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에 가장 주목해야 할 곳은 집이다. 집의 역할이 마치 포토샵 속 레이어처럼 겹겹이 중첩되고 있다. 주거 역할을 하는 집의 기능을 ‘레이어 1’이라고 지칭한다면, 학교, 직장의 기능이 ‘레이어 2’다. 또 마트, 백화점 등의 오프라인 쇼핑이 집에서 다 이루어지는 건 ‘레이어 3’이다. 이렇게 집에 대한 정의가 바뀌면서, 미래 소비 산업에 대한 트렌드도 바뀔 예정이다.
「 2 자본주의 키즈가 경제의 중심에 서다
」 자본주의 키즈들은 돈, 소비, 광고에 관한 편견이 없다. 어렸을 때부터 자본주의적 요소에 둘러싸인 이들은 그 생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주체적으로 행동한다. 자신의 욕망에 솔직한 건 물론이고 ‘앞광고’를 즐기며 소비를 위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단순히 물질만능주의는 아니다.
제한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밖에 없자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코로나임에도 불구하고’ 하는 일과 ‘코로나 덕분에’ 미루는 일들도 많아진 거다. 취향이 고도화되고 시간에 대한 인지가 달라졌다. 점심시간, 퇴근 후 자투리 시간에 운동, 원데이 클래스를 들으며 자기계발을 하던 사람들의 관심이 통째로 비어있는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일로 옮겨간다. 빈 시간 동안 유튜브, 투자 등 일하지 않아도 통장에 돈이 꽂히는 ‘패시브 인컴’에 대한 주목도가 올라간다.
MBTI를 비롯해 각종 성향 테스트가 쏟아지고 있다. 가벼운 심리 테스트는 ‘자아 찾기’에 집중한 사람들의 모습을 대변한다. 소비자들이 자신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이와 연결되는 브랜드를 소비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해진 거다. 예전에는 ‘A 브랜드 물건을 가지고 있으니,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식이었다면, 요즘은 ‘나는 A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이 브랜드를 소비하겠다’ 같은 식의 역인과관계가 설정된다.
코로나 19 이전에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관대로 선택하고, 살아가는 게 익숙했다. 팬데믹 시대가 열리자, 이전에는 시도해보지 않았던 경험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예를 들어 마트를 선호하던 사람도 ‘SSG’ 새벽 배송으로 음식을 시키게 되고, 극장을 자주 다니던 사람도 ‘넷플릭스’를 구독하게 된다. 코로나를 계기로 새롭게 경험하는 일이 생기는 거다. 한 번 경험해보는 일은 생각보다 큰 변화를 만들 거다.
「 6 재택근무,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다
」 점심 메뉴를 고민하는 일은 점점 추억이 될 거다. 코로나 19 이후 재택근무에 대한 인식이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대면 회의를 하는 빈도가 확실하게 줄어들었고, 주로 메일과 메신저로 커뮤니케이션한다. 문장으로 써서 소통하기 때문에, 업무의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재택 경험자 중 45.2%는 이메일, 메신저 소통이 늘어나면서 더 명확한 소통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반면 구두로 일할 때와 달리 보고를 위한 자료를 더 많이 만들어서 힘들어졌다는 사람 역시 42.2% 늘었다. 트위터 최고 경영자 잭 도시는 자신의 직원들에게 원할 경우 영원히 재택근무를 해도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