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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접할 수 없는 그녀의 치명적인 매력

데뷔 이후 지금까지 무려 20여 편의 영화를 달려왔다. 그중에서 여배우로서 흥행을 보증할 만한 장르라 할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는 단 한 편도 없었다.지금 그녀는 자신에게 잘 맞는 역할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 영화를 향한 명민하고 쿨한 감각, 스튜어트가 가장 사랑받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프로필 by ELLE 2012.11.29



서가를 거닐던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책 <경멸> 앞에서 잠시 멈춘다. “정말 좋아하는 책이에요. 이 원작으로 만든 장 뤽 고다르의 영화는 코미디적인 요소가 강했지만 원작은 무척 어둡죠.” 블랙 케즈 슈즈에 블랙 스키니 진, 낡은 듯한 느낌의 그린 티셔츠 위에 다크한 후드를 걸친 그녀는 선셋 거리의 이 작은 서점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다.

엄청난 흥행 수익을 낸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그녀는 벨라 스완 역을 통해 ‘벨라 마니아’들을 전 세계적으로 양산해 냈다. 틴에이저에서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영화를 본 사람은 누구나 크리스틴뿐 아니라 신비하고 강렬한 매력의 뱀파이어 에드워드에게까지 완전히 사로잡혀 버렸다. “오 마이 갓, 이건… 그가 출연했던 영화잖아요!” 스튜어트는 기 드 모파상의 책 <벨 아미>를 가리키며 로버트 패틴슨을 슬쩍 언급한다. “만일 실제로 그가 이런 스캔들을 일으켰더라면 아마 온 프랑스인들이 다 들고 일어났을 거예요.” 스튜어트는 패틴슨을 2007년에 처음 만났다. 당시 그녀는 이미 <트와일라잇>에 캐스팅된 상태였지만 상대역인 에드워드 컬렌 역은 여전히 미정인 상태였다. 감독 캐서린 하드윅은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4명의 배우로 범위를 좁힐 수 있었다고 한다. 하드윅은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한다. “로버트와 크리스틴은 테이블에 앉아 있었는데 그들 사이에 뭔가 생물학적인 스파크를 감지했어요. 그들에게 ‘지금 이 감정들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을지를 생각할 수 있도록 내게 하루 정도 시간을 달라’고 얘기했죠. 그리고는 로버트에게 경고했어요. ‘그녀는 미성년자니까 절대 앞서 나가지 말아야 한다. 그게 이 나라의 법이라고요.” 사실 스튜어트의 사생활에 대한 언급은 금기사항이다. 상상력을 품는 것도, 질문을 던지는 것도 조심스럽다. 그녀가 영화에서 패틴슨과 함께 만들어낸 모든 것들이 지금은 비행금지구역에라도 들어선 듯 모두 연결이 끊긴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든 프로젝트마다 아주 빠르게 적응하는 스튜어트를 보고 있노라면, 그녀가 린지 로한보다 불과 세 살밖에 어리지 않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스튜어트의 어린시절, 영화 대본 감독이었던 스튜어트의 어머니 줄스는 밤늦도록 야근 후 집에 돌아오곤 했다. “엄마가 돌아오길 내내 기다렸어요. 엄마가 일 끝나길 기다렸다가 달려나가 엄마 다리를 꽉 끌어안았죠. 그러면 마치 커다란 나무 둥지에 달라붙는 것 같았어요. 그러면 엄마는 내게 다정한 말을 건네거나 뭔가를 주곤 했어요. ‘오늘은 뭘 했니? 어디 있었니?’라고 물으면 내 대답은 늘 똑같았죠. ‘영화를 봤어요!’” 독특한 히피 부모(아버지인 존은 무대 매니저이다) 밑에서 자란 스튜어트는 또래의 다른 스타들과는 달리 의외로 안정적인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홉 살 때 학교 연극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고, 열 살 때는 단역으로 영화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데이비드 핀처의 <패닉 룸>에서 조디 포스터의 어린 딸 사라 역을 맡은 것도 이때였다. 하지만 중학교 때부터 홈스쿨링을 했던 게 그녀는 가장 후회스럽다고 한다.

계산대에서 모든 계산이 끝나자, 누군가가 스튜어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린다. “실례지만...” 한 젊은 어머니가 통통한 자신의 딸 아이를 스튜어트 앞으로 잡아당긴다. “우리 딸이랑 사진 한 장 찍어줄 수 있나요?” 스튜어트는 미소를 띠고 당황스러워하는 아이에게 팔을 두른다. 플래시와 함께 찰칵! “정말 고마워요.” 스튜어트는 “천만에요”라며 화답을 한다. 뒤돌아서면서 아이가 “그런데 누구예요?”라고 엄마에게 묻자 그녀는 이렇게 소근거린다. “쉿, <트와일라잇>의 여주인공이라니까.”

스튜어트는 파파라치의 눈을 피하기 좋은, 별 특징이 없는 렌터카 문을 연다. 뒷좌석에는 책들이 몇 권 흩어져 있는데, 옆 좌석에 내가 앉자마자 그녀는 시동을 켠 채 카멜 담배를 물기 시작한다. 핸들을 잡은 스튜어트의 손에는 강렬한 레드 네일 컬러가 칠해져 있다. 엄지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실버 스푼 링은 가족 반지. “오빠 넷과 부모님이 모두 이 반지를 끼고 있어요. 엄마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져온 것이죠.” 그리고 집게손가락에 끼워진 심플한 골드 링의 정체는? “이 반지를 누가 줬을까, 다들 궁금해하더군요.” 스튜어트가 머리를 가로저으며 말한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이미 모두들 알고 있죠!”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12월호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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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ITOR 최순영 PHOTO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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