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총 제작비 90억원으로 1341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베테랑〉이 속편으로 돌아옵니다. 악행을 일삼고도 벌을 받지 않는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광역수사대 형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시원시원한 액션과 꼬인 곳 없는 권선징악 서사로 국민적 인기를 얻었죠.

특히 악당 조태오로 변신한 유아인의 "어이가 없네?"라는 대사는 지금까지도 밈으로 활용될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광역수사대의 수장인 서도철(황정민) 역시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라는 명대사를 탄생시켰죠. 이 대사는 생전 한국 영화계의 궂은일을 도맡아 했던 故 강수연이 자주 했던 말을 류승완 감독이 인용한 것이라고 해요.

광역수사대 멤버들도 캐릭터가 분명하다 보니 또 다른 '나쁜 놈'을 때려 잡는 속편이 나오길 기대한 영화 팬들이 많습니다. 〈범죄도시2〉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천만 영화에 등극한 상황에서 유쾌한 한국형 범죄 시리즈물이 더 나오길 기대하는 여론도 적지 않고요.
〈베테랑〉 이후 줄곧 속편을 생각하고 있던 제작진이 드디어 움직였다고 해요. 5월 제58회 백상예술대상에선 〈베테랑〉 제작사 외유내강 대표이자 류승완 감독의 아내인 강혜정 대표가 "올해 〈베테랑2〉를 촬영할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죠. 아직 시나리오가 완성된 상황은 아니지만, 황정민과 오달수를 비롯한 광역수사대 원년 멤버들이 다시 뭉칠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중요한 건 빌런인데요. '국민 연하남' 정해인이 러브콜을 받았다는 소식입니다. 소속사 FNC 엔터테인먼트는 정해인이 〈베테랑2〉 출연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어요.
2014년 데뷔한 정해인이 그간 출연작에서 악역을 한 적은 없어요.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군내 후임을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한 죄로 감옥에 들어 온 '악마 유대위'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사실은 억울한 누명과 싸우는 역할이었거든요. 다만 이 드라마에서 정해인이 그간 보여준 적 없는 차갑고 살기 어린 표정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정해인의 〈베테랑2〉 출연이 확정된다면, 그의 말간 얼굴과 악인 캐릭터 사이의 묘한 갭이 독보적 긴장감을 선사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