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필살기_허언의 기술 #5

그냥 관종과 성공한 관종의 차이는 무엇일까? 작은 행동, 말 한마디가 때로는 승패의 열쇠가 된다.

BY양윤경2021.02.18
ⓒGetty Images/Vet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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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관종과 성공한 관종의 차이는 무엇일까? 수많은 관심과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자양분 삼아 무럭무럭 성장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한쪽은 무성하기만 한 잡초로 남고 한쪽은 잘 자라 열매까지 얻는 나무가 된다. 작은 행동, 말 한마디가 때로는 승패의 열쇠가 된다. 다음은 성공한 관종들에게서 발견한 일종의 깨알 필살기다.  
 

입을 떼고 말하는 첫 마디에서 승부하라

흔히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고 말한다. 주어와 서술어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처럼 각각 머리 칸과 꼬리 칸을 담당하고 있는 문장 구조 때문이다. 말의 체계가 이렇다 보니 프레젠테이션이나 스토리텔링처럼 말로 하는 모든 것의 무게중심이 뒤에 실리는 경우가 많다. 자연히 서론과 본론이 길어지고, 패를 하나하나 까면서(?) 결론에 이르는 동안 점차 지루해지는 것은 물론 많은 공격을 받는다. 이런 건 두괄식 표현이 생활화된 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자. 생전 스티브 잡스의 애플 프레젠테이션을 떠올려보라. 그는 다짜고짜 본론부터 말하지 않나. 말에 자신이 없다면 행동으로 승부해도 좋다. 한 홍보대행사의 CEO는 괴짜 같은 행동으로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경쟁사들이 모이는 비딩 현장에서 PT 룸에 들어서자마자 자기소개도 하기 전에 향수를 발사한다든지(‘여러분, 지금 이 향이 느껴지시나요? 이게 바로 제가 이 브랜드에 가진 인상이었습니다!’), 촉촉한 눈가로 등장해 눈물부터 보인다든지(‘저는 이 PT를 준비하면서 이 브랜드에 너무나 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흑흑’) 등 강력한 첫 행동과 첫 마디로 목표물을 성취했다.        
 

네 공은 내 공이고, 내 공은 원래 내 공이다?  

좋은 성과를 낸 프로젝트가 탄생하면 곳곳에서 ‘나야 나’의 향연이 벌어진다. ‘내가 했소. 내 덕이오. 내 큰 공이란 말이오!’라고 외치는 생색 정보통들이 대거 출현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다. K-뷰티의 단초가 된 모 히트 제품의 경우에만 해도, 본인이 개발했다는 사람이 약 오조 오억 명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참여 정도의 경중이야 있겠지만 모두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어차피 한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할 수 있는 일은 이 세상에 없다. 그러니 일단 발이라도 담갔으면 경력으로 여겨라. 발만 담갔는지, 반신욕으로 그쳤는지, 수영에 잠수까지 했는지는 그다음 문제다. 어차피 당신의 실력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그간 쌓아온 다른 경력과 레퍼런스 체크에서 드러난다. ‘공연히 숟가락 얹는 거 아닌가’하는 죄책감은 덜어내라(죄책감 같은 걸 느낀다는 것 자체가 당신이 양심 있는 사람이라는 증거다!). 업적 인터셉트, 묻어가기 스킬을 적절히 활용하자.  
 

학연, 혈연, 지연 그리고 인연  

아름다운 이 땅에 금수강산에 단군 할아버지가 터잡으신 이후로 우리 민족에게는 편 가르기 좋아하는 DNA가 오천 년을 이어 흘러왔다. 생판 모르는 사람도 몇 다리만 건너면 연결되는 좁은 사회이거늘, 우리는 늘 학연, 혈연, 지연, 그리고 인연으로 이어진 공동체를 형성하니까. 그리고 한번 형성된 공동체의 공동 철학은 이거다. ‘우리가 남이가?’ 특히나 남자들의 네트워크에는 이 끈끈한 의리가 마치 접착제처럼 그들 사이를 붙여놓는다. 유명한 대학을 나왔으나 변변한 능력이 없고 오타쿠 기질이 짙은 A 씨를 두고 사람들은 ‘000대학을 나온 것은 그의 천운’이라고 평가했다. 평소 특이한 것들에 관심을 보이는 굴지의 투자가 B대표와 그는 대학시절 선후배로 만났기 때문! 모범생 눈에는 날라리와 오타쿠가 신선한 연구 대상으로 보이는 법이다. B 대표는 A 씨의 아이디어 –평범한 이에게는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나 모범생 눈에는 무척 신기해 보이는-를 적극 치하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 경우는 무척 특이한 케이스이지만, 어쨌든 무엇이 되었건 공통분모를 잘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사람 일은 모르는 것이니 다들 인연을 소중히 합시다.  
 
* 바야흐로 관종의 시대, 성공한 관종들에게서 공통점을 찾았다. 그건 바로 '허언'!? 나대고 설치는 행동이 성공의 무기이자 기술이 된 이 시대를 노련하게 헤쳐나갈 노하우를 전하는 '허언의 기술'은 매주 금요일에 업데이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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