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소환" vs "흑역사 봉인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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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마주한 미니홈피에는 내 사진, 친구 사진, 감성 사진, 감성 글 등등 지나간 나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약간 서글픈 느낌이 들었다. 과거엔 친했지만, 지금은 멀어진 친구들과 함께 한 사진이 있었다. 우리는 왜 멀어졌는가. 왜 돈독했던 관계는 쇠퇴하는가. 어떤 이유가 있어서 쇠퇴하는 경우도 있고, 아무 이유 없이 그냥 그렇게 된 사이도 있다.
기업의 운명도 마찬가지다. 영원한 관계가 없듯 영원한 기업도 없다. 막강한 존재감을 뽐내던 기업도 어느 순간 희미해질 수 있다.
철옹성으로 불렸던 노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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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의 제목은 '노키아는 철옹성인가'다. 저 당시 노키아는 2위, 3위 기업들이 차마 넘볼 수 없는 휴대폰 최강자였다. 하지만 철옹성은 결국 뚫렸다. '노키아 제국'은 맥 없이 무너졌다. 아이폰을 내세운 '사과 제국'의 역습에 무참하게 당했다.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대를 예견하지 못했을까? 아니다. 노키아는 애플보다 몇 년이나 먼저 스마트폰을 만들었고, 이 새로운 기계가 미래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방향 설정에 실패했다. 애플이 애플스토어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생태계에 집중할 때 노키아는 자신들이 잘하는 '하드웨어'에 매달렸다. 노키아는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걸었다. 2013년엔 결국 모바일 사업 부문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했다.
장인 정신이 오히려 독이 된 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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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어떤가. 여전히 소니는 텔레비전을 만들지만 성적표는 초라하다. 세계 최대 TV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2020년 소니 TV의 점유율은 겨우 1%대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역전당한 이후 소니는 무참하게 내리막길을 걸었다. 80년대, 90년대만 해도 혁신의 상징이자 그 자체로 하나의 스타일이었던 소니는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삼성과 LG가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TV 혁신을 추구할 때 소니는 장인 정신에 입각해 자신들이 잘하는 것을 계속 고집했다. 혁신 하나가 승패를 좌우하는 시장에선 장인 정신이 독이 될 수도 있다. 소니는 유연하지 않았다.
"사과? 씹어먹겠어" 애플에도 당당했던 아이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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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버 광고
하지만 아이리버의 시대는 "애플을 씹어먹겠다"라는 광고를 낸 이후부터 급격하게 쇠퇴했다. 삼각형 기둥 모양의 MP3 플레이어 '프리즘', '크래프트'의 성공 이후 이렇다 할 킬러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게다가 애플은 아이튠즈를 내세워 거대한 음원 유통 생태계를 만들었다. 그리고 결국 아이폰 등장했다. 그렇게 MP3 플레이어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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