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알렉산더 맥퀸부터 미스 소희까지 탄생시킨 패션쇼, 다음은 누구?

런던 세인트 마틴 졸업 쇼로 화려하게 데뷔한 신진 디자이너들!

프로필 by 김동휘 2025.06.18

지난 5일, 런던에서 세인트 마틴 BA(학사) 졸업 쇼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이 쇼를 단순히 ‘졸업 무대’라 부르긴 아쉽죠. 이곳을 거쳐 간 이름들이 무척 화려하거든요.

디자이너 박소희 디자이너 허금연과 정호연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 디자이너 킴 존스

SNS에 올린 졸업 작품으로 미스 소희를 시작한 박소희, 학부와 석사 졸업 쇼 모두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후 굼허를 만든 허금연. 그리고 이사벨라 블로가 졸업 컬렉션 전체를 구매하며 주목받기 시작한 알렉산더 맥퀸과 루이 비통, 디올 옴므, 펜디 이 굵직한 세 브랜드를 디렉팅한 킴 존스 또한 이곳 출신입니다. 박소희, 허금연, 알렉산더 맥퀸, 킴 존스. 그 뒤를 이을 새로운 이름들이 본격적으로 패션 계에 발을 딛었습니다.


마야 하스바니

2025 세인트 마틴 졸업 쇼의 1등을 거머쥔 주인공부터 살펴보죠. 마야의 컬렉션은 1950년대 텍사스에 UFO가 추락했다는 이야기에서 출발합니다. 주제가 흥미로운 만큼 매우 독창적인 작품이 탄생했죠. 구미호를 떠오르게 하는 라텍스 꼬리, 부풀어 오른 형태로 신체를 감싸는 크로셰 니트까지. 독특한 형태와 소재로 이야기 속 마을 사람들을 유쾌하게 그려냈습니다. 자칫 과해 보일 수 있는 옷도 마야의 손을 거치면 익살스러운 매력이 살아나죠. 그의 옷을 입은 아티스트들의 모습이 벌써 기대되지 않나요?


한나 스미스

쇼에 긴 드레스를 입은 채 휠체어를 탄 모델이 등장했습니다. 한나의 컬렉션은 유전성 신경 질환을 앓는 가족을 향한 사랑에서 출발했습니다. 단단한 휠체어를 부드러운 시폰과 레이스 치마로 감쌌죠. 신체에 관한 고정관념에 새로운 관점을 제기한 한나의 쇼는 그 자체로 철학적인 행위예술이었습니다. 포용의 메시지를 넘어, 옷이 신체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안토니오 페미아

풀이 무성한 정원에서 막 깨어난 듯한 요정 같은 모델이 등장합니다. 벨기에 외곽 숲에서 영감을 받은 안토니오는 ‘자연’이라는 고전적인 주제를 감각적으로 풀어냈습니다. 거미줄처럼 얽힌 실루엣과 촉수 같은 곡선이 몸을 휘감습니다. 살아 있는 듯 거친 질감은 완벽하지 않아서 더 아름다운 자연을 닮았죠. 안토니오는 어디서 어떻게 피어날지 모르는 자연처럼 예측할 수 없는 패션의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김민주

80년대 한국 노동요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사계>가 런던에 울려 퍼졌습니다.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 "미싱은 잘도 도네 돌아가네"란 가사처럼, 민주의 컬렉션은 노동의 리듬이 담겨 있습니다. 화려한 색감으로 한국 민속 축제의 활기를 담아내기까지 했고요. 시대를 관통하는 이 노래를 닮은 민주의 컬렉션은 관객의 마음을 두드렸습니다.

Credit

  • 글 손영우(오브젝트 에디티드)
  • 사진 각 디자이너 인스타그램﹒브랜드 웹 사이트﹒Getty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