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엘르보이스] 그럼에도 사진을 찍는 이유
사진에 진심인 임현주 아나운서가 순간을 포착하는 이유, 그만의 방식에 대하여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unsplash
이후 나는 사진 기록에 대해 정반대의 가치관을 갖고 있는 사람과 결혼했다. 나를 만나기 전 남편은 살면서 통틀어 셀카를 두세 번이나 찍어봤으려나. 자신이 어떻게 사진에 담기는지 도통 관심이 없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꺼내 들 때는 이상하고 웃기게 번역된 ‘매생이죽(Every Life is Ruined)’ 같은 걸 발견했을 때뿐이다. 내 눈엔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남편의 순간을 그냥 흘려보내기 아까웠다. 점점 사진의 시선과 대상이 나에게서 다니엘로 옮겨갔다. 사진은 마음의 반영이다. 사랑하는 것을 담고 싶어 하는 본능이기도 하다. 이젠 에너제틱한 우리 아이 아리아를 찍는다. 나에게 이만큼 아름답고 감동적인 존재는 없으니까. 사진을 찍을 때 내 표정이 늘 웃고 있어서인지 아리아도 자연스럽게 따라 웃어서 사진을 볼 때마다 나도 웃을 수밖에 없는 미소의 선순환이다.

©unsplash
그럼에도 기록의 한계는 존재한다. 잊고 싶지 않은 기분과 경탄의 순간까지 다 담지 못하는 게 애석할 따름이다. 그러니까 최대한 집중적으로 그 순간을 담고 카메라를 내려놓아야 한다. 진실하게 지금에 충실하도록. 비움은 필수다. 한 번의 여행 이후 쌓인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가장 좋은 사진 몇 컷만 남기고 지운다. 사진의 완성은 비움이다.

「
듣고, 쓰고, 읽고, 말하는 MBC 아나운서. 좋아하는 것을 하며 신중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부지런한 나날을 담은 책 <아낌없이 살아보는 중입니다> <우리는 매일을 헤매고 해내고>를 펴냈다. 워킹 맘으로 새로운 삶의 페이지에 도전중. 임현주
」Credit
- 에디터 이마루
- 글 임현주
- 아트 디자이너 민홍주
- 디지털 디자이너 이소정
2025 가을 필수템 총정리
점점 짧아지는 가을, 아쉬움 없이 누리려면 체크하세요.
이 기사도 흥미로우실 거예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엘르의 최신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