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적 산책을 그리는 STUDIO FRAG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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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를 주 재료로 만든 아우어 베이커리 숭례문의 실내.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새롭게 보이는 건 좋지만 실제로 공간을 실현할 때는 익숙한 것과 새로운 것을 적절하게 조율해 공간의 다양한 면을 경험하고 찾아볼 수 있도록 노력한다. 누군가에게는 익숙할 수도, 새로워 보일 수도 있는 공간이기를 바란다. 한 번에 이해되지 않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길을 따라가며 서서히 알게 되는 공간을 지향한다. 영화 혹은 드라마의 ‘열린 결말’과 같은 공간을 완성하고 싶지만 ‘열린 결말’을 제대로 맺기 위해서는 잘 짜인, 의도된 시나리오가 필요하지 않나. 그런 결말을 위한 시선과 동선을 제어하길 좋아한다.

시선과 동선을 적극적으로 제한한 프로젝트 팔레트 H.
방식에 관해 말하자면 우리 작업은 파괴하고 재배치하기의 반복이다. 어떤 특성을 지닌 공간인가에 따라 다르지만 형식이나 관계 혹은 구조를 다 부순 다음, 다시 직조하고 배치하는 작업을 좋아한다.

외부 경관이 아닌 내부로 시선을 모으기 위해 설치한 제주 일일시호의 파빌리온.
적당함 혹은 적절함. 물론 우리 또한 적절하고 적당한 공간을 만들고 있는지 돌아봐야겠지만 너무 다른 방식으로 해석해 공간을 불편하게 만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공간이 필요로 하는 것과 그곳이 지녀야 할 가치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외부 경관이 아닌 내부로 시선을 모으기 위해 설치한 제주 일일시호의 파빌리온.
영국 런던의 바비칸 센터 혹은 강원도의 뮤지엄 산 같이 건축적 산책이 이뤄지는 장소들.

긴 복도를 계획해 다양한 공간과의 접점을 늘린 태닝 인 더 시티.
가회동의 민주킴 쇼룸을 계획하고 있다. 설계는 거의 완료된 상태다. 1980년대에 생긴 구옥으로 구조는 콘크리트인데 양식은 한옥인, 개성 있는 건물이다. 또 스튜디오 프래그먼트의 사무실 아래층 공간을 빌려 확장해 두었다. 언제나 어떤 목적에 맞는 장소를 계획하며 작업하다 보니, 어떻게 사용해도 되는, 기능을 부여하지 않은 다목적의 빈 공간을 마련해 보고 싶었다. 전시처럼 다양한 사건과 프로그램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