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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역사가 담긴 69점의 까르띠에 하이 주얼리 컬렉션 '매그니튜드'. | 까르띠에,매그니튜드 컬렉션,하이 주얼리,주얼리,갈라 디너

’매그니튜드’ 컬렉션 기념 갈라 디너가 진행된 ‘쿨’한 장소, 이스트 런던의 쇼디치 타운 홀. ’매그니튜드’ 컬렉션 기념 갈라 디너가 진행된 ‘쿨’한 장소, 이스트 런던의 쇼디치 타운 홀. 이곳은 이스트 런던의 역사적 건물인 쇼디치 타운 홀, 까르띠에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매그니튜드(Magnitude)’의 새로운 탄생을 기념하는 갈라 디너가 한창이다. 우아한 테이블 세팅 속에서 서비스된 <미슐랭 가이드> 원 스타 레스토랑 클로브 클럽의 섬세한 영국식 만찬이 끝나자 사람들은 인디 록 밴드 가십(Gossip)의 보컬인 베스 디토의 공연을 보기 위해 일제히 무대 앞으로 달려나갔다. 잠시 화장실에 들렀다 샴페인 한 잔을 음미하고 돌아오니(샴페인 테이블과 서버가 배치된 화장실이라니!) 이미 공연은 무르익어 있었다. 지구에서 가장 파워플하고 섹시한 여자 중 한 명이라 여겼던 베스 디토의 라이브에 격하게 반응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떼창에 일조하며 특유의 그루브를 발산하던 배우 엘라 발린스카가 있었다. 조금 전 칵테일 리셉션에서 유독 눈에 띈 그녀의 아름다움은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순수하게 순간을 즐기고 있는 애티튜드와 맞물려 내 안에 유쾌한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더욱이 그녀의 미니멀한 블랙 탱크톱 위에 내려앉은 네크리스의 화려한 조화는 붉은 빛으로 가득 찬 공연장에서 소우주를 만난 듯한 경험을 선사했다. 시간을 돌려 몇 시간 전, 영국의 상징적인 브루털리즘 건물인 ‘180 더 스트랜드’에서 만난 까르띠에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이 이렇듯 여인의 영혼과 만났을 때 본능적인 아름다움으로 승화될 수 있음에 감동하게 된 사건. 180 더 스트랜드에 펼쳐진 69점의 매그니튜드 컬렉션을 포함한 550여 점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 전시는 개인적 감상으로, 신비한 스톤들의 다채로운 소동이 펼쳐진 곳이었다. 다이아몬드, 에메랄드, 사파이어, 루비 같은 프레셔스 스톤과 제이드, 오팔, 아쿠아마린, 가넷, 라피스 라줄리 등의 파인 스톤은 물론 하늘에서 뚝 떨어진 운석까지. 자연이 만들어낸 하나의 광물로서 각기 다른 형성 과정을 거치며 고유의 개성을 지닌 지구의, 나아가 우주의 역사가 하이 주얼리 속에 깃든 풍경은 얼마 전 미술관에서 본 사진가 세바스티안 살가도의 ‘제네시스(Genesis)’ 속 풍경과는 또 다른 광활함을 선사했다고나 할까. 특히 까르띠에가 새롭게 선보인 매그니튜드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기존 컬렉션에서 보기 드문 프레셔스 스톤과 파인 스톤을 대담하게 대비시켜 회화적으로 빚어낸 자아가 인상적이었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소재들의 익스트림한 조우는 바로 메종의 헤리지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소재의 가치나 진귀함에 편향되지 않은 다양한 조합을 시도해 온 까르띠에는 1903년 이후, 10년 동안 색채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발휘하며 추상화를 닮은 작품들을 탄생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메종은 이미 이 시대에 프레셔스 스톤과 파인 스톤의 차이를 두었던 관습에서 벗어나 있었다. 잔느 투상은 다음 10년을 더 다양한 젬스톤의 결합으로 컬렉션을 이어갔는데, 그녀는 화려한 작품을 위해 아메시스트와 터쿠아즈, 산호와 에메랄드의 조합을 즐겨 사용했다고 한다. 별의 광도, 엄청난 규모를 뜻하는 매그니튜드라는 이름답게 이번 컬렉션의 여섯 가지 주요 테마는 광활한 우주를 품었다. 전시에 참여하기 전 이 거대하고 시적인 테마를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했던 우려는 작품을 마주하는 순간 눈 녹듯 사라졌다. 루틸 쿼츠를 돋보이게 하는 다이아몬드, 매트릭스 오팔과 결합한 사파이어, 록 크리스털과 조화를 이룬 에메랄드, 산호, 모가나이트, 다이아몬드 등 정교하게 세팅된 젬스톤들이 불투명함과 투명함, 광물과 보석 그리고 대지와 빛이 하모니를 이루었으며, 제각각 한 편의 풍경화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갈라 디너에 초대된 탁월한 퍼포먼서, 베스 디토. (왼쪽부터) 갈라 디너에서 까르띠에 하이 주얼리로 시선을 사로잡은 배우 엘라 발린스카, 레티티아 라이트, 릴리 콜린스. 68.85캐럿의 루틸 쿼츠를 센터 스톤으로 한 태양 광선 모티프의 ‘아펠리 네크리스’. 먼저 태양으로부터 가장 먼 행성의 궤도 안에 위치한 점을 의미하는 ‘아펠리(Aphelie)’ 컬렉션은 빛을 발화하는 눈부신 태양 광선이 모티프다. 핑크골드 네크리스의 펜던트를 완성할 스톤으로 채택된 건 골든 브라운 루틸 쿼츠. 유연한 관절 구조로 이루어져 섬세한 움직임을 선보이는 네크리스는 곳곳에 공백이 더해져 독특한 매력을 뿜어내고, 눈부시게 뻗어나가는 한 가닥의 빛과 같았던 이어링 또한 눈부시다. 두 번째 테마는 지구와 충돌하면서 달을 만들어낸 행성 ‘테이아(Theia)’. 7개의 진귀한 콜롬비아산 라운드 컷 에메랄드로 이루어진 네크리스는 평평하게 가공된 록 크리스털 모티프의 중심에 세팅돼 있다.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던 이 네크리스의 뒷면 모티프는 까르띠에가 기존에 선보여온 변주 가능한 주얼리처럼 체인에 달거나 브로치로 연출할 수도 있다.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와 콜럼비아산 에메랄드가 미지의 행성을 연상시킨 테이아 이어링이 나의 원 픽. 춘분을 의미하는 에퀴녹스(Equinox) 컬렉션도 예사롭지 않다. 라피스 라줄리, 옐로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 등으로 우주의 성운을 그려낸 네크리스엔 밤하늘의 별들이 은하수처럼 펼쳐져 있고, 볼드한 라피스 라줄리를 옐로, 화이트 다이아몬드가 감싼 링은 알에서 깨어나는 소우주의 탄생을 알리는 듯했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빛의 도시에서 이름을 따온 ‘유마(Yuma)’ 컬렉션에선 태양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골든 옐로에서 브라운으로 이어지는 다이아몬드 팔레트, 무수한 커팅 기법과 스톤의 풍부한 색채, 다양한 셰이드 등으로 이뤄진 네크리스는 까르띠에 하이 주얼리만의 노하우를 증명한다. 태양을 일컫는 ‘소렐리(Soreli)’ 컬렉션은 아르데코풍의 그래픽적인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상기시키는 센터 스톤 주위로 수많은 다이아몬드가 장식된 브레이슬렛은 알고 보니 시크릿 워치를 품고 있었다. 작은 버튼을 누르면 커버가 열리면서 시계 다이얼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것 역시 까르띠에의 시그너처 기술 중 하나다. 결국 우리의 종착점은 지구여서일까. 매그니튜드의 마지막 테마는 슬라브어로 지구를 뜻하는 제미아(Zemia)로 막을 내린다. 하늘 위에서 내려다본 지구의 드라마틱한 대지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제미아 브레이슬렛엔 77.27캐럿에 달하는 오팔 주위로 바위를 옮겨놓은 듯한 브라운, 물과 얼음을 모티프로 한 블루, 번개를 연상시키는 퍼플 컬러의 스톤들을 매치했다. 라운드 컷과 각 면의 처리, 부드러운 브리올레트 컷을 비롯한 다양한 커팅 기법이 적용된 이 컬렉션은 대지 위에서 찬란하게 빛날 우리의 오늘에 대한 까르띠에식 찬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관절 구조로 섬세하게 제작돼 메종의 노하우를 증명하는 ‘유마 네크리스’와 ‘유마 이어링’ 지구의 풍경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제미아 브레이슬렛’. “대상이 뭐든 우선 기능적이어야 합니다. 집을 지을 때 건축가에게 부탁한 게 이거예요. 돌은 돌, 나무는 나무, 황동은 황동, 유리는 유리, 각 소재의 장점을 살리는 쪽으로 생각해 달라는 거였죠. 그래야 소재 자체의 아름다움을 드러낼 수 있으니까. 이건 사람도 마찬가지에요.” 매그니튜드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감상하면서 내가 사랑하는 여배우 키키 키린의 말이 생각난 건 아마도 주제의 본질이 통해서였을 것이다. 보통 까르띠에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대중에게 공개하기 2년 전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 가장 먼저 하는 작업이 소재의 발견이다. 그 옛날 영국의 웨일스 왕자에게 “보석상의 왕이요, 왕의 보석상이다”라는 찬사를 받았던 까르티에답게 진귀한 재료의 탐구와 발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열정으로부터 여정은 시작된다. 이렇게 발견한 스톤들은 이후 디테일한 기획과 메종의 기술력이 더해져 유희적인 라인과 대담한 변화, 유려한 움직임이 깃든 작품으로 승화된다. 그리고 마침내 여인의 몸과 마주하는 순간, 가늠하기 어려운 아름다움과 기능의 스파크가 일어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