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의 설움을 머금고 탄생한 누리호는 발사체부터 발사 기반시설까지 전부 국내 기술로 만들었습니다. 나로호 시절 100kg이던 탑재체 중량은 1500kg으로 늘었고, 1단 엔진도 한국 독자 개발입니다. 이 위성만 궤도에 안착시키면 이론의 여지 없는 스페이스 클럽 가입국이 되는 거죠. 진짜 국제기구도 아닌 스페이스 클럽에 들어가는 것이 뭐가 중요하냐고요? 로켓은 현대 기술의 집약체이자 국력의 상징입니다. 직접 만들어 날릴 능력이 되는 국가가 전 세계에서 열 손가락에 꼽히는 수준이란 말이죠.

2021년 누리호 1차 시험 발사 당시 이를 TV로 지켜보는 시민들.
2020년 1단 로켓 조립을 마치고 1차 발사를 준비하던 누리호. 전후방 동체 부품 불량 문제로 계획을 한 차례 연기, 2021년 6월엔 완전체를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1차 시험발사에 실패한 후 절치부심 끝에 2022년 6월21일 2차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1.5톤급의 성능검증위성과 위성모사체를 700km 우주 궤도에 안착시켰습니다. 1톤 이상 로켓을 날린 국가로는 7번째, 자력 발사에 성공한 국가로는 세계 11번째입니다. 다음은 누리호가 바라본 지구 영상이에요.
누리호는 29일부터 이틀 간격으로 초소형 위성인 큐브 위성 4개를 우주로 내보내는 등 남은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이 작은 위성들은 우주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조선대·서울대·연세대·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4개 대학생들이 2년 동안 개발한 것이죠. 미세먼지 모니터링, GPS 데이터 수집, 초분광 카메라 지구 관측 등의 일을 해 줄 예정입니다. 큐브 위성을 만든 대학생들 말고도 무려 300개의 국내 기업이 누리호 발사에 참여했습니다.
로켓 머리에 위성을 얹으면 우주발사체, 탄두를 장착하면 무기가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만 누리호는 군사적 목적이 없는 순수 과학위성이랍니다. 드디어 우주로 가는 한 걸음을 뗀 한국은 보다 깊은 우주로 향하기 위한 우주탐사선 다누리를 8월 미국에서 발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