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나도 관종이 될 수 있을까?_허언의 기술 #2

별 능력도 재주도 없는 것 같은데 가진 것에 비해 많이 성취하는 것만 같은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 이력도 별로고 경력도 그닥인 것 같은 개인이 차린 작은 대행사가 거물 클라이언트들을 상대로 승승장구하다니?! 그들에게는 자기계발서가 가르쳐주지 않은 특별한 팁이 있었다.

BY양윤경2021.01.24

화법 : 문제는 화술이 아니라 단어다

만약 상대가 엑스 세대 이상의 꼰대 레벨이라면 특정한 단어나 워딩으로 사람을 홀려라. 큰 조직에 속한 리더급이라면 아재(그러나 어디 가서 아재 소리 듣기 싫어하는 공통점이 있다!)임에 분명하다. 그들은 신조어에 목말라 있다. 어디서도 듣지 못한 신선한 워딩을 들으면, 본인들보다 더 아재급에게 써먹으며 자랑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나는 비록 기성세대이지만 이렇게 젊은 감각을 잘 따라가고 있다고!’를 증명하고픈 욕구다. 그들에게 꽂히는 단어를 귀에 때려 박으면 당신의 존재감은 극대화된다. 어르신 앞이라고 굳이 요즘말을 감추지 말고 하던 대로 말하라. 생소한 단어를 들으면 눈을 반짝이며 본인 머릿속에 ‘저장’하실 거다.      
 
범례)  
김부장 : 주말에 뭐했어?  
A : 강제 집콕이라 언택트 쇼핑 좀 했어요. 시간 잘 가더라고요. 커머스 플랫폼이 좀 많아야죠. 확실히 젠더리스 트렌드가 뉴 노말이 되었더라고요.    
B : 전 유튜브로 비대면 데이트요. 시간 장소 구애받지 않고 쌉가능이라 너무 편한거 있죠.  
C : 어머 재밌겠다. ㅈㅂㅈㅇ.  
김부장 : ?!?!  
 

스타일링 : 허언이 사람으로 태어나면 나야 나  

스타일링은 개인 브랜딩의 가장 기본이자 킬러 콘텐츠다. 단순히 ‘말끔히 잘 입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만약 크리에이티브가 중시되는 창작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면 ‘탈색모’ ‘공작새급 컬러 매치’ ‘화보에서 걸어 나온 룩’ 등 파격적인 스타일링을 시도하라. PT 자리에 치마바지를 입고 온 남자 CEO도 봤다(김장훈이 온 줄 알았다). 개성 넘치는 스타일링은 일명 ‘노란 머리 효과’가 있다. 필자가 목격한 바에 따르면 같은 경쟁선상에 있는 한 대행사의 대표가 요란한 탈색모일 경우, 그 팀은 이유 없는 가점을 받았다. ‘우와, 머리색이 저렇게 파격적이라니, 무언가 아이디어가 많은 괴짜임이 분명해!’라며 노란 머리에게 프로젝트가 낙찰되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스타일로 인해 가진 것보다 창작 능력이 과대평가되는 효과를 봤다. 스스로 사실 규명을 위해 입을 뗄 필요도 없었다. 순전히 타의에 의해 그렇게 평가된 것이다!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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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점잖은 업종에 종사 중이라면 남자의 경우는 이탈리안 가이, 여자의 경우 〈섹스앤더시티〉의 사라 제시카 파커 급으로 입어라. 무채색 천국인 보수적인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그런 옷차림은 굉장히 눈에 띄기 마련이다. 위에 언급한 선례와 같이 ‘저 사람에겐 특별한 뭔가 있다’는 긍정적인 오해(?)를 부르기 좋은 조건이다. 옷을 눈에 띄게 입으면 처음 보는 사람 입에 오르내리기도 쉽고 각인도 빨리 되는 편이다. 존재감을 시각적인 낙인으로 변환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인 셈.    
 

첫 인상 :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동물들이 서로를 처음 마주쳤을 때 냄새를 맡고 경계하듯, 사람도 마찬가지로 첫 만남에서 일단 경계의 벽을 세운다. 평가하는 자세로 스캐닝 하는 자의 마음에 들기란 쉽지 않은 일. 그럴 땐 ‘내가 누구이고 어떤 사람인지’, 내 카드를 선뜻 꺼내 공개하라. 자기 패를 많이 보여줄수록 상대방은 방어 모드를 풀게 된다. 만약 본인의 화술이 홈쇼핑 매진 전문 쇼호스트급의 약장수 레벨이 아니라면, 약간의 유머와 셀프 디스로 친근한 이미지를 쌓아라. 허언은 언제 써먹냐고? 캄 다운. 이렇게 친근함으로 신뢰를 다진 다음에, 필요한 것을 획득하는 게 순서다.    
 
범례)
A : 얼마 전에 결혼하셨다면서요? 축하드려요.  
B : 뭘요. 남들 다 하는 결혼 아주 어렵게 하느라 힘들었어요. 휴.  
A : 000랑 동문이라니 좋은 학교 나오셨네요.  
B : 어쩌다 보니… 제가 얼굴에 글이 없긴 하죠?  
 
* 바야흐로 관종의 시대, 성공한 관종들에게서 공통점을 찾았다. 그건 바로 '허언'!? 나대고 설치는 행동이 성공의 무기이자 기술이 된 이 시대를 노련하게 헤쳐나갈 노하우를 전하는 '허언의 기술'은 매주 금요일에 업데이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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