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을 돌이켜 보면 개학 직후인 이맘땐 들뜨기도 했지만, 몸은 참 고됐다. 여전히 추운데 난방은 안 해주는 교실에서 연신 손발을 비볐던 것에 더해 일명‘볼 빨간’과 버짐처럼 각질이 일어난 친구들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환절기는
일교차가 클 뿐 아니라 며칠 간격으로 계절이 다르게 느껴질 정도로 날씨가 변덕스러우면서 여전히 건조하며 자외선 지수는 폭발적으로 올라가는, 피부가 스트레스를 아주 많이 받는 시기다. 게다가 세계적 기후변화로 지난 3월 1~2일엔 강원도에 폭설이 내리는 이상기후까지 나타났고 봄은 점점 더 건조해지고 있다. 피부가 ‘뒤집어지는’것처럼 보이는 온갖 트러블이 생기기 쉬운데, 과거엔 좋은 스킨케어 제품마저 지금보다 훨씬 적어서 피부 장벽이 망가지는 경우가 흔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피부 과학이 비약적 발전을 거듭해 스스로 악조건에 대항하는 피부 방어력을 충분히 기를 수 있다.
피부가 민감해지면 알칼리나 산성에도, 각질을 지나치게 제거하는 제품에도, 향이 강한 제품에도 심한 자극을 받는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건강한 피부의 산도는 pH 약 5.5, 비누는 pH 8 이상도 나오는 알칼리성이며 겉모양과 달리 내용물이 비누인 폼 클렌저도 많다. 이런 제품들은 세안 후 피부를 바짝 말리는 느낌이 드는데 피부 장벽 파괴 신호가 들어온 것이지만 뽀드득하게 세안이 잘 됐다고 착각하기 쉽다.
폼 클렌저는
약산성이 피부 장벽 기능을 잘 지켜 주며, 클렌징 때 물리적 자극을 줄이는 것도 중요해서 각질 제거 브러시 등을 사용하지 말고 손가락 끝을 솜털처럼 부드럽게 둥글리며 거품으로 세안한다. 클렌징 워터나 스킨을 묻힌 화장솜으로 문지르는 것도 물리적 자극이다. 수분 부족 피부나 지성 피부는 이런 물 타입 제품을 많이 쓸 수밖에 없는데 화장솜에 충분히 묻혀 가능한 한 두드리듯 닦아낸다. 건성 피부는 잘 퍼지는
클렌징 밀크나 클
렌징 오일을 쓰되 보습 성분이 남는 게 부담스러울 때만 약산성 폼 클렌저로 이차 세안하는 게 좋다.
「 보습제는 세라마이드, 시카, 나이아신아마이드가 키워드
」 보습제 역시 피부 장벽 기능을 지키고 손상을 복구하는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 일차 확인해야 할 키워드는
세라마이드와 시카(마데카소사이드, 센텔라아시아티카 콤플렉스). 시카는 성분이 아니지만 호랑이풀에서 추출한 여러 진정 성분이 들어간 제품들에 상징처럼 쓰인다. 또 나이아신아마이드는 고농도면 미백 작용을 하지만 피부 장벽 강화 기능도 있고 항염, 피지 조절 기능이 있어 여드름이 잘 나기 어려운 상태로 만들어 준다. 지난해 대세였던 마이크로바이옴, 프로바이오틱스 등은 대부분 유산균 발효 용해물을 의미하는데 피부를 촉촉하고 부드럽게 하는 자극 적은 영양 성분이다.
보습제는 피부가 필요로 하는 양 만큼만 유분을 공급하는 제형이어야 한다. 즉, 아무리 진정 기능이 있다 해도 지성 피부인데 유분 많은 밤을 계속 바르면 화이트헤드가 생기다 화농성 여드름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세럼이나
로션 형태를 선택할 것. 향료는 적거나 없는 게 좋다.
에센스, 앰풀, 마스크 등 피부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준다는 제품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그건 피부 항상성이 잘 유지될 때 얘기고 자칫 균형이 깨지기 쉬운 환절기 피부엔 스페셜 케어도 자극 없이, 개선보다는 피부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정도에서 만족하는 게 좋다.
특히
이미 자극을 받은 피부는 각질 제거를 하지 않는다. 각질 제거제 중에서도 스크럽, 효소 세안제처럼 즉시 작용하는 제품이 각질층을 더 손상시킨다. 에센스의 유효 성분도 확인해서 순하게 작용하는 안정성이 있는 것으로 선택한다. 예를 들어 비타민 C 앰풀이라도 너무 산성이거나 고농도인 순수 비타민이어서 화끈거리는 것보단 작용이 순한 유도체로, 장기간에 걸쳐 피부가 맑아지는 정도가 낫다. 또, 유효 성분이 미백이나 주름 개선을 하는 동시에 진정 성분이 함유돼 자극을 최소화 하는 제품이 좋다.
「 자외선 차단제,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은 수용성으로
」 여름에는 땀과 물 때문에 내수성 자외선 차단제가 좋다. 하지만 아직은 땀이 날 때가 아니고 내수성 피막을 지우기 위해선 더 강력한 클렌저로 한참 문질러야 해서 오히려 피부에 자극이 된다. 특히 지루성 피부염이 있는 사람은 내수성 제품이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마찬가지로 클렌징 오일도 피한다). 평범한 클렌저로도 한 번에 지워지는
수용성 자외선 차단제가 낫고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도 강한 내수성이 없는
산뜻한 파운데이션, 틴티드 모이스처라이저, 비비크림, 파우더 파운데이션 등이 좋다. 가볍게 표현되는 쿠션 파운데이션 중 의외로 강한 밀착력과 내수성이 있는 제품이 많으니 사용 후 좁쌀 여드름이 난다거나 코 옆 지루성 피부염이 악화한다 싶으면 중지하고 잘 씻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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