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로랑 페리에 이사, 알렉산드라 페레예레 드 노난코우어. 2 이날 디너의 하이라이트는 알렉산드라 로제 1998년이었다.
우리나라에는 돔 페리뇽, 뵈브 클리코, 크리스탈, 모엣 샹동 같은 샴페인이 유명하지만 샹파뉴 지방에서는 그 외에도 수많은 샴페인이 생산된다. 로랑 페리에는 아직 우리에게 친밀하진 않지만 매출 순위 5위, 그리고 2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최정상급 샴페인 명가다.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작년부터 대한항공이 기내 서비스로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에 알려진 로랑 페리에에 대해 알렉산드라 페레예레 드 노난코우어 로랑 페리에 이사는 자신의 자태만큼 우아하게 프레젠테이션했다. 200여 년 전부터 존재해온 로랑 페리에가 부흥하기 시작한 건 제2차 세계대전 후 알렉산드라 이사의 아버지 베르나르 드 노난코우어 회장이 로랑 페리에를 인수한 다음부터였다. 그는 당시 식후주로 마시던 샴페인을 식전주로 바꾸려고 노력했다. 피노 누아, 피노 뫼니에, 샤르도네를 블렌딩해서 만드는 일반적인 샴페인과 차별화하기 위해 베르나르 회장은 샤르도네에 집중하기로 했다(로랑 페리에의 상쾌함은 여기서 나온다). 그는 로제 샴페인 양조에도 힘을 썼다. 당시 대부분의 로제는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블렌딩해서 만들었지만 그는 피노 누아의 모든 특징을 뽑아내기 위해 피노 누아를 침용시켜 양조했다. 59년도에 처음 만들어진 로랑 페리에의 최고봉 그랑 시에클은 프리미엄 샴페인으로는 드물게 단일 빈티지가 아닌, 작황이 좋았던 세 개의 빈티지 원액을 블렌딩하는 방식을 택했다. 순수, 상쾌, 우아. 로랑 페리에가 추구하는 샴페인 스타일은 그런 선택과 집중의 산물이다. 하얏트 리젠시 인천의 총주방장 미르코 아고스티니가 각각의 로랑 페리에에 어울리는 코스 요리를 선보이는 디너가 시작되었다. 태안 꽃게, 랍스터 수프, 금귤 셔벗과 매칭된 그랑 시에클은 우선 우아하게 올라오는 기포가 인상적이었다. 맛과 향은 ‘압도적인 상쾌함과 섬세하고 고운 질감’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 메인 요리인 제동 소등심 구이와 디저트로 나온 초콜릿 케이크에는 알렉산드라 로제 1998년이 곁들여졌다. 알렉산드라는 베르나르 회장이 이날의 호스트였던 자신의 맏딸 알렉산드라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만든 로제 샴페인이다. 피노 누아 80%, 샤르도네 20%의 블렌딩으로 만든 이 샴페인은 로랑 페리에의 가치와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에디터 개인적으로는 그랑 시에클보다 더 낫다고 느꼈다. 아버지의 사랑과 일에 대한 열정이 담겨 있기 때문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