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웬만해선 카더가든과 그들을 막을 수가 없다
여기가 바로 <카더정원>. 카더가든이 심고, 네 명의 정원사들이 키우고, 웃음이 무성한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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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더가든을 인터뷰 자리에 앉히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듣는 순간 꼼짝 못하게 만드는 음색, 깊고 긴 여운을 남기는 감성, 꾸준히 쌓아온 음악성으로 회자되는 그가 예능 프로그램의 중심에 침투한 뒤로 말이다. 넷플릭스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쿠팡플레이 <직장인들> 그리고 유튜브 채널 <카더정원>을 통해 예능적 기풍을 거침없이 내뿜더니 어느덧 카더가든은 예능 신성으로 부상했다. 섭외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특별한 인터뷰가 성사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그가 다른 카드를 꺼낸 것. “<카더정원> 제작진이랑 같이하는 게 더 재미있을 걸요.” <카더정원>에서 흔하게 본 짓궂은 장난으로 생각했다. 패션 매거진 촬영 한복판에 놓인 동료들을 보며 깔깔거리는 카더가든의 얼굴이 떠올랐으니까. 그게 아니었다. 카더가든이 예능 프로그램에 자신의 판을 깔 수 있었던 이유는 <카더정원>이 완벽한 도약대였고, 제작진이 든든한 ‘빽’이라는 설명이다.

카더가든이 착용한 코트는 Recto. 후디드 티셔츠는 Remi Relief.
예능판에서 카더가든이 어디서 나타난 캐릭터인가 싶겠지만 <카더정원>을 봐왔다면 뜬금없는 등장은 아니다. <카더정원>은 카더가든의 또 다른 무대다. 채널 설명은 단출하다. ‘카더가든이다ㅋ.’ 그 단순한 문장 뒤에는 110만 명 넘는 구독자가 있다. 카더가든이 주인공이고, 동료 뮤지션들이 출연하지만 음악 이야기는 가끔이다. 대신 소소한 수다와 사적 농담, 느슨한 공기가 각각의 에피소드를 지지고 볶는다. <카더정원>은 생활 예능 프로그램 같으면서 그냥 동네 모임 같고 가끔 음악 채널 같다. 그 속에서 카더가든은 브레이크 없는 입담과 넉살, 뻔뻔함과 순발력으로 활개를 펼친다. 유머 코드가 갈릴 수 있지만 맞아떨어지는 순간, 그게 밉지 않고 여지없이 웃음이 터진다. 그렇게 <카더정원>은 ‘밥친구’가 되고야 만다.
흥미로운 건, 정작 네 명의 제작진은 그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는 점이다. 카더가든과 동갑내기로 효율성을 탑재한 김현석 PD, 야무진 살림꾼이자 카더가든에게 운전 연수를 받는 에피소드에서 연쇄 웃음을 터트린 서은현 작가, 말수는 적어도 “예지가 하자고 하면 카더가든은 다 한다”는 신뢰의 아이콘 최예지 PD 그리고 카더가든이 졸업식 현장에 깜짝 등장했지만 정작 학점 부족으로 졸업을 못했던 반전 에피소드의 주인공 정아연 PD. <엘르> 촬영에 왜 불려왔는지, 인터뷰 자리에 앉은 순간까지도 그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단체 촬영이 끝난 뒤에는 막 이별한 커플처럼 한 마디 없이 흩어졌다. 그 타이밍이 어찌나 빠른지. 팀워크라기에는 기묘했지만, 오히려 이 팀만의 팀워크 같았다.

카더가든이 착용한 코트는 Recto. 후디드 티셔츠는 Remi Relief.
오늘 촬영은 카더가든이 먼저 <카더정원> 제작진과 같이하고 싶다고 제안했죠
카더가든 매거진 화보를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카더정원> 덕에 촬영 제안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제작진과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죠. <카더정원>은 저 혼자 만드는 게 아니니까 같이하는 사람들을 소개할 겸.
촬영 좀 해보니 어떤가요
카더가든 생각 외로 다들 자연스러웠어요. 제작진이 오히려 오늘 제 모습을 어색하게 느꼈을 것 같아요. 대충 걸치고 다니는 편이라. 예지 PD 카더가든이 그냥 사진만 찍으면 된다고 했는데 그냥 찍는 수준이 아니더군요. 다행이라면, 영상 편집하느라 밤새고 와서 줄곧 멍한 상태였다는 거예요.

매거진 화보를 가지고 이런 걸 하면 재밌겠다, 뭔가 떠오른 것도 있나요
아연 PD 아니요. 메이크업받는 동안 거울을 보며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게 그저 웃겼습니다. 은현 작가 뭘 해야 하는지 몰라서 뚝딱거리는 사이 촬영이 끝나버렸어요. 늘 카메라 앞에 서는 카더가든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어요.
앞으로 카더가든에 대한 대우가 달라질까요
카더가든 그대로일 거예요. 각자 맡은 일을 하는 거니까요. 그리고 <카더정원> 촬영 여건은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현석 PD가 착용한 재킷은 Recto. 셔츠는 Our Legacy. 팬츠와 슈즈는 Cos. 카더가든의 가죽 점퍼는 Juun. J. 셔츠와 팬츠, 타이, 슈즈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엘르>에 <카더정원> 애청자가 여럿 있는데 “뇌를 빼놓고 보는 채널”이라더군요. 그런 <카더정원>을 만드는 건 어떤 사람들인가요
카더가든 거창한 의도나 목표가 있는 건 아니예요. 우연히 모였는데 다들 성격이 널널해요. 예민하지 않고요. 그래서 가볍고 보기 편한 영상들이 나올 수 있나 봐요. 현석 PD <카더정원>은 나름 코드가 있다고 생각해요. 대중적인 유머는 아니죠. 그걸 이해 못하면 같이 일하기 힘들 거예요. 그런 점에서 카더가든을 포함해 모두 취향이나 결이 비슷한 지점들이 있어요. 은현 작가 “이상하더라도 무조건 재미있는 거 하자.” 저희 기조예요. 우리 스스로 재미없으면 안 하고요. 예를 들어 카더가든의 지시사항을 게스트가 수행하는 ‘아바타 소개팅’은 잠정적으로 제작하지 않고 있어요. <카더정원>의 출발점 같은 시리즈지만 갈수록 패턴화되면서 재미가 없어지더라고요. 고민하지 않고 그만하자는 결론을 냈죠. 카더가든 조회 수를 아예 신경 안 쓸 수는 없겠죠.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 마음도 분명 존재하니까. 하지만 조회 수 때문에 하고 싶은 기획을 포기하거나, 안 하고 싶은 걸 억지로 하지는 않습니다. 예지 PD 맞아요. 일단 우리가 재미를 느껴야 해요. 보는 사람이 웃는 건 그 다음 문제고요. 전에는 조회수나 수익적인 성과를 중요하게 여겼던 것 같아요. 그러다 <카더정원>을 계기로 “재미있으면 됐어”라는 쪽으로 기준이 바뀌었죠. 아연 PD 저는 채널이 자리 잡은 뒤에 합류했는데 이 사람들은 재미가 없다고 판단되면 진짜 안 해요. 대신 뭐든 찍기 시작하면 재미를 뽑아낼 줄 알아요.
이제는 대중적이지 않으면서 대중적인 채널이라고 말할 수도 있어요. 유튜브 구독자 100만 명을 넘겼으니 대놓고 물어볼게요. <카더정원>이 잘 되는 비결은 뭔가요
현석 PD 저도 궁금해요. 왜 이렇게까지 좋아해 주는지. 저희끼리 회의한 적도 있어요. 콘텐츠마다 조회 수 편차가 있어 ‘이게 과연 잘된 건가?’ 싶기도 해요. 구독자 수는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저만 해도 오래 봤던 채널을 안 보기도 하니까요. 대신 댓글과 반응을 살피면서 ‘우리 취향과 맞는 사람들이 있다’ 정도는 체감해요. 예지 PD 살다 보면 일상에서 작은 일탈을 꿈꾸기도 하잖아요. 저희 콘텐츠가 아주 대중적이지 않지만,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지지 않으면서도 너무 뻔하지 않은 지점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이 찾아보는 건 아닐까 싶어요. 은현 작가 비결이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카더가든이죠. 프리랜서 작가로서 여러 프로그램을 경험해 보니 호스트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아요. 아연 PD 카더가든은 지치지 않는 바이브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아요. 본업이 아닌데 채널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고 애정을 쏟아 촬영하는 게 보여요. 제 기준에서는 멋진 사람입니다. 은현 작가 ‘카더정원’의 정체성을 말한다면 카더가든이 맞아요. ‘카더정원’은 그의 입에서 발화된 콘텐츠이니까요.

은현 작가가 착용한 이어 플랩 버킷 햇과 깅엄 체크 패턴 셔츠, 티어드 스커트, 부츠는 모두 Open Yy. 벨트는 Polysooem. 아연 PD가 착용한 와이어 비니와 재킷, 팬츠는 Open Yy. 랩 스타일의 벨트와 슈즈는 에디터 소장품. 예지 PD가 착용한 레이스 디테일의 셔츠와 레이어드 니 삭스 팬츠는 Open Yy. 슈즈는 에디터 소장품.
<카더정원> 초반에 이런 댓글이 많았던 걸로 기억해요. "카더가든 진짜 빵빵 떠서 ‘슈스’ 되세요."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는데 ‘슈스’ 카더가든은 제작팀에 어떤 기대와 고민을 안겨주고 있나요
은현 작가 ‘슈스’ 카더가든이라, 체감해요. 그것도 많이. <카더정원> 촬영일을 정하기 위해 카더가든의 스케줄을 확인하면 전보다 확실히 많아졌어요. 그런 만큼 챙기고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늘었지만 자랑스러워요. 제가 하는 일은 아티스트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하거든요. ‘아타바 소개팅’이 터지면서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섭외로 이어진 것처럼, 제 역할이 도움이 돼 동료 아티스트가 길고 넓게 활동할 수 있다면 기뻐요.
<카더정원>은 카더가든에게 일과 놀이 중 어느 쪽에 가깝나요
카더가든 이 친구들에게 자주 말하는데 지금의 인기는 전부 이들 덕분이에요. <카더정원> 전과 후가 확실히 다르죠. 음악 활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고. 저는 <카더정원> 촬영을 일이라고 여기진 않아요. 그냥 떠드는 게 전부인데, 그걸 일이나 노동이라고 하면 양심 없는 사람 같잖아요. 현석 PD 말은 이렇게 하지만 카더가든은 사실상 출연자라기보다 기획이나 제작을 겸하는 팀원에 가까워요. 아이디어를 많이 던지는 타입은 아니지만 타율이 꽤 높아요. 최근 반응이 좋았던 ‘헝그리 부대’ 편도 그의 아이디어였어요.


이렇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손에 쥔 카더가든이라는 도구의 우수한 성능은요
현석 PD 지랄 떠는 거요.(웃음) 표현을 좀 세게 했는데 카더가든이 느닷없이 ‘왜 여기서 이러지?’ 싶은 헛소리를 할 때가 많아요. 근데 그 와중에도 그게 기획 안에서 이해되고 잘 맞물리는 거죠. 카더가든 감이 좀 좋아요. 될 것 같으면 얘기하고 안 될 것 같으면 아예 꺼내지도 않죠. 이제는 머릿속에 어떤 상황이 떠오르면 이 친구들이 어떻게 촬영하고 편집할지가 보여요. ‘헝그리 부대’는 귀엽고 잘 먹는 아이들 몇 명 모아 달라고 했더니, 제가 생각한 대로 그림이 딱딱 나왔어요. 예지 PD 저희도 그래요. 이 상황에서 카더가든이 한마디하겠다, 예측이 돼요. 경험에서 쌓인 데이터베이스 같은 게 있죠. 아, 카더가든은 ‘도파민 중독자’ 같아요. 일주일에 한 편씩 촬영하는 게 힘들 수밖에 없어요.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하게 될 줄 몰랐죠. “무조건 재밌으면 돼”라는 식의 태도랄까. 그게 카더가든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촬영에서는 카더가든의 폼이 별로였지만 제작진의 노력으로 심폐 소생에 성공한 에피소드도 있을까요
카더가든 엄청 많죠. ‘아바다 소개팅’ 시리즈가 그렇다고 보면 돼요. 촬영 중간 ‘이거 큰일났다’ 싶은 순간이 많았는데 편집 덕분에 살아난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편집자, 제작자의 역량이 뛰어나야 출연자도 득을 볼 수 있어요.
각자 본인의 코드와 취향에 부합하는 에피소를 꼽는다면요
카더가든 아무래도 제가 먼저 제안한 ‘아바타 소개팅’. 그리고 친한 친구들이 출연한 에피소드들이 그렇다고 할 수 있죠. 실제로 같이 여행하고 어울릴 때의 바이브가 나오니까. 현석 PD 즉흥적으로 “재밌겠는데?” 해서 시작하게 된 에피소드들이 우리다운 방식 같아요. 아까도 말했던 ‘헝그리부대’도 그중 하나고요. 아연 PD 반대로 꾸며진 건 다들 싫어해요. 예지 PD 스튜디오에서 상황이 세팅된 채 리액션만 하는 예능은 저희와 안 맞죠. 카더가든 홍보 목적으로 게스트가 출연하는 토크쇼 포맷을 몇 번 진행했는데 ‘이건 우리 색깔이 아니구나’ 느꼈어요. 예지 PD 저희끼리 ‘영화 투어’라고 부르는 시리즈가 있어요. <라라랜드>, <중경삼림>, <러브레터> 영화 촬영지를 둘러보며 줄거리를 얼렁뚱땅 소개했는 데 딱 개인적인 취향이에요. <카더정원> 채널의 성장을 이끈 시리즈들이 있지만 일부러 중간중간 취향 강한 에피소드를 찍어요. 카더가든 넉살 형도 ‘영화 투어’는 진짜 이해를 못하겠다고 그래요. “영화 안 보고 설명하는 시리즈 찍을 때는 나 부르지 마”라고 질색할 정도예요. 근데 저는 너무 웃겨요. “왜 <라라랜드> 촬영지까지 가서 이러고 있지?”하게 만드는 게 제일 재미있어요. 현석 PD 아까 카더가든이 지랄 떠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는데 딱 이거예요. 은현 작가 감성적으로는 ‘스쿨오브락’이 우리와 맞다고 생각해요. 다들 음악을 좋아하는 데다 카드가든의 본업과도 연결되니까요. 카더가든 ‘스쿨오브락’을 통해 만나는 밴드부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 주니까, 그거 하나만으로 의미가 있지 않나. 은현 작가 제가 보기에 ‘스쿨오브락’을 찍을 때 카더가든은 좀 달라져요. 뮤지션의 면모가 나타나는데 다른 에피소드들과는 확연히 달라요.

듣다 보니 다음에 하고 싶은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궁금한데요
카더가든 기획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시트콤이에요. 아연 PD 신기하게도 모두가 시트콤에 대한 열망이 있어요. 회식 자리에서도 누가 시트콤을 언급하면 이야기에 끝이 없어요. 은현 작가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드라마예요. 작가에게는 완전한 예술이죠. 특히 시트콤 집필을 해 보고 싶어요. 카더가든도 시트콤 <웬만하면 그들을 막을 수 없다>를 굉장히 좋아하고 나름 연기도 시작했으니. 카더가든 낄낄대며 보는 시트콤은 사실 어려운 장르예요. 웃음이 기반이 되는데 캐릭터간 연결을 촘촘하게 다져 놓아야 그게 가능해요. 현석 PD 시트콤을 너무 하고 싶지만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도 잘 알아요. 일단 올해 말 대본을 쓰기 시작하려고요. 그러면 내년 하반기쯤 제대로 착수할 수 있지 않을까. 솔직히 시트콤은 막연한 욕심일 수 있어요. 그래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시트콤도 “늘 재미있는 걸 하자”는 저희 원칙의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죠.
<카다정원> 시트콤의 주인공은 역시 카더가든일까요
카더가든 그보다는 제작자 역할이 될 것 같아요. 주인공으로 제가 나오는 건 뻔해 보이니까. 카메오 출연 정도가 나아요. 현석 PD 같은 생각입니다. 마블 시리즈의 카메오로 유명했던 스탠 리처럼 잠깐 등장하는 장면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같은 시간을 공유하면 서로 닮아간다고 하잖아요. 뜻하지 않게 발견한 <카더정원> 팀은 어떤 공통점이 있나요
현석 PD 있죠. 다들 유난 부리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은현 작가 맞아요. 오늘 화보 촬영도 저희한테는 유난이에요. 예지 PD <카더정원> 채널이 구독자 1백만 명을 찍었을 때도 카더가든이 유난 떨지 말자고 얘기했어요. 저희는 덤덤했는데 정작 본인이 더 유난이었던 게 아닌가. 카더가든 이 친구들과는 ‘회사 대 연예인’ 구도가 아니라서 좋아요. 그냥 한 팀 같아요. 각자 자기 주장이 뚜렷하고 불필요한 것은 안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현석 PD 저희는 효율을 중시하고 효율을 추구하죠. 카더가든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제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은근히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데 현석 PD는 그런 부분에 있어 최고의 파트너입니다. 괜히 남들한테 좋은 사람처럼 보이려고 애쓰지 않고 자기 역할을 확실히 해요. 누군가 자기 일을 못하고 있으면 바로 단도리 잘하고요. 말이 나온 김에 예지 PD는 편집을 책임지고 있는데 현석 PD와 <카더정원> 콘텐츠의 호흡과 리듬을 만든 장본인이에요. 아연 PD는 합류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불만 없이 잘하고, 은현 작가는 좋은 의미로 예민해요. 본인이 챙겨야 하는 일들이 많은데 정확히 해 내죠. 보물 같은 친구들이라 다른 데 함부로 소개해주기 싫을 정도예요. 근데 넉살 형이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다고 해 고민 끝에 소개해줬어요. 구독자들은 알겠지만 넉살 형은 <카더정원>의 개국공신이니까.

(시계방향으로) 카더가든이 착용한 후디드 티셔츠는 Remi Relief. 은현 작가가 착용한 재킷은 Maison Marais. 후디드 드레스는 Open Yy. 현석 PD가 착용한 셔츠는 Molly Goddard, 슈즈느 Cos, 재킷과 팬츠는 에디터 소장품. 예지 PD가 착용한 재킷과 셔츠는 Open Yy, 스커트는 24T. 아연 PD가 착용한 재킷과 셔츠, 팬츠는 모두 에디터 소장품.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에서 <카더정원>이 주는 즐거움도 있겠죠
은현 작가 올해로 작가로 일한 지 12년이 됐어요. 그사이 개인적인 목표가 계속 갱신됐어요. 방송에서 하기 어려운 것들을 유튜브 콘텐츠로 시도하고 풀 수 있었죠. ‘새로운 콘텐츠를 해 보자’, ‘내가 만든 채널을 성공시키자’ 여기까지 이뤘으니 다음 목표를 뭘로 잡아야 할지 고민 중이에요. 예지 PD 직업에 대한 고민에서 제일 중요한 기준은 이거였어요. ‘내가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지금 일을 시작했는데 여전히 맞는 결정을 했다고 생각해요. 시간에 쫓기고 잠을 잘 못 자는 날도 많지만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 자체가 즐겁고, 그렇게 만든 영상을 사람들이 봐 주고 웃는 것도 좋아요. 특히 ‘스쿨오브락’ 시리즈는 웃음을 넘어 낭만을 준다는 반응이 꽤 있는데, 그런 게 즐거움이에요.
우리 삶에 <카더정원>이 필요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카더가든 없어도 돼요(웃음). 없더라도 우리 삶에는 아무 영향도 없을 거예요. 근데 <카더정원>의 존재가 좋은 사람도 분명 있을 거예요. 하루는 친구가 퇴근길 지하철에서 <카더정원>을 보고 있는 승객을 찍어서 보내준 적이 있어요. 모든 사람에게 <카더정원>이 필요하지 않지만 누군가에게는 필요할 수도 있겠죠. 현석 PD 재미, 위로를 줄 수 있다면 감사한 일이죠. 그렇지만 <카더정원>이 없더라도 큰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아연 PD 무료하고 반복적인 일상에서 피식 웃게 만드는 무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카더정원>일 수 있다면 더 좋겠죠. 은현 작가 혼자 세상을 살 수 없듯이 누구에게나 친구가 필요하잖아요. <카더정원>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요즘 다들 고되고 바쁜데 잠깐 쉬어 가게 만들고 웃게 만들어주는 친구 같은 존재, 그런 생각이 들어요.
Credit
- 패션 에디터 이재희
- 피처 에디터 김영재
- 사진가 고원태
- 패션 스타일리스트 박태일 · 김지영
- 헤어 스타일리스트 이서현 · 장해인 · 신도영
-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서현 · 장해인 · 유미진
- 아트 디자이너 이소정
- 디지털 디자이너 오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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