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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에 물렸을 땐 어떡하지? 동학개미들 필독!_주린이를 위한 경제 가이드 #5

투자에 실패한 사람들을 위한 똑똑한 위로.

BY김초혜2021.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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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전설의 책’으로 불리는 서적이 있다. 책 이름은 ‘안전 마진’(Margin of Safety)이다. 세스 클라만이라는 투자자가 1991년에 출간한 책이다. 이 책은 금세 절판됐다. 한때 아마존에서 ‘안전 마진’ 중고 책은 100만원 가까운 금액에 거래되기도 했다.
 
무엇이 이 책을 전설로 만들었을까. 일단 세스 클라만이라는 투자자에 관한 간단한 설명부터. 가장 널리 알려진 주식 투자 대가는 워런 버핏이다. 버핏에게도 스승은 있다. 버핏은 벤저민 그레이엄이라는 위대한 투자자의 책을 보며 주식을 배웠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사실상 모든 투자자의 정신적인 스승이다. 그는 ‘가치투자’ 개념을 집대성한 투자자다. 가치투자란 무엇인가. 쉽게 설명하면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을 ‘싸게’ 사서 ‘오랫동안’ 보유하는 전략이 가치투자다. 세스 클라만은 버핏과 함께 벤저민 그레이엄의 가치투자를 성공적으로 실현한 투자자로 꼽힌다.
 
그래서 세스 클라만의 ‘안전 마진’은 가치투자 전략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 정식 출간된 적 자체가 없다. 최근 나는 국내 한 투자사가 자체적으로 이 책을 번역한 PDF 자료를 구했다. 주말 반나절을 꼬박 투자해 전설의 책을 다 읽었다. 주식시장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된 동학개미들을 위한 메시지가 가득했다.
 
지난해는 어떤 기업을 사더라도 주가가 올랐다. 그래서 동학개미들은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며 한껏 들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웃음기는 싹 사라졌다. 전 세계 증시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가치투자 대가들의 조언을 들을 타이밍이다.  
 

투자자의 가장 큰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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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에게 가장 무서운 적은 누구인가. 누군가는 공매도 세력이라고 답할 것이고, 누군가는 최근 국내 기업 주식을 계속 내다 파는 국민연금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세스 클라만은 이렇게 말한다. “투자자의 적은 자기 자신이다” 조급한 투자자들은 어떻게 자신의 돈을 잃는가.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다. A는 삼성전자 주식을 5만원에 샀다. 주가가 7만원까지 치솟자 그는 기분 좋게 주식을 팔았다. 그런데 곧 삼성전자 주식이 9만원까지 올랐다. A의 마음엔 이런 생각이 든다. ‘아, 조금만 더 참았다 팔았으면 더 벌었을 텐데’ 어쨌거나 A는 돈을 벌었지만, 왠지 손해를 본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그는 9만원에 다시 삼성전자 주식을 산다. 그런데 곧 주가가 7만원으로 떨어진다.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공포에 A는 삼성전자 주식을 판다. 이런 행위를 몇 번만 반복해도 원금은 금세 증발한다.
 
어떤 인간도 탄탄대로만을 밟으며 성장하지는 않는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세상에는 수많은 경제 변수가 있고, 주가도 계속 움직인다. 조급한 투자자는 작은 이슈에도 깜짝 놀라서 수시로 주식을 사고판다. 그렇게 실패의 길로 들어선다. ‘우량주 장기투자’가 결국 승리하는 길이라는 건 초등학생도 안다. 하지만 ‘안다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최근에 나온 한 통계에 따르면 50대 여성의 주식투자 수익률이 가장 높다. 왜 그럴까? 이유는 하나다. 속된 말로 ‘존버’를 잘하기 때문이다. 인생의 풍파를 많이 겪어본 어머니들은 주가가 조금 출렁인다고 부화뇌동하지 않는다.  
 

나는 투자자인가 투기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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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과 ‘느리게 돈을 버는 방법’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둘 중에 무엇을 고르겠는가. 당연히 대부분 전자를 택한다. 문제는 이 세상에서 빠르게 돈을 버는 방법은 도박 외에는 거의 없다는 점이다. 세스 클라만은 주식 투자자라면 자신이 ‘투자’를 하고 있는지 ‘투기’를 하고 있는지 구분해야 한다고 한다. 주식으로 빠르게 큰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투자자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도박에 가까운 투기를 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예컨대, 최근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사였던 ‘게임스톱’ 사례를 보자. 미국 투자자들은 인위적으로 이 기업의 주가를 확 올려버렸다. 10달러대였던 주가는 순식간에 300달러 중반까지 치솟았다. 그리고 며칠 뒤 다시 40달러대로 급락했다. 그 뒤로도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치고 있다. 말 그대로 광기다. 누군가는 이 기업에 돈을 베팅해 막대한 이익을 거뒀을 테고, 누군가는 소중한 돈을 날렸을 것이다. 러시안룰렛이나 다름없다.
 
주식투자로 패가망신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너무나 흔하다. 반면, 부동산으로 큰돈을 잃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거의 없을 것이다. 왜 그럴까?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단기간에 큰돈을 벌 생각을 하지 않는다. 부동산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가치가 오른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부동산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한다. 주식도 이렇게 대하면 성공한다. 하지만 대부분이 주식 앞에서 쉽게 흥분하고 욕망에 사로잡힌다. 빠르게 큰돈을 만지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당장 급등하는 종목에 뛰어들곤 한다. 이건 그냥 도박일 뿐이다.  
 

주식에 물렸을 때 대처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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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도 가치투자로 유명한 투자자가 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를 맡았던 이채원은 한국의 가치투자 1세대로 불린다. 그는 몇 년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인 투자자가 증시 하락기에 대처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가 말하는 대처법은 이렇다. 1단계: 두 배로 더 열심히 일하면서 투자 전문가들의 책으로 마음을 달랜다. 2단계: 다 포기하고 무협지를 읽는다. 3단계: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린다. 방법이 없다. 잊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주식에 물려 마음이 쓰린데, 무협지나 읽으라는 이 조언은 언뜻 보면 농담 같다. 하지만 다른 투자 대가들도 결국 같은 말을 한다. 증시 하락기에 개인이 어설프게 대응을 했다가는 오히려 더 많은 피를 흘릴 수 있다. 이런 제목의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애플·페이스북, 거품 붕괴?…투자 경고음” 이 기사는 애플 주가가 오를 대로 올라서 곧 거품이 꺼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기사가 나온 시점은 2010년이다. 현재 애플 주가는 저 기사가 나온 이후로 10배 이상 올랐다. 위기는 언제 어디서나 튀어나온다. 투자자들은 크고 작은 파도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자신이 투자한 기업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게 아니라면 주가가 떨어져도 요동할 필요는 없다. ‘공포에 사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기업 자체에 전혀 문제가 없는데도, 주가가 뚝뚝 떨어지는 요즘. 오히려 누군가는 이 타이밍을 바겐세일 기회로 삼는다.
 
요즘 같은 증시 조정기에는 어쩔 수 없다. 이런 시장에선 버핏이 아니라 버핏 할아버지가 와도 돈을 잃는다. 당신이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는 건 당신 잘못이 아니다. 무협지가 싫다면 넷플릭스라도 보면서 위기의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려라. 지구에 운석이 떨어져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이상, 경제는 결국 성장한다. 주식도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주식 투자 세계에 입문했다면 멀리서 세상을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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