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집콕 시대, 홈 스파 제대로 즐기는 법_선배's 어드바이스 #9

욕조에 누워 무심히 바라보던 풍경과 숙련된 테라피스트의 손맛, 코로나19로 모두 과거의 영광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온전히 포기하기엔 이르다. 우리에겐 홈 스파가 있으니까!

BY권민지2020.04.20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파 중 하나로 꼽히는 모로코 마라케시 로열 만수르(Royal Mansur) 호텔 스파. 사진/ 이선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파 중 하나로 꼽히는 모로코 마라케시 로열 만수르(Royal Mansur) 호텔 스파. 사진/ 이선배

방탄소년단이 모델로 등장한 안마 의자 광가 큰 웃음을 줬다. 전문 업소에서 받을 것도 집에서 스스로 하는 요즘 풍조 때문에라도, 모델, 시기 모두 적절한 광고란 생각이 든다. 광고 속 ‘슈가’처럼 현대인은 가만히만 있어도 피곤하고 기력이 없다. 어떻게 해도 천적에게 잡혀먹히지 않는다는 안도감이 인류를 이토록 나약하게 만들었나 보다. 사회적 거리 두기 이후 더더욱 침대 위에 서식하며 “아, 힘들어”를 중얼거리는 자신에게 재충전을 위한 홈 스파를 선사하기로 했다. 언제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를 스파들의 달콤한 추억을 떠올리며….
 
스위스 알프스 자락의 대규모 노천 스파, 레뱅 드 라비(Les Bains de Lavey). 사진/ 이선배스위스 알프스 자락의 대규모 노천 스파, 레뱅 드 라비(Les Bains de Lavey). 사진/ 이선배
스파라는 말은 벨기에의 온천 휴양지 스파우(Spau)가 어원이란 설이 유력해 보이지만 그 행위는 최초를 밝히기 어려울 정도로 오래된 것이다. 화산 폭발로 멸망한 고대 로마 도시 폼페이(Pompeii)를 찾았을 때 놀란 점은, 중심가에 거대한 공중목욕탕이 있었고 탕에 몸을 담근 후엔 마사지를 받고 음료를 주문해 마시는 등 현재 ‘OO 스파랜드’에서 할 법한 스파와 다를 게 없었다는 점이었다. 피부 미용에 몹시 신경 쓰는 손님이 누웠을 마사지 침대는 크기나 형태마저 현재의 것과 흡사했다.
 
 116 층에서 바다와 도시 풍경을 바라보며 받는 홍콩 리츠칼튼 호텔 스파. 사진/ 이선배

116 층에서 바다와 도시 풍경을 바라보며 받는 홍콩 리츠칼튼 호텔 스파. 사진/ 이선배

집에서 세계의 스파 명소에 몸을 담그자
반신욕이 대유행 적이 있는 것처럼 입욕의 효과는 다양하다. 손, 발끝까지 혈액과 림프 순환이 잘 되고 땀이 배출돼 노곤한 느낌이 들면서 잠이 잘 오고 일어난 후엔 상쾌해진다. 땀으로 몸속 수분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미리 물을 한 컵 정도 마셔 둔 후 체온보다 조금 높은 온도에서는 20분 정도 몸을 푹 담그고, 40도 이상 뜨거운 물에서는 5분 정도 심장 아래까지 몸을 담그고 나와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입욕하는 게 좋다. 입욕제로는 제일 고전적인 게 아로마 에센셜 오일. 지난 칼럼(홈 프래그런스 편)에서 언급한 것처럼 각 아로마 에센셜 오일이 수증기와 함께 흡입되면서 즉각적인 심리적 효과도 난다. 금방 휘발하니 물을 받은 후 몇 방울 떨어뜨린다.

 
벳부 온천의 미네랄 성분을 모아 농축한 파우더. 입욕제 또는 마사지용으로 쓸 수 있다. 400g, 3만4천8백원, 유노하나

벳부 온천의 미네랄 성분을 모아 농축한 파우더. 입욕제 또는 마사지용으로 쓸 수 있다. 400g, 3만4천8백원, 유노하나

아로마 에센셜 오일을 포함해 다른 성분이 든 입욕제엔 거품이 나는 것과 안 나는 것이 있다. 버블 바스와 버블 바는 둘 다 소듐라우릴설페이트, 소듐라우레스설페이트 같은 계면활성제가 주성분이라(보디클렌저도 마찬가지만 그 양이 좀 더 적다.) 욕조에 물을 받을 때 그 아래에 두면 녹으면서 거품이 일어난다. 좀 더 풍성하게 거품을 일으키려면 처음에 샤워기 수압을 강하게 해서 쏴 주면 된다. 당연히 세정력도 있어서 입욕을 끝낸 후엔 거품으로 살짝 몸을 마사지하고 물로 잘 헹궈야 한다. 어릴 때 본 서양 영화들에선 섹시한 여자가 거품이 묻은 상태로 바스 타월로 몸을 감싸고 나오길래 ‘저 버블 바스는 몸에 남아도 되는 성분인가 보지?’ 했는데 아니었다. 남으면 피부가 오히려 거칠어질 수 있다.
 
베르가못과 일랑일랑 에센셜 오일이 든 신선한 향 바스 밤 그루비 카인드 오브 러브, 190g, 1만9천원, 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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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 밤은 의외로 재료가 단순하다. 탄산수소나트륨(일명 소다), 시트르산(구연산)에 에센셜 오일 등 향료와 색소를 넣어 뭉친 것이라 물에 넣으면 약알칼리인 소다와 약산인 구연산이 반응해 거품이 생기면서 향료와 색소가 물에 확 퍼지는 것. 눈코가 다 즐거워서 애호가가 많다. 하지만 딱히 피부에 하는 일은 없어서 살짝만 헹구고 나와도 된다. 입욕을 저녁 일과로 하는 일본에선 수돗물을 온천수로 바꿔 주는 입욕제가 크게 발달해 물에 녹이면 각 지방 온천의 미네랄 성분이 향료와 색소와 함께 퍼져 나온다. 거품이 안 나는 타입.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곳이 많은 일본 아리마 온천에선 VR 고글을 쓰면 유명 온천의 노천탕 등을 가상 체험할 수 있는 풍경 영상들을 곧 유튜브에 올릴 거라니 감전사고만 조심한다면 온천 입욕제와 같이 쓰면 좋겠다.
 
셀프 테라피스트 탄생, 전문 제품들도 집으로
입욕 후 절차로 한국에 때밀이가 있다면 서양엔 스크럽이 있다. 원리는 단순하다. 불어난 각질을 소금이든 설탕이든 입자로 문질러 갈아 내는 것이다. 건성 피부거나 샤워를 자주 하는 사람은 묵은 각질도 적고 피부가 건조해지기 쉬워서 스크럽을 할 필요가 없지만, 그 시원한 느낌을 좋아한다면 가능한 입자가 곱고 물에 잘 녹는 걸 선택한다. 오일에 담겨 있는 제품은 스크럽을 하는 동시에 오일이 보습을 해줘서 한결 낫다.
 
Photo by Roberto Nickson on Unsplash

Photo by Roberto Nickson on Unsplash

진흙 마스크는 프랑스가 유명한데 아르질(Argil:진흙이란 뜻)이라 부르며 초록, 핑크, 화이트 진흙이 든 화장품도 많고 업소용으로 100% 진흙 가루를 담은 푸대 단위 제품도 있다. 입자 크기와 미네랄 조성이 조금 다르긴 하지만 어차피 마르면서 피지를 빨아들이는 기능이라 기름 공장 같은 지성 피부에 특히 추천할 만하다. 얼굴, 등, 가슴 등 피지가 많은 부위에 바르고, 완전히 말라서 파충류가 된 기분이 들기 전 씻어내기만 하면 된다. 반대로 보습용 마스크는 크림과 성분이 비슷해서, 전문적으로 나오는 마스크가 아니어도 잘 안 쓰는 대용량 크림 등을 입욕하는 동안 바르고 있어도 된다. 헤어 트리트먼트, 마스크는 모두 천연일수록 아르간 오일 등 유분이 많이 들어서 손상된 모발 끝 위주로 바르고 골고루 퍼지도록 빗어준 후 등에 닿지 않게 샤워 캡을 쓴다.
 
1제를 먼저, 2제를 나중에 발라 보습과 리프팅 효과를 보는 살롱용 마스크, 프로페셔널 스킨 리터닝 슬리핑 마스크 100ml, 8만3천원, 쌍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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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 단계 후 보습제로는 오일, 크림, 로션 등 다양한 제품이 있지만 당연히 지성 피부일수록 오일을 피하고 가벼운 보습제를 선택하는 게 좋다. 일부 스파의 맹점이라면 피부 타입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오일 마사지를 하는 건데 지성 피부는 나중에라도 여드름이 날 수 있다. 등이 약간 지성인 난 테라피스트가 “이 오일은 어느 피부 타입에도 괜찮다”고 해서 마사지 받았다가 등에 종기 같은 여드름이 나서 고생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성 피부라도 팔다리는 건조할 수 있어서 오일을 써도 된다. 드라이 오일이 좀 더 빠르게 흡수된다.
 
포도 씨 오일과 레몬그라스 에센셜 오일이 주성분인 향이 신선한 드라이 오일, 컨투어링 컨센트레이트, 75ml, 3만9천원, 꼬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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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의 하이라이트는 숙련된 테라피스트의 손맛, 즉 마사지인데 집에서 혼자 할 순 없으니 기기의 힘을 빌리자. 목욕 후 오일, 크림 등 보습제를 바르고 충분히 흡수시킨 후 마사지 기기를 쓰면 된다. 요즘은 안마 의자처럼 거대하지 않은 핸디 사이즈도 잘 나와 있다.
 
중주파와 LED 기능으로 마사지와 피부 관리를 함께할 수 있는 홈 케어 기기 씬비, 39만6천원, 아띠베 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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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여에 걸친 홈 스파를 체험하고 나니 집에 머무는 게 꼭 우울하지마는 않다는 자신감이 생기며 다시 침대 속으로 빨려들게 됐다. 할 수 있다. #스테이앳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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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 이선배
  • 사진 이선배/ 언스플래시/ 각 브랜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