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처럼 세계가 러시아를 향한 포위망을 전방위적으로 좁혀가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국제 음악 콩쿠르인 '차이콥스키 콩쿠르'가 국제 무대에서 퇴출됐습니다. 세계 117개의 음악 콩쿠르가 가입한 국제음악콩쿠르연맹(WFIMC)는 19일(이하 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특별 총회에서 회원 콩쿠르들의 투표 결과 압도적 다수 의견(약 90%)으로 차이콥스키 콩쿠르를 즉시 회원에서 제명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알렸어요. 이유는 모두의 예상대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입니다.
WFIMC가 65년 역사에서 이 같은 이유로 회원 콩쿠르 퇴출을 결정한 건 처음입니다. 연맹은 차이콥스키 콩쿠르의 많은 수상자들이 오늘날의 주요 예술가들임을 인정하면서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일으킨 잔혹한 전쟁과 반인도주의적 행위를 맞닥뜨려, WFIMC는 러시아 정권이 자금을 지원하고 홍보의 도구로 사용하는 경연을 회원으로 둘 수 없다"라고 못 박았습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이어 "우리가 최우선 목표로 하는 건 항상 젊은 예술가, 특히 지금은 우크라이나 예술가의 적극적 지원이어야 한다"라면서도 "WFIMC는 모든 러시아인에 대한 전면적 제재나 국적에 따라 개별 예술가를 차별하거나 배제하는 것에는 반대한다"라고 했죠. 즉, 차이콥스키 콩쿠르가 열리는 것을 연맹 차원에서 막거나 참가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건 아니란 소립니다.
1958년부터 4년에 한 번씩 열려 온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는 몇몇 나라에선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릴 만큼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음악 경연입니다. 러시아의 전설적 작곡가 표트르 차이콥스키의 이름을 딴 이 콩쿠르는 러시아의 자존심이기도 하죠. 한국 출신 수상자는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피아니스트 손열음, 조성진 등이 있어요. 1, 2위 입상시 한국에서 병역법상 예술체육요원으로 대체복무를 할 수 있는 국제 콩쿠르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로써 내년에 열릴 대회 파행으로 예술가들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