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에 화들짝 놀란 지난주였다. 피바람이 연상될 만큼 붉게 뒤덮인 베이징 등 중국 주요 지역 사진이 보도되며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수준 황사가 덮칠 거란 공포가 일었다. 하지만 지난 16~17일 예상보다 날씨가 맑자 러시아발 찬바람이 지켜줬다며 즐겁게 봄나들이를 한 사람들이 많다. 과연 공기가 좋았던 걸까? 바다를 건너며 많이 줄긴 했지만 실제로 황사는 왔다. 당시 국내 미세먼지(PM10) 수치는 평균 100~250㎍/㎥, 나쁜 지역은 300㎍/㎥을 넘어‘나쁨’(81~150㎍/㎥), ‘매우 나쁨’(151㎍/㎥ 이상)에 해당했다. 착각하기 쉬웠던 게, 황사보다는 초미세먼지가 하늘을 뿌옇게 만들기 때문에 황사가 쌓여 있던 초미세먼지를 밀어내자 오히려 하늘이 맑아진 것처럼 보인 것이다.
「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황사의 차이점은?
」 미세먼지는
10㎍ 이하, 초미세먼지는 훨씬 작은
2.5㎍ 이하 먼지다. 우리나라는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황사를 다 따로 예보하지만, 황사는
5~8㎍인 미세먼지의 한 종류라 황사가 오면 미세먼지 수치가 올라간다.
다만 황사 성분은 주로 흙먼지라면 미세먼지는 그에 더해 황산염, 질산염, 암모늄염과 탄소화합물이 주성분이고 초미세먼지(PM2.5)는 입자가 큰 황사가 빠지고 중금속은 더해진 거의 산업 오염물질이다. 비록 성분과 경중은 다르지만, 사람에겐 다 나빠서 대기 질을맨눈으로 판단하거나 한 종류 수치만 보고 안심할 수 없다는 사실. 또 시간에 다른 지역 차가 커서 서해안만 ‘매우 나쁨’이라고 안심하다가 몇 시간 만에 동해안이 그렇게 될 수도 있으니 시시각각 어떤 대기 오염물질이 자신이 있는 지역에 유입되는지 확인하고 대비책을 세우는 수밖에….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환경부는 천리안 위성 2B 호가 직접 아시아 대기 질관측 영상을 보여주는 서비스를 국
립환경과학원 환경위성센터 누리집(nesc.nier.go.kr)을 통해 시작한다.
「 미세먼지 차단 화장품? 임상시험 결과를 확인할 것
」 날씨 맑아 보이고 따뜻해서 종일 돌아다녔다면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를 피부와 안구, 머리카락 등에 고스란히 뒤집어쓴 것일 수도 있다. 온몸에 해로운 미세먼지는 당연히 피부에도 나쁜데 염증 수치가 올라가 피부 트러블로 나타나기 쉽고, 특히 초미세먼지는 한 번 부착되면 피부 요철이나 모공 사이에 끼어 잘 떨어지지 않아 두고두고 해악을 끼친다.
미세먼지의 위험성이 대두한 후‘안티 폴루션(anti pollution)’개념 화장품이 스킨케어, 메이크업 종류 가리지 않고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2018년 식품의약품 안전처가 그중 52개를 선정해 근거 자료를 요구했더니 17개 업체는 아예 못 냈고, 10개는 근거가 희박한 엉뚱한 자료를 냈다. 25개만 미세먼지 세정 또는 흡착 방지 효과를 간소하게나마 입증했다.
2019년 식약처는 미세먼지 세정 시험방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그 방법대로 시험해 더 잘 씻긴다는 자료를 제출하면 미세먼지 관련 광고 문구를 정당하게 쓸 수 있다. 또 임상시험 기관에서 쓰는 미세먼지와 유사한 입자가 잘 달라붙지 않는 걸 검증하는 시험 방법도 있다. 그래서 최근 나온 화장품 중
‘미세먼지 차단’,
‘안티 폴루션’등을 강조하는 게 있다면 그에 맞는 임상시험 자료가 있는지부터 확인하면 된다. 온라인 상세 페이지를 꼼꼼하게 보면 미세먼지 세정 시험 결과가 % 단위까지 나타나 있는 것도 많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기능성 화장품은 아니다.
「 제형도 중요 변수, 보송하고 매끈하며 얇게 발리는 제품이 좋다
」 모공은 생각보다 크고 미세먼지는 그보다 훨씬 작아서,
클렌징 제품군에선 거품이 작고 많이 일어나는 폼 클렌저가 모공 약간 안쪽까지 들어가 미세먼지를 더 잘 씻어낸다. 상대적으로 클렌징 워터, 클렌징 밀크처럼 화장솜에 묻혀 피부 표면을 닦아내는 유형은 이차 세안을 하지 않으면 모공 안에 피지와 오염 물질이 남기 쉽다. 물로 녹여내는 클렌징 오일이나 밤은 좀 더 낫지만, 거품이 없어서 폼 클렌저보다는 효과가 덜하다. 그렇다고 세정력이 너무 강한 폼 클렌저는 피부 장벽 기능을 해치니 더러움은 씻어내되 유분은 너무 빼앗지 않는 것을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샴푸, 보디클렌저 등도 기본적으로 폼 클렌저와 성질이 비슷해서 거품이 곱게 많이 나고 잘 헹궈지는 것이 미세먼지도 잘 씻어낸다.
보습제, 메이크업 제품은 비용과 시간 때문에 당장 임상시험으로 증명하지 못하더라도 피부에 보송한 막을 만들어 미세먼지가 달라붙지 않게 하는 것, 미세먼지의 독성 때문에 생기는 염증 반응을 줄이는 것, 전기 작용으로 미세먼지를 튕겨내는 것 등을 화장품 업계가 계속 연구, 개발 중이다. 기본적으로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날엔 끈적이지 않는 제품을 써야 한다. 끈적이는 제품은 마치 끈끈이주걱처럼 바람을 맞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미세먼지가 피부 위에 부착되고 계속 쌓이게 하기 때문이다. 또, 얇고 매끈하게 발려서 화장품 막의 요철이 많지 않은 것이 좋다. 마스크 때문에라도 올해 색조 신제품들은 바를 때는 촉촉하고 얇게 잘 퍼지지만 그 후에는 매끈하고 보송해지는 타입이 많다.
트렌드 메이크업 역시 타고난 홍조처럼 피부를 물들이는 스타일이라 색조 제품의 발림성과 질감이 아주 중요해졌다. 하지만 미세먼지 차단을 내세우는 화장품도 그렇지 않은 제품보다 조금 덜 달라붙거나 잘 씻긴다는 것이지 완전 차단을 뜻하지는 않아서,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역시 외출을 피하고 창문을 닫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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