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세계의 ‘탕’

진한 수프에 녹아 있는 세계의 혼, 각국의 ‘지표’처럼 여겨지는 국물 요리.

프로필 by ELLE 2015.01.14

 

곰탕, 하동관

1943년 문 연 ‘노포’로 곰탕의 대명사로 꼽힌다. 한우 암소의 사골, 양지, 내장(곱창, 대창, 양, 곤자소니)을 솥에 넣고 푹 끓이다 고기의 단맛이 달아나기 직전 건져내는 게 노하우로 설렁탕과 달리 국물이 맑은 게 특징. 깍두기 국물을 넣어주는 ‘깍국’, 고기를 더 얹어주는 ‘스무공’, 계란을 넣어주는 ‘통닭’처럼 단골만 아는 주문법이 따로 있을 정도로 대대손손 이곳을 찾는 마니아 층이 두텁다.
add 중구 명동9길 12 tel 776-5656

 

 

 

어니언 수프, 앙 드 뜨와

프랑스 여느 브래서리에서든 접할 수 있는, 내외국인 할 것 없이 인기인 어니언 수프를 맛볼 수 있다. 추운 겨울엔 따뜻하게 몸을 데워주고, 술을 먹은 다음 날엔 더없이 훌륭한 해장 역할을 해내는 어니언 수프는 짭조름한 맛이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 프랑스의 국민 요리다. 얇게 썬 양파를 ‘캐러멀라이즈’한 뒤, 육수와 치즈를 더해 끓여 빵과 먹으면 더없이 속이 든든하고 훈훈해진다.
add 용산구 이태원로 189  tel 796-1244

 

 

 

 

 

 

보르시, 사마르칸트

사마르칸트에서는 ‘소비에트 사회주의공화국연방’ 아래 어깨를 나란히 했던 중앙아시아 국가의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보르시는 감자, 당근, 양파, 양배추, 돼지고기를 넣고 비트, 토마토소스로 붉게 색을 낸 수프로 일주일에 서너 번씩 식탁에 오르는 중앙아시아의 대표적인 가정식 메뉴다. 우유 크림을 발효해 새콤한 맛이 나는 스메타나 소스를 섞어 빵에 찍어 먹으면 고소함이 배가된다.
add 중구 마른내로 159-21 tel 2277-4267

 

 

 

 

 

 

톰얌쿵, 까올리포차나 홍대

간이 센 태국 음식 중 가장 호불호가 강한 메뉴가 톰얌쿵. 새우 육수에 피시, 라임 소스를 더한 뒤 향신료, 해산물, 야채(오징어, 새우, 토마토, 버섯, 고추 등)를 함께 끓여 신맛, 짠맛, 매운맛, 단맛, 쓴맛이 모두 나는 까닭이다. 태국 음식 초보자가 도전하기엔 난이도가 높지만 먹다 보면 중독되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 국물 요리. 이태원에 이어 홍대 2호점을 오픈한 까올리포차나의 톰얌쿵은 태국인들도 즐겨 찾을 정도로 현지 맛을 낸다.
add 마포구 와우산로 13길 25 tel 010-9003-7152

 

 

 

 

 

 

완탕, 청키면가

중국식 만둣국 ‘완탕’을 소리내 말하면 ‘운툰(Wonton)’. 즉, 구름을 삼킨다는 의미로 그만큼 만두피가 부들부들해 목구멍으로 술술 넘어간다. 홍콩 청키면가와 라이선스를 맺고 만두피와 면을 모두 홍콩에서 들여온 덕분에 가장 현지화된 완탕을 맛볼 수 있다. 건어물과 고기를 끓여 만든 육수에 통새우만두를 넣은 이곳의 완탕은 느끼함이 없고 담백하다. 중국 채소 초이삼을 굴 소스에 데쳐 밑반찬으로 곁들여 먹길 권한다.
add 용산구 보광로 127 중소기업은행 tel 322-3913

 

 

 

 

 

 

검보, 미드가르드

검보는 서아프리카 원주민이 즐겨 먹은 전통 음식으로 프랑스, 스페인의 영향권 아래에서 다양하게 맛이 변화했다(훗날 이들이 정착한 미국 루이지애나 주가 제2의 고향). 걸쭉한 스튜 타입으로 센 불에 크레올 소스, 루(Roux)를 볶은 뒤 해산물, 야채(오크라, 새우는 필수!), 소시지, 육수를 넣고 뭉근하게 끓인다. 미드가르드에선 닭고기 대신 돼지고기 육수로 맛을 내는데, 앙두이에(Andouille) 소시지를 넣어 풍미가 더 매콤하다.
add 강남구 도산대로 17길 6 tel 516-9400

 

 

 

Credit

  • editor 김나래
  • photographer 윤성근
  • DESIGN 오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