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삼청동 갤러리 워크_그림의 동선 #1

잠봉뵈르 샌드위치 먹고 숭고의 세계로 인도하는 추상 풍경을 보러 가는 길. 삼청동은 여전히 최고의 갤러리 워크.

BY권민지2020.05.07
인스타그램 @salthousekorea 인스타그램 @salthousekorea 인스타그램 @salthousekorea
소금 집 델리 안국
언제 가든 줄이 긴 망원점에 비해 분점인 안국점은 아직까진 대기 없이 쇼케이스에 진열된 샤퀴테리를 감상하며 샌드위치, 샤퀴테리 보드, 핫 플래터 등을 즐길 수 있다. 바게트를 잘라 이즈니버터를 바르고 잠봉을 풍성하게 끼워 만든 잠봉뵈르 샌드위치를 가열하게 씹으며 갤러리 워크에 나서기 전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섭취한다. 혹은 마지막 코스로 들러 샤퀘테리 세트에 와인 한 병 홀랑 비우며 낮술 타임을 가질 수도! 서울 종로구 북촌로4길 19, 인스타그램 @salthousekorea
 
BILLY CHILDISH, 'Wolves' 'Sunsets and The Self' Installation view, Lehmann Maupin, Seoul April 23 – June 27, 2020 Photo by OnArt Studio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and Seoul.

BILLY CHILDISH, 'Wolves' 'Sunsets and The Self' Installation view, Lehmann Maupin, Seoul April 23 – June 27, 2020 Photo by OnArt Studio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and Seoul.

리먼 머핀
뉴욕에서 두 개의 갤러리 공간을 운영하는 리먼 머핀은 2017년에 삼청동에 공간을 열고 현대미술의 최전선에 있는 해외 작가들을 소개한다. 4월 말부터 음악가이자 소설과 시집을 출간한 작가이기도 한 영국 아티스트 빌리 차일디시(Billy Childish)의 신작을 선보이고 있다.
 
BILLY CHILDISH, 'Wolf, Trees and Road', 2019, Oil and charcoal on linen, 72.05 x 72.05 inches(183 x 183 cm),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and SeoulBILLY CHILDISH, 'Irises', 2020, Oil and charcoal on linen, 48.03 x 48.03 inches(122 x 122 cm),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and SeoulBILLY CHILDISH, 'Tree Overlooking Sea', 2017, Oil and charcoal on linen, 48.03 x 48.03 inches(122 x 122 cm), Courtesy the artist and Lehmann Maupin, New York, Hong Kong, and Seoul
개인전 〈늑대, 일몰 그리고 자신〉에서는 사냥감을 쫓는 늑대, 화병에 꽂힌 꽃, 목가적인 해 질 녘의 풍경 등을 일필휘지로 그린 기운생동 한 그림을 만날 수 있다. 고흐나 뭉크를 떠올리게 하는 빌리 차일디시의 작품들은 무엇보다 순수한 시각적 끌림을 선사한다. 4월 23일부터 6월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74-18, 인스타그램 @lehmannmaupin


페로탕 갤러리
페로탕에서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프랑스 아티스트 클레어 타부레(Claire Tabouret)의 개인전 〈형제자매들〉이 개막했다. 작가는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들이 뭉크의 ‘오스고르스트란의 네 소녀들’(1902)에서 강한 영감을 받았다고 말한다.
 
CLAIRE TABOURET, 'The Siblings', 2020 Acrylic on canvas, 72 x 84 x 2 inches(182.9 x 213.4 x 5.1 cm ), Photo: © Marten Elder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CLAIRE TABOURET, 'The Siblings', 2020 Acrylic on canvas, 72 x 84 x 2 inches(182.9 x 213.4 x 5.1 cm ), Photo: © Marten Elder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CLAIRE TABOURET,'Zino and Enea(blue)', 2020 Acrylic and ink on paper, 55 x 42 inches(139.7 x 106.7 cm) Photo: ©Marten Elder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CLAIRE TABOURET,'Zino and Enea(blue)', 2020 Acrylic and ink on paper, 55 x 42 inches(139.7 x 106.7 cm) Photo: ©Marten Elder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장례식에 가기 위한 복장을 하고 노란 벽 앞에 서 있는 모습을 그린 수수께끼 같은 그림처럼 타부레의 작품 속 아이들 역시 순응적인 태도로 관람자와 눈을 맞추지만, 공기 중에는 긴장감이 떠돌고 있다. 종잡을 수 없는 공간 속 미스터리한 인물들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쳐 서사를 쓰게 된다. 5월 7일부터 7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팔판길 5, www.perrotin.com


PKM 갤러리
두 개의 건물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PKM 갤러리는 수직과 수평으로의 이동이 즐거운 공간이다. 갤러리 안에서의 산책이 가능하다고 할까. 입구에 들어서면 3층 높이 천장의 개방감 넘치는 전시실이 맞이하고 폐쇄된 계단을 올라 아담한 방으로 동선이 이어진다.
 
pkm 갤러리 가든 카페에서 보내는 한낮

pkm 갤러리 가든 카페에서 보내는 한낮

그리고 밤

그리고 밤

엘리베이터를 타고 최고층에 다다르면 단정한 잔디밭 너머 남산타워가 내다보이는 가든 카페에서 청명한 하늘을 나만의 풍경으로 담으며 티 타임을 가질 수 있다. 저녁 어스름이라면 근사한 정찬을 즐길 수도 있으며 이때 잔디밭을 따라 신관으로 이어지는 길에서 오렌지 컬러로 해가 지는 광경을 챙겨 볼 것.
 
Installation view of 〈Yun Hyong-keun 1989-1999〉 at PKM & PKM+. Courtesy of PKM GalleryInstallation view of 〈Yun Hyong-keun 1989-1999〉 at PKM & PKM+. Courtesy of PKM GalleryInstallation view of 〈Yun Hyong-keun 1989-1999〉 at PKM & PKM+. Courtesy of PKM Gallery
Yun Hyong-keun
, 'Burnt Umber & Ultramarine', 1977 - 1989, 
Oil on linen, 73 x 91 cm. Courtesy of PKM Gallery

Yun Hyong-keun
, 'Burnt Umber & Ultramarine', 1977 - 1989, 
Oil on linen, 73 x 91 cm. Courtesy of PKM Gallery

현재 pkm 갤러리에서는 한국 단색화의 거장 윤형근 화백의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청색과 다색을 혼합한 오묘한 안료를 리넨, 캔버스, 한지 위에 스미고 배어 나오도록 하여 고유의 명상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윤형근 화백의 전시에 얼마 전 BTS의 RM도 다녀갔다고 한다.
 
October 1989, YHK in front of this work at his Seogyo-dong studio. Image ©Yun Seong-ryeol. Courtesy of PKM gallery.

October 1989, YHK in front of this work at his Seogyo-dong studio. Image ©Yun Seong-ryeol. Courtesy of PKM gallery.

모든 작위와 기교가 배제된 추상 풍경 속에서 느린 걸음으로 걷는 행위 그 자체가 명상이 된다. 4월 23일부터 6월 20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7길, 인스타그램 @pkmgallery
 
사진/ 안동선

사진/ 안동선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1976년 문을 연 이래 매력을 잃어버린 삼청동을 여전히 찾게 하는 곳 중 하나. 먹다 보면 존재감을 드러내는 팥알들이 섞인 팥죽에 그날그날 만든 질퍽한 찹쌀떡, 아쉽지 않게 들어간 밤, 부드러운 식감의 울타리콩, 잣, 은행이 풍성하고 들었고 계핏 가루를 뿌려준다. 이 소박하고 정성스러운 단팥죽 한 그릇을 먹기 위해 아름답지 않은 가게들을 지나 삼청동 깊숙한 곳까지 들어간다. 세월이 느껴지는 나무 테이블에 마주 앉아 오늘의 관람에 대해 속닥거리기 좋은 마지막 루트.
 
 
*맛집과 카페가 수 놓인 서울 곳곳의 갤러리 워크, 예술 산책자를 설레게 하는 미술과 미식의 이야기는 격주 목요일에 업데이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