 하고! 입 꾹~ 닫고! 코로 숨 잘 쉬면서 위험한 이 겨울을 잘 지내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