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연사박물관의 새 전시관 길더 센터(Gilder Center)가 문을 연다. 시카고에 베이스를 둔 건축 회사 스튜디오 갱(Studio Gang)의 설계로 과학과 교육, 혁신을 모토로 한 동굴형 아트리움을 완성했다. 미국 남서부의 동굴과 협곡에서 영감을 얻은 물결 모양의 디자인과 화강암 사용으로 비대칭적이고 유기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미지의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도. 아트리움 전체 높이까지 뻗어 있는 입구의 유리벽은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스튜디오 갱의 설립자 잔느 갱(Jeanne Gang)은 이번 증축을 “발견을 불러일으키는 현대적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뉴욕 카펜터스 워크숍 갤러리가 박원민의 개인전 〈운딩: 존재의 복원 Unding: Restoration of Existence〉전을 시작했다. 제목은 한국계 독일 철학자 한병철이 만든 ‘무(Unding)’ 또는 무(non-thing)를 뜻하는 운딩(Unding)이라는 용어에서 따왔다. “제 작업은 단순함, 순수함, 미묘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동시에 사물이 스스로를 대표하기를 원하죠.” 박원민은 재료의 부정과 반대를 이야기한다. 화산암, 산업용 강철, 유리 등을 주재료로 유기적 형태를 취한 작품 11점을 만날 수 있는 전시는 7월 27일까지.
1957년에 개관한 벨기에 겐트 시립현대미술관은 유럽 현대미술의 대표 기관 중 하나다. 이곳에서 양혜규의 개인전 〈양혜규: 몇몇 재연 Several Reenactments〉가 열린다. 한국 작가의 전시가 열리는 건 개관 후 처음이다. 세 개로 나뉜 이번 전시에서는 ‘Warrior Believer Lover’(2011)를 재현한 ‘Warrior Believer Lover-Version Sonic’(2023)을 비롯해 새로운 설치미술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한국의 현대미술을 벨기에에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전시는 9월 10일까지.
SIMOSE ART GARDEN VILLA
히로시마에 자리한 이곳은 복합 아트 단지인 시모세 아트 가든 갤러리다. 건축가 반 시게루가 시모세 미술관을 비롯해 열 채의 빌라와 레스토랑을 설계했다. 거울 유리로 만든 외벽이 특징인 시모세 미술관, 인공 연못 위에 떠 있는 이동식 갤러리,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레스토랑 중 하이라이트는 숙박 혹은 렌트가 가능한 반 시게루의 빌라들. 반 시게루의 초기 디자인을 기반으로 빌라와 새롭게 고안된 빌라에서 그의 예술세계를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다.
피카소 서거 50주년을 맞아 프랑스 파리국립피카소미술관은 특별전시 행사 기획을 맡을 아트 디렉터를 찾았다. 주인공은 영국을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 폴 스미스. 〈피카소 셀러브레이션: 새로운 시각의 컬렉션 Picasso Celebration: The Collection in a New Light〉이라는 이름 아래 그는 시각적 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전시를 구성했다. “이런 스케일의 작업을 하는 것은 굉장한 일이지만 그만큼 두려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위대한 거장에 대한 전문 지식도 거의 없는 게 사실이고요. 그래서 더욱 다각적이고 대담한 접근방식으로 전시를 연출했습니다.” 그는 전시기획 의도를 ‘익살스러움’이라고 얘기한다. 그 결과 오래된 패션 잡지가 도배된 공간, 대비되는 색조의 수직선이 벽을 따라 이어지는 공간 등 전통적인 틀을 깬 흥미로운 전시가 완성됐다. 전시는 8월 27일까지.
〈차의 언어〉는 한남동 산수화 티하우스의 정혜주 대표가 들려주는 차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하지만 차에 대한 설명이나 정보는 없다. 대신 찻잎에 담긴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잔의 차가 이어주는 인연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담았다. “내 앞에 놓인 한 잔의 차를 마주할 때 부디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차로 연결된 사람들을 존중하는 마음을 책에 옮겼습니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면 차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엿볼 수 있다. 셀렉트핀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