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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7분 만에 속수무책으로 털린 루브르 박물관의 보석들

나폴레옹 시기 황후들이 선물받은 목걸이와 왕관들은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한 것으로 여겨진다.

프로필 by 라효진 2025.10.20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전경.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전경.


프랑스의 랜드마크이자 전 세계의 귀한 물건들이 모여 있는 루브르 박물관이 갑자기 문을 닫았습니다. 전무후무한 도난 사건 때문인데요. 19일(현지시각) 개장 30분 뒤, 4인조 강도가 박물관으로 침입했습니다. 아폴론 갤러리가 있는 센강 옆쪽 건물에 사다리를 댄 일당은 외벽 유리창을 전동 절단기로 제거하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들이 건물에 들어가서 9점의 보석들을 훔친 후 도망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7분이었습니다. 사다리를 버리고, 전동 스쿠터를 탄 채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파리 경찰청에서 불과 800m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나폴레옹 3세의 아내 외제니 황후가 착용했던 왕관.

나폴레옹 3세의 아내 외제니 황후가 착용했던 왕관.


아폴론 갤러리는 프랑스 왕실의 보석들이 전시돼 있던 곳입니다. 절도당한 건 특히 나폴레옹 시기 황후들이 사용한 왕관이나 목걸이 등이었습니다. 훔친 9점 중 1점은 범인들이 도주하던 중 떨어뜨리는 바람에 파손된 채로 현장 인근에서 발견되기도 했는데요. 나폴레옹 3세의 부인 외제니 황후의 왕관으로, 다이아몬드 1354개와 에메랄드 56개로 장식된 보물입니다. 프랑스 정부는 도난품들을 두고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유감을 표했고요. 사건 발생 후 관객들은 즉시 퇴장 조치됐습니다.


마리 아멜리 왕비의 에메랄드 목걸이-귀걸이 세트.

마리 아멜리 왕비의 에메랄드 목걸이-귀걸이 세트.

마리 아멜리 왕비의 에메랄드 목걸이-귀걸이 세트.

마리 아멜리 왕비의 에메랄드 목걸이-귀걸이 세트.


앞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와 르네상스 시대 갑옷을 도난당한 적 있던 루브르 박물관이지만, 이는 모두 회수됐어요. 하지만 이번 사건의 도난품들은 전부 보석류인 터라 해체된 채 판매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까 원래의 모습을 더는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뜻이죠. 크게 자존심을 구긴 루브르 박물관은 20일에도 휴관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가 아끼는 역사적 유산에 대한 공격으로, 범인을 반드시 잡고 유물을 되찾겠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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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 라효진
  • 사진 GettyImages ·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