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멈추지 않는 발레리노 전민철의 몸짓
흔들림 없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블루, 전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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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무대였죠. 유서 깊은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솔리스트로 입단한 지 3개월쯤 됐네요. 지금 가장 생생한 감정은
아직도 이곳에서 춤출 수 있다는 게 설레요. 두려움은 없습니다. 그저 모든 게 새롭고, 또 새롭게 받아들이려 해요. 이미 알았던 내용이라도 흘려듣지 않고, 기본이 얼마나 중요한지 되새기면서요. 그렇게 다진 발판이 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거든요.
아무리 발레의 고장이라 해도 언어와 동료, 계절이 다른 낯선 땅에 자신을 내던지는 일은 쉽지 않을 거예요
아무래도 소통할 때 조금 어려움이 있죠. 그에 따른 외로움도 있고요. 언어적인 부분을 해결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래도 다들 따뜻하게 환영해 주고, 먼저 말도 걸어주고, 집에 초대해 줘서 고마울 따름이에요(웃음).

‘발레를 위해 태어난 아이’로 평가받는 전민철은 큰 키에서 나오는 유려한 춤 선과 정교하고 힘 있는 몸짓으로 언제나 관객에게 놀라움을 선사한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내면의 에너지를 동력 삼아 카메라 렌즈 너머 심연을 응시하는 전민철의 푸른 아우라에서 고아함마저 느껴진다. 블랙 팬츠는 Songzio. 네크리스와 J12 워치는 모두 Chanel.
지금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 풍경은 어떤가요? 전시 상황이 피부에 와닿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예술가들은 최선을 다해 공연하는지, 관객은 예술로 잠시 걱정을 잊기도 하는지요
전쟁 전 러시아의 모습을 잘 모르지만, 확실한 건 발레와 무대는 온전히 그 자체로 존재하고 있다는 거예요.
1877년 프랑스 태생의 제정 러시아 무용가 페티파가 러시아 황실 발레단을 위해 만든 <라 바야데르>의 주역 ‘솔로르’로 마린스키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을 회상해 본다면
인도 무희 니키야와 전사 솔로르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은 내용이잖아요. 이 멋진 이야기의 첫 공연을 마치고 커튼콜을 받았을 때를 한동안 잊지 못할 겁니다. 마린스키 극장에서 주역 무용수로서 춤췄다는 것도 영광이지만, 제가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것이 감동적으로 다가왔어요.

과감한 도전으로 기존 관습을 뒤흔들며 저 너머의 이상향을 열망하는 전민철. 그의 가뿐한 도약은 블루 드 샤넬의 향기가 되고, 그 강렬하고 신비로운 향은 눈이 닿지 못하는 곳까지 높이 비상한다. 원 슬리브 블랙 하이넥 톱은 Jiminlee. 가죽 팬츠는 Noirer.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벨트로 연출한 깃털 디테일 네크리스와 코코 크러쉬 뱅글, 링은 모두 Chanel.
러시아 관객의 표정은 어땠나요
오랫동안 마린스키 발레단에 속해 있는 전설의 무용수들을 많이 봐온 분들이죠. 그래서 더 떨렸고, 어떻게 반응해 줄지 궁금했어요. 내 춤을 러시아 관객들이 잘 공감해 주고 받아들여주길 바랐는데, 많은 분이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며 진심 어린 응원과 축하를 건네줬어요. 그때 많은 힘을 얻었고, 다음 무대는 좀 더 자신감 있게 공연해 보려고요.
앞서 마린스키에 입단한 전설적 존재이자 수석 무용수인 김기민 발레리노는 무슨 말을 해주던가요
사적인 것부터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아무래도 작품에 관한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라 바야데르>는 형을 대표하는 작품이잖아요. “나를 보며 따라 하려는 생각은 하지 마. 네 춤을 만들고, 네 의미를 만들고, 네 동작의 의미를 만들면 그게 네 색깔에 맞는 춤을 찾아가는 길이 될 거야”라고요.

촬영 세트를 바꾸기 위해 잠시 대기할 때마다 발레리노 전민철은 줄곧 ‘턴아웃(Turnout)’ 자세를 유지했다. 다리를 바깥 방향으로 회전시켜 곧고 아름다운 신체의 선을 만드는 기본 동작이자, 곧 발레극이 펼쳐질 거라는 암시를 주는. 발레리노 전민철은 무한한 가능성 그 자체이자 새로운 블루 드 샤넬 렉스클루시프의 표상이다. 블루 드 샤넬 렉스클루시프, 60ml 26만2천원, 100ml 36만5천원, Chanel. 코코 크러쉬 뱅글은 Chanel.
유니버설 발레단의 솔로르로 무대에 오른 적 있지만, 이번 마린스키의 솔로르를 위해 고심한 부분이 있나요? 장군인 솔로르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데지레나 <백조의 호수>에 나오는 지그프리트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왕자’는 아니니까요
당당한 자세로 연기를 명확하게 하려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일상에서도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의도적으로 위풍당당한 전사처럼 걸어 다니기도 했죠. 제 평소 생활은 전사의 이미지와 꽤 거리가 있는 데다 선을 표현하는 것도 익숙하지 않더군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그런 걸음걸이로 걸을 수 있어야 무대에서도 편하게 그 모습이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에서 리허설할 땐 대부분 안정적으로 해내기 위해 노력했다면, 이번에는 똑같은 감정이라도 다양한 방법으로 표출해 보고 그에 따라 안무도 조금씩 바꿔봤어요. 어제는 한 손을 머리 위로 들었다면, 다음날은 두 손을 가볍게 들어보면서 더 자연스럽고 맥락이 맞는 방향으로 ‘저만의 솔로르’를 구축해 나간 것 같아요.
전민철표 솔로르의 매력이 있다면? 고전발레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많은 무용수가 거쳐온 배역에 나만의 색을 표현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스물한 살의 젊은 솔로르를 볼 수 있다는 게 특별함이 아닐까요? 20대 전민철의 솔로르와 10년 뒤 30대 솔로르를 보면 얼마만큼 달라졌는지 비교해 보실 수도 있겠죠.

신체의 한계에 굴하지 않고 이를 넘어서려는 열망, 넘어섰을 때의 환희와 전율이 곧 발레의 요체라면 그 어떤 속박과 한계에도 얽매이지 않는 남성을 위한 블루 드 샤넬 렉스클루시프야말로 발레리노 전민철을 위한 탁월한 향수임이 분명하다. 블루 드 샤넬 렉스클루시프, 60ml 26만2천원, 100ml 36만5천원, Chanel. 네이비 슬리브리스 톱은 Noirer. 블랙 팬츠는 Songzio. 코코 크러쉬 뱅글은 Chanel.
가장 걱정됐던 부분은
무대에서 마주하는 모든 사람과 처음 보기도 했고, 호흡을 처음 맞춰보는 거라 생경했던 건 맞아요. 아무래도 러시아인의 연기에는 한국 발레단에서 한국인이 연기하는 것과는 또 다른 에너지가 있어요. 그 에너지에 눌리지 않고 잘 받아서 시너지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어요.
스스로 바라본 무대는 만족스러웠나요
매번 무대가 만족스럽기는 어렵지만, 아쉬운 부분은 스스로 잘 알기 때문에 고쳐나가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실수가 나왔거나 아쉬운 부분이 생겨도 그 공연을 ‘망쳤다’고 생각하면 지금껏 해온 시간들을 무시하는 느낌이라, 후회는 하지 않으려 합니다. 할 때 최선을 다해 준비하면 실수해도 여한이 없는 것 같아요. 끝까지 노력해 봤으니 무엇이든 만들어나가면 될 거라고 생각해요.
발레는 유서 깊고 클래식한 장르지만, 그런 클래식을 향유하는 ‘요즘 사람’ 전민철이 보기에 어떤 장르라고 소개하고 싶나요
치유되는 예술. 저는 발레를 보면 늘 기분이 좋았어요. 무대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열과 성을 다해 에너지를 내뿜는 사람들을 보면 같이 춤추고 싶고, 그 다음날까지 행복감이 이어지고…. 요즘은 그런 여유를 즐기기 어려운 시대잖아요. 집중해서 발레를 보면 좋은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오직 ‘누군가’를 위한 블루 드 샤넬 렉스클루시프(BLEU DE CHANEL L'EXCLUSIF). 익숙한 세계를 벗어나 미지의 영역으로 과감히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자, 숨길 수 없는 순수한 열정으로 매 순간 무한한 가능성과 기꺼이 하나가 되려는 자라면 누구든 블루 드 샤넬 렉스클루시프를 소유할 자격이 있다.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솔리스트로 발탁돼 <라 바야데르>의 남자 주인공 ‘솔로르’로 당당히 데뷔 무대를 치른 전민철처럼.
“제 춤이 누군가에게 치유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 있습니다. 당신과 발레는 어릴 적부터 치열하게 싸워온 사이지만, 그럼에도 어떤 지점에서 치유를 받나요
커튼콜을 받는 순간, 제가 노력한 것을 모두 알아주는 느낌을 받을 때 치유받는 기분이에요.
요즘 청년 전민철의 삶을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아요.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은 얘기는
좋아하는 음식 얘기가 나왔을 때 주로 자극적인 음식을 열거하면 반응이 항상 “그런 것도 드세요?”라며 놀라던데요(웃음).
그러게요! 자극적인 음식과 발레리노는 공존 가능한 관계가 맞나요
대부분 식단 조절을 힘들게 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엄청 잘 먹어요. 더구나 운동량이 꽤 많아서 먹어도 먹어도 살이 찌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우디 앰버 노트의 잔향이 특히 매력적인 블루 드 샤넬 렉스클루시프, 60ml 26만2천원, 100ml 36만5천원, Chanel.
새로 생긴 취미는
산책. 한국에서는 주말에도 늘 움직여야 하는데, 러시아에서 생활하다 보니 휴일에 할 게 없어서 ‘뭐라도 하자’며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어요. 나가서 그냥 여기저기 둘러보거나 별생각 없이 걷는데, 그게 예상치 못하게 힐링되더라고요. 생각 정리도 되고. 러시아에 있을 때는 산책을 매일 3~4시간씩 해요. 걷다가 벤치에 앉기도 하죠. 커피 한 잔 사서요.
발레 외에 다른 몸짓에도 관심을 둔 적 있나요? 예컨대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 같은 경연에서 스트리트 댄서들을 응원한다거나 K팝 코레오그래피를 따라 한다거나 말이죠
힙합이나 스트리트 댄스는 어릴 때 한 번 해봤는데 그 뒤로는 춤추는 결이 너무 달라져서 그런 몸짓이 나오지 않던데요(웃음).

원 슬리브 블랙 하이넥 톱은 Jiminlee. 가죽 팬츠는 Noirer. 앵클부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루 드 샤넬 렉스클루시프는 경계를 뛰어넘어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는 남성을 위한 향이죠. 당신도 경계를 뛰어넘는 데 두려움이 없는 것 같아요
겁은 없어요. 특히 일에 관해서는 뭐든 일단 해보죠. 흔들리는 와중에도 시간은 계속 흐르니 해내야 할 것들을 소화하다 보면 어느새 고민은 잊히죠. 두려움은 그렇게 흘려보내는 편이에요.
혹시 MBTI가 ‘T’인가요
그렇습니다(웃음). 뭐든 생각보다 몸이 먼저 나가요. 타인에게 제 얘기를 하거나 잘 기대지 않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몇 년 뒤 내 모습을 생각했을 때 감수해야 하는 일은 감수합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향취를 지닌 사람이고 싶나요
든든하고 희망찬 사람. 저를 보고 삶의 과제를 뚫고 나아갔다는 편지를 많이 받았어요.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제 춤을 보고 그렇게 생각해 주는 분이 많아진다면 예술가로서 할 수 있는 영역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잘 나아가고 있다고 믿으면서요.

화이트 세라믹 소재의 J12 워치와 코코 크러쉬 뱅글과 링, 벨트로 연출한 깃털 디테일의 네크리스는 모두 Chanel. 블랙 베스트는 Valoren. 가죽 버뮤다 팬츠는 YCH. 블랙 발레 슈즈는 모델 소장품.
지금 가장 뛰어넘고 싶은 것은
제 자신이죠. 뭐든 계속 뛰어넘어야 한다면 늘 그 경계를 뛰어넘어 더 큰 그림을 보려는 편입니다.
무용수로서는 ‘범생이’과이지만 좀 삐뚤어질 때도 있나요
무용수라는 직업은 반복밖에 답이 없는 삶이에요. 지치는 순간 느슨해지고 슬럼프가 오는데, 그것도 할 일 하다 보면 다시 균형이 잡혀요. 슬럼프가 온 것 같아서 그냥 하루를 연습 없이 자유롭게 저를 내버려둔 적도 있어요(웃음).

“짙고 정교하게 얽힌 구조는 엑스트레와 닮아 있으며, 탁월한 원료만을 농축한 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샤넬 하우스 조향사 올리비에 뽈쥬(Olivier Polge)의 말처럼 장엄하게 퍼지는 샌들 우드의 강렬함, 레더와 레진 노트가 어우러진 시스터스 랍다넘의 신비로움이 섬세하게 조합된 블루 드 샤넬 렉스클루시프. 기존의 그 어떤 블루 드 샤넬 향수보다 풍성한 잔향을 자아낸다. 블루 드 샤넬 렉스클루시프, 60ml 26만2천원, 100ml 36만5천원, Chanel. 네이비 슬리브리스 톱은 Noirer. 블랙 팬츠는 Songzio. 코코 크러쉬 뱅글은 Chanel.
여전히 당신의 유년 시절처럼 <빌리 엘리어트> 최종 오디션에 떨어져 눈물짓거나, 발레 슈즈를 껴안고 잠드는 아이들이 있을 거예요. 그들에게는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왜 발레를 시작했는지 잊지 않고 계속해나갔으면 좋겠어요. 처음 마음을 기억하면서요. 저도 처음으로 슬럼프가 왔을 때, 왜 시작했는지 되짚어봤습니다. 돌아보니 완벽함 때문에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더군요. 그걸 조금 줄여나가면서 처음 발레를 시작했던 마음을 찾으려고 했어요. 그러다 보니 다시 발레가 좋아지기 시작했고, 재미있으니 굳이 완벽을 좇지 않아도 실력이 향상되더라고요.
당신의 그 ‘처음 마음’은 무엇이었나요
행복이죠. 저는 그래서 춤춰요. 행복하려고요.
Credit
- 피처 에디터 전혜진·정소진
- 뷰티 에디터 정윤지
- 사진가 김신애
- 헤어 스타일리스트 장해인
- 메이크업 아티스트 장해인
- 스타일리스트 김미강
- 세트 스타일리스트 권도형
- 아트 디자이너 민홍주
- 디지털 디자이너 오주영
- 뷰티 어시스턴트 조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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